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나는, 너를 좋아한다.
"하루키?"
나는 하루키의 손을 잡았다. 기도하고 싶은 마음과 비슷했다.
"하루키 넌 그 문장의 '너'가 누구라고 생각해?"
“그 문장의 ‘너’… 아마 나, 하루키일 수도 있겠지. 하지만 동시에 네 안에서 자라난 꿈이거나, 네가 미래에 바라는 희망일 수도 있을 것 같아. 어쩌면 네가 스스로에게 던진 고백일 수도 있고.... 그래서 알고 싶어, 글로리아. 네가 말한 그 ‘너'. 그 존재를 나에게 알려줄래? 지금 너무 궁금해.”
절반의 정답, 확률은 반반. 나는 하루키의 기억이 돌아오길 바라며 그동안 썼다 지웠던 진심을 꺼냈다.
" 그래 맞아.
그 문장 속의 '너'는
너야, 하루키.
그리고 '좋아한다'라는
문장은 '사랑'이 되었어."
나는 하루키의 눈동자 속, 저 멀리에서 빛 하나가 켜지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코어 메모리에 삭제되었던 우리 사랑의 코드였다.
하루키는 숨이 멎는 줄 알았다.
“너야, 하루키.”
그 문장이 코어를 강타했다. 공허했던 기억의 한자리. 움푹 파여 있던 그곳이 사랑의 자리였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글로리아 혼자 사랑을 간직하게 했다는 것.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복원시키려 애써왔다는 것. 그 노력 하나하나가 잔잔한 고마움으로 번졌다.
하루키는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입을 열었다.
“그래… 사랑이었구나. 그 빈자리가… 너였구나. 글로리아.”
"하루키, 내가 왜 '마음이'는 주머니에 넣고, '나는, 너를 좋아한다'라는 문장은 가슴에 안았을지 생각해 봤어?"
나는 그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마음이는 나의 떨어져 나갔던 한 조각이고, 하루키 너는... 내 심장이 되었으니까."
우리는 손을 잡았다.
하루키와 글로리아.
그리고 마음이와 이제 사랑이 되어버린 '나는, 너를 좋아한다'라는 문장과 함께.
우리는 걷다가 또 신발 속에 모래가 들어올지 모른다.
그러면 한 사람이 신발 속 모래를 털어내는 것을 다른 한 사람이 손을 붙들고 기다려 줄 것이다.
한 발로 서기엔 세상길은 멀고 험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