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의 환대

밥상 나눔

by 하루만


당신을 위한 밥상


2025년 현재 남편과 나는 경제적으로 쪼들리고 있다. 그 막막한 현실에서 넘실거리는 파도를 타는 심각한 이야기(?)는 브런치북[더 좁은 집으로 이사 갑니다]에서 연재 중이다.

더 좁은 집으로 이사 갑니다.


이 마당에 우리 부부는 밥상 차리기 프로젝트를 시작하려 한다. 이름이 거창하여 무슨 재단이라도 설립한 줄 아신다면 큰 오산이다. 이 나눔은 아주 소소하게 내 주위사람들을 초대해 따뜻한 집밥 한상을 내어놓는 일일 뿐이다.(이미 많은 분들이 그런 나눔을 베풀고 사시는 줄 안다) 이 생각을 실천에 옮기게 된 이유는 현재 겪고 있는 재정의 문제를 통해 앞으로 "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나의 가치를 어디에 둘 것인지, 어떤 삶을 꾸리고 싶은지 치열하게 고민했기 때문이다.


자, 그렇다면 여러 나눔의 일들 중 유독 밥상을 차리기로 한 까닭은 뭘까?

이 설명을 하기 위해 먼저 2020년의 유쾌하지 않은 아픈 가족사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치유행 열차에 탑승하셨습니다.


우리 가정이 어떻게 회복할 수 있었냐는 질문의 핵심 키는 "셰프"라는 남편의 새로운 정체성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자신 때문에 상처받은 가족들을 위해 매일 정성껏 요리를 했다. 그가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한 미안함과 감사는 우리가 다시 일어날 힘을 가지는 동안 식탁 위의 온기가 되어 온 가족을 감싸주었다.

요리하는 남편은 사랑입니다.


사실 내 상처가 날 것일 땐 아프고 쓰라려 주위를 둘러볼 여유가 전혀 없었다. 그런 내 눈에 이젠 주위 사람들이 들어온다. 늘 옆에서 아무 말없이 응원해 주던 고마운 사람들.



노먼 록웰 "Freedom From Want"



'그래, 저들에게 이 맛을 맛보게 하자! 이 음식은 신비의 묘약이야.'

남편의 감칠맛 터지는 음식은 쩍쩍 갈라진 메마른 논 같던 우리에게 얼마나 큰 자양분이 되었던가! 밥은 아주 필수적이면서도 효능의 범위를 다 알 수 없는 치료제인 것이다. 그들에게 먹이고 싶다는 생각만으로도 남편과 나는 설레고 흥분된다.


당신을 위해 차려진 밥상이 느닷없는 아주 작은 행복이 되길 바라며 첫 번째 손님과 다시 찾아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