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루키 Jul 13. 2022

마스터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

데어 윌 비 블러드》를 보고 처음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을 알게됐다. ㅡ 《데어 윌 비 블러드》는 BBC 선정 21세기 100대 영화 3위. 미국 감독이면서 미국 감독 같지 않은 상업성 없이 짙은 고유성을 보여주는 감독 ㅡ PTA(폴 토머스 앤더슨. 이하 PTA) 감독에게 매료되어 있던 5월 즈음 이동진 영화 평론가가 선정한 별 5개, 21세기 최고의 영화로 《마스터》를 알게 됐다. ㅡ 고요한 마음에 일어난 미동은 빠르게 동심원을 그리며 퍼져나갔다. 점점점. 기대와 실망의 기로에 선 떨림 ㅡ 충분히 숙고했다. 확인하자. "딸깍, 딸깍"



간단히 배경 설명하면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해병이었던 주인공 프레디 퀠 (호아킨 피닉스)은 미국으로 돌아와 백화점 사진기사로 일했다. 자신이 제조한 술에 의존해 살았고, 어느 날 술에 취해 유람선의 한 파티장에서 난동을 부린 다음날 랭커스터(필립 시모어 호프먼)와의 첫 만남에 서로 끌리게 된다. 랭커스터는 인간 심리를 연구하는 ‘코즈’ 연합회를 이끄는 마스터. 랭커스터의 실험대상이자, 조력자이자, 친구로서 랭커스터의 가족들과 프레디는 함께 생활하기 시작하는데 ...


《마스터》란 영화는 쉽지 않았다. 보여지는 스토리, 모호한 신호, 시각적 상징, 덩어리 지어져 갈피를 잡기 힘들었다. ㅡ 난해했다. 설명하기 어려운, ㅡ 그러한 덩어리에서 2개의 단어를 찾았다. ㅡ 맞을까? ㅡ


첫 번째 단어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해군 복무를 마친 프레디는 정서적 불안이 지속되었고, ㅡ 마치 돌아갈 곳 없는 탕아처럼, ㅡ 생존 본능에 억눌린 프레디는 죽지 못해 하루하루 살아갔다. ㅡ 왜곡된 성적 갈구 혹은 자기 파괴, 폭력. 그렇지만 집착은 없었다. ㅡ 불안정성.


두 번째 단어는 프레디가 어렸을 적부터 불우한 가정에서 자랐다는 암시.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급속도로 의존적 인간이 되었다. ㅡ 알코올, 약물, 마스터(신흥종교 '코즈' 수장)를 항상 의존한다. ㅡ 프레디는 삶을 적극적으로 개선하려는 의지가 없었다. 의존할 수 없으면 방조할 뿐. ㅡ 마치 악동 같았다. 엉망진창 그저 시간(인생)을 때우는 ... ㅡ 그런 프레디에게 있어 랭커스터의 가족은 유사 가족이었으며 랭커스터는 아버지 같이 느꼈을지 모른다. 의존성


"마스터를 두지 않고 사는 방법을 발견한다면 어떤 마스터든 우리에게 알려주겠나, 사상 최초의 인물일 테니까." _마스터 랭커스터(필립 시모어 호프먼)


어느 날 프레디는 랭커스터와 그의 가족으로부터 오토바이를 타고 도망을 간다. ㅡ 프레디의 첫 자유의지의 실천 ㅡ 하지만 갑작스런 랭커스터의 전화를 받고 프레디는 영국에서 랭커스터와 재회를 한다. ㅡ 마치 인간은 생에 있어서 의존하지 않는 독립된 삶을 꿈꾸지만 결국 무엇이든 의존할 수밖에 없는 보이지 않는 족쇄가 느껴졌다. ㅡ



#영화평가

ㆍ박평식이 씨네21에서 별 4개 반을 줬다는 사실에 여러 영화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재개봉작인 《대부 2》를 포함하면 3년 만이고, 제외하면 무려 8년 만의 별 4개 반이다.


ㆍ이동진 평론가는 2021년 10월 1일에 '이동진의 파이아키아'채널에서 진행한 컨텐츠 '21세기 최고의 영화'에서 마스터를 21세기 최고의 영화라고 평가하였다.


ㆍ영국의 권위 있는 영화 잡지 <사이트 앤 사운드>에서 2012년 최고의 영화로 꼽혔다.



인상impression

조심스럽지만 솔직한 감상은 '아쉬웠다.' 《데어 윌 비 블러드》와 같은 엄청난 에너지와 배우들의 매소드 연기에 순간순간 온몸이 찌릿했다. 하지만 프레디에 몰입하자니 마치 내가 정신이상자가 된 것 같고, 랭커스터에 몰입하자니 논리적 자기 합리화에 따른 세계관이 두려웠다. ㅡ 문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환자의 정신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 들었다. ㅡ 아무래도 PTA(폴 토머스 앤더슨)감독 영화는 초기작부터 순서대로 모두 봐야 할 것 같다. 내 취향이 아닌 영화인 걸로 ... ㅡ 영화 속 마스터 역을 맡은 배우 필립 시모어 호프먼은 2014년 약물 중독으로 세상을 떠났다... ㅡ


덧, 표면적으로 《마스터》는 전형적 남성 영화다. ㅡ 찌질한 남자 이야기 ㅡ 마스터와의 관계를 통해 철학적 신비적 승화는 될 수 있겠지만 만약 여성 관객 시선으로 본다면 불편한 영화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 들었다. 역설적으로 어떤 남성관객에게는(트라우마가 있는) 매우 공감될 영화란 생각도 들었다. ㅡ 연출 의도는 PTA 감독만 알겠지만 ... ㅡ

.

.

.

☞ 하루키의 영화 생각

1. 영화는 시詩라 생각합니다.
2. 평점을 매기지 않습니다.
3. 감상은 미니멀을 추구합니다.

* 영화 중반, 마지막에 흘렀던 재즈 OST, 좋다.

* 영상 소개

매거진의 이전글 베를린 천사의 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