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46 에이젼트가 바닥
브런치 글은 아침에 일어나서 쓴다. 일정한 시간에 습관적으로 쓰려고 노력한다. 잠을 설쳐서 아침 글쓰기 시간을 놓쳤다. 결국 퇴근시간에 추운 사무실에 앉아서 글을 쓴다. 배도 고픈데. 솔직히 긴 글을 쓰기는 싫다. 몇 가지 스쳐지는 생각들이 있어서 그걸 메모처럼 적으려고 한다.
1
어렸을 때 꽤나 많이 들었던 말이 있다.
“ 넌 왜 네가 하고 싶은 거만 하려고 하니? 세상에 자기가 하고 싶어 거만하며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되니? 남들처럼 해 “
어렸을 때 말썽꾸러기는 아니었다. 조용하면서 상상하는 거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은 ‘꿈꾸는 소년’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렇다. 그땐 왜 난 남들처럼 평범하게 학교 다니지 못할까 자책을 했다. 궁금한 것은 많은데 질문하려면 수많가지의 고민이 들었다. 창피해했다. 지금도 대중들 앞에서 질문하는 거 잘 못한다. 진작에 WPI 심리검사에 대해서 알았더라도 지난 세월 그렇게 고생하며 살지는 않았을 것이다.
2
영화 <베놈>을 봤다. 에어리언이 꽤나 징그럽게 보였다. 예고편을 눈 찔끔해서 보며 저 영화는 진짜 내 스타일이 아니다고 생각했다. 몇 번 티켓을 예약했다가 취소하기를 반복했다. 요즘 베놈이 특가로 진행 중이어서 슬쩍 봤다. 마블 영화 특유의 잔혹함이 있을 거 같아서 그다지 즐거운 기분은 아니었다.
의외다. 완전 흥미진진하게 보았다. 외계생물과 지구인의 결합. 생물의 만남이라는 측면으로 보지 않았다. 두 가지의 성격을 가진 생명체의 만남. 다중인격. 두 가지의 서로 다른 성격이 한 몸에 있는 형태. M자를 시각화한 모습이었다.
한 가지 힌트를 얻었다. 두 가지 객체가 서로를 인정하는 것. 그것이 출발점이다.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관계이기에 공생해야 한다. 어떨 때 베놈이 필요하고, 또 어떨 경우에는 인간의 모습이 표현돼야 되는지 알면 된다. 오히려 더 환상적인 콤비가 가능하다.
3
M자는 로맨-아이디얼 두 가지 성격이 함께 공존한다. 비슷하다. 사춘기 소녀와 같은 감성과 사춘기 소년과 같은 호기심이 함께 존재한다. 사춘기 시절의 남녀가 한자리에 있으니 편할 수가 없다. 반면에 둘이 호흡을 잘 맞춘다면 이상적인 삶을 살아갈 수도 있다. 이런 특성을 가진 경우 예술적인 감성이 뛰어나다고 한다.
M자 스타일로는 유시민 작가를 대표적으로 꼽는다. 유시민 작가의 글은 너무 어려워서 몇 번 읽다가 말았다. 자신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그것을 잘 뽑아내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공감을 할때, 멋지게 빛을 발할 수 있다.
내 성격의 경향은 이제 파악을 했다. 다만 일을 통해서 내 가치를 실현하는 작업은 미진하다. 그러다보니 에이젼트가 바닥이다. 분명 일은 하고 있는데. 에이젼트가 바닥이네 ? 이건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 연명하듯 일하고 있다는 의미같다.
하고 있는 일을 통해서 내 가치를 찾으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