영화 <늦여름> 신소율 배우를 만나다

D-150 매뉴얼이 작동하기전 호기심 대마왕을 불러라

by 심리여행가 하루켄

WPI 심리검사를 최근 해보지는 않았지만 로맨과 매뉴얼이 내려간것 같다. 신경이 훨씬 덜 쓰이게 되었다. 토요일 오후, 느지막히 아점을 먹은후 누워서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린다.

‘ 영화 볼거 뭐 없나 ? ‘

CGV 어플을 클릭질 한다.

‘ <늦여름> ? 어라. 시네마톡이네 ? ‘

신소율 배우네. 고양이가 생각나는 귀엽고 섹시한 이미지. <더펜션> 에서 처음 본 이후, 호감을 갖기 시작했다.

‘ 임원희 ? 임원희가 남편역이네. 희안하네... 제주도 로케네. 제주라...’

가자. 1시간 20분 남았다. 씻지도 않았는데... 될까 ? 영화시간은 3시. 실제 상영후 10분후에 한다. 그럼 1시간 30분 남았네.. 난 영화 상영후에 들어가 본적이 거의 없다. 학교 다닐때도 도착전에 수업이 시작하면 자체 휴강을 했다. 이런게 매뉴얼일까 ?

지하철 어플을 찍어본다.

‘ 뭐야? 용산에서 국철로 갈아타서 약수에서 환승하라고 ? ‘

9호선 타고 가면 될꺼 같은데. 왜 이렇게 복잡하게 안내할까.. 딱 한 시간 전이다. 시간이 부족하지는 않다. 오랜만에 한강 경치도 볼겸 국철코스를 택했다. 신길에서 급행을 타고 용산으로 가게된다. 환승시간은 4분이내. 슬쩍 쪼인다. 딱딱 맞아 들어가야 할텐데..

‘얼레. 4분이나 지났는데.아놔..시간을 놓쳤다고 어플이 다른 코스를 선택한다. 망했다 ‘

노량진에서 내렸다. 9호선을 타고 신촌으로 가려고 한다. 시네토크는 포기해야 겠다. 강남갈때는 9호선이 짱인데. 괜시리 어플을 믿었다. 국철은 정확한 시간에 도착하지 않는다. 혹시나 해서 9호선 노량진에서 압구정역을 찍어본다.

‘ 뭐야, 금방가네. 15분이면 가는거야 ? 미치겠네. 2시 58분 압구정 도착 ‘

본 상영은 3시10분이니까. 내려서 뛰어가면 5분이면 충분하다. 3시 3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생수 1병 사고, 화장실 갔다와도 3시 5분이면 들어갈 수 있다. 자리는 입구쪽에서 쉽게 찾을 수 있게 앞쪽으로 하자. 더구나 시네토크니까 앞쪽에 앉아야 배우들 얼굴을 자세히 볼수있잖아.

3시 5분 영화관 앞쪽 자리에 앉는다. 쌀쌀한 날씨인데도 땀이 촉촉하다. 옆자리에 카메라 가방을 든 사람들이 눈에 뜨인다. 뭐지 ? 이 분위기는.

영화 < 늦여름 > 은 제주도 게스트하우스에서 벌어지는 남녀 커플들의 지나간 옛사랑에 관한 에피소드다. 신소율은 역시 톡톡 튀는 매력이 느껴진다. 임원희 배우의 멜로연기를 처음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전석호 배우의 쾌활한 성격이 시원시원하게 느껴진다. 휴먼스타일인가 ? 그래서 내가 끌리는것일까 ? 솔직하고 꾸밈없는 대화가 인상적이었다.

시네토그가 시작된다. 갑자기 여기저기서 캐논 빽통 대포카메라가 등장한다.

“ 찰칵 찰칵 “

정신 없이들 찍어댄다. 딱 한명이 플래쉬를 사용해서 촬영한다. 다들 플래쉬 없이 촬영하는데 혼자 플래쉬를 터트린다. 키가 작고 눈매가 야무져보이는 20대후반의 여자분. 기자인듯 싶다. 앞쪽에서 찍고 있는 3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남자분. 프레임에 신소율의 얼굴이 그득히 담긴다. 동영상도 찍고 사진도 찍는다. 요즘은 LCD 모니터가 있어서 뭘 찍는지 다 보이는게 좀 불편해 보일듯 싶다.

“ 찰칵 찰칵 찰칵 찰칵 찰칵 “

바로 내 뒷자리에서 연사로 찍는다. 와우, 소리 장난 아니네, 예전처럼 화가 나지는 않는다. 바로 아이디얼을 작동시켜서 호기심 모드로 전환한다. 어떤 사람일까 ? 분위기에 신경 안쓰고, 배우들의 특별한 움직임도 없는데 거의 1분당 최소 한번씩 연사로 찍는다. 1시간동안 최소 300장. 내 생각에는 대략 1천장은 찍었는듯 싶다.

“ 저기요, 소리 좀 어떻게... “

옆 좌석에 있는 시네토크 관계자가 살짝 주의를 준다.

“ 찰칵 찰칵 찰칵 찰칵 찰칵 “

아랑곳 없이 계속 촬영음이 울려된다.

1시간의 시네토크는 매우 흥미로웠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시네토그를 들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내가 모르던 세계를 알게되는것 같은 느낌. 살아있다는 행복감이 든다.

CGV 좁은 복도를 빠져나간다. 바로 앞에 신소율 배우가 걸어간다. 1미터 바로 앞. 느낌 괜찮네. 이런 기분도.

“ 저기. 사진 좀 찍어주세요 “

뒤에서 연신 카메라를 눌러대던 친구다. 빠르기도 하지. 동선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오른손을 쑤욱 뽑아서 신소율 배우와 함께 셀카를 찍는다. 신소율 배우 옆에는 여자매니저로 보이는 분이 보인다. 별다른 제재를 하지는 않는다.

배우들은 이런 상황에 익숙한 듯 하다. 연애인이란 쉽지 않는 직업이란 생각이 들었다.

매뉴얼이 작동하려고 할때, 바로 아이디얼을 부른다. 즉 호기심대마왕을 소환하는 것이다. 불쾌한 감정보다 호기심이 들게해서 상황을 관찰하고 분석하게 한다. 마음의 동요가 없다. 새롭게 알게된 흥미로운 나만의 방법이다.

괜찮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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