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38 삼각형이 원이 되고 싶었구나
꽤 오래 시간이 흐른 줄 알았다.
바꾸고 싶었다. 이런 나를..
2017년 여름 부근에 우연히 #황심소 를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떡국열차 팟캐스트를 듣다가 황상민 교수란 사람이 패널 중 한 명을 어찌나 핀잔을 주던지. 듣기 민망했다. 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저토록 불편한 발언을 서슴지 않고 할까? 그렇게 해서 듣기 시작했다. 순전히 황상민 이란 사람이 누군지 확인하고 싶어서...
혼란스러웠다. 6개월쯤 들으면서 거의 매번 황 교수의 하이톤의 음색도 짜증 났고, 매너 없이 콕콕 찔러되는 말투도 불쾌했다. 그럼에도 꾸준히 들었다. 뭐지? 이건... 지금껏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통찰을 느끼기 시작한 거 같다. 그 당시에는 전혀 알지 못했다.
2018.3.22 에 첫 필사를 시작한다.
#황심소 팟캐스트를 듣다 보면 꾸준히 글을 써보라는 말을 많이 한다. 힘들다. 단 한 줄도 쓰지 못했다. 물론 블로그를 꾸준히 이용해왔지만, 그건 내 글이 아니었다. 무수한 키워드의 나열일 뿐이다.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홍보매체였을 뿐이다.
사실 하루키 작가의 책도 처음 읽게 된다. 소설책을 읽어 본 지도 꽤 오래전이다. 마케팅 관련, IT 관련 책만 읽었다. 그래야 되는 줄 알았다. 살아남기 위해서.
2018년 5월 28일.
필사 시작한 지 2달 만에 하루키의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의 필사를 끝마쳤다. 책을 눈으로 읽는 것과 직접 필사를 해보는 것은 이해도에 있어서 큰 차이가 있다. 실제 해보지 않으면 그 차이점을 느끼기 어렵다.
2달간 필사의 과정을 이야기하며 이렇다. 처음에는 너무 지루했다. 손도 아프고, 의미도 모르겠고, 이런 짓을 해야 할까 싶었다. 온갖 번민이 스쳐 지나간다. 하루에 1시간 정도 시계를 맞춰놓고 썼다. 어느 날은 페이지 수량에 맞춰서 썼다. 하루라도 빠트리지 않고 쓰려고 노력했다. 다 써보면 뭐가 어떤지 알 수 있겠지...
드디어 끝냈다. 살짝 짜릿한 성취감이 느껴졌다.
그러나. 그뿐. 글은 써지지 않았다.
이번에는 워드로 필사를 했다. 역시 똑같은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였다.
‘어.. 뭐지? 이게 그런 뜻이었어? ‘
‘이건.. 무슨 의미일까? ‘
소설책 속의 장면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유독 맥주를 자주 마시는데, 그런 글이 눈에 들어올 땐 냉장고에 가서 시원한 맥주 한 캔을 꺼내와서 마시면서 읽어보았다.
워드를 이용한 필사는 손으로 쓰는 것보다 훨씬 속도가 빨랐다. 내용도 한번 필사를 했었기에 좀 더 뚜렷하게 머리에 들어왔다. 워드 필사는 대략 10일 정도에 끝난 거 같다.
가끔씩 필사한 노트를 꺼내서 읽어본다. 여기저기 포스트잇을 붙여놓아서 마음에 드는 구절, 의미를 곱씹어 보고 싶은 곳을 찾아서 읽어본다.
‘ 정직하게 얘기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내가 정직해지려고 하면 할수록 정확한 언어는 어둠 속 깊은 곳으로 가라앉아 버린다 ‘
아침에 만났던 글이다. 이글 읽으며 몇 가지 이미지가 떠오른다. 영화 <위대한 쇼맨>의 장면들. 특이한 모습을 한 사람들이 그 모습을 세상 속으로 당당하게 드러낼 때. 짜릿한 쾌감을 느꼈다. 꼭 외형적인 모습으로 국한 지을 필요는 없다.
자기 자신의 마음을 세상에 표현하지 못하고 감추고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있다면 자기답게. 나 답게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삼격형이 원모양으로 살아가는 걸 동경했다. 삼각형은 삼각형 다울 때 가장 아름답다. 자기답게. 나 답게 살아가려면 우선 자기가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
마음의 mri를 찍어보는 것이 좋다.
#황상민의 심리상담소 wpi #심리테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