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인터뷰, 떨어지러 갔다 왔다
오늘 조금 이상한 면접을 보고 왔다.
평소 가보고싶었고, 궁금했던 어떤 곳에서 직원을 모집한다고 해서, 몇 주 전 지원서를 제출해버린 것.
막상 면접날짜가 되어버리니 이곳의 면접을 가는게 맞을까 싶으면서 '떨어지러 간다'고 생각하고 집밖을 나왔다. 아, 떨어지러갈거면 왜가는거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와야할까, 나 여기 왜 쓴거지?
막상 이야기를 나눠보면서 느꼈다. 그냥, 궁금했던 것 같다. 그 공간을 기획하고 운영하던 분의 태도와, 대기업을 퇴사하고 처음 시작했을 때의 이야기가.
상당히 엉뚱한 지원자가 나타났을텐데도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셨고, 원하는 인재는 아니라는 솔직한 말을 듣고 나서는 거의 편하게 대표 분을 인터뷰한다는 느낌으로, 내 고민들과 이 공간을 운영하기 시작했을 때 어떻게 시작했는지 등의 궁금한 점들을 물어보고, 조언을 구하고 나왔다. 사실 조금은 눈치가 보여서 더 궁금한 것들이 있었지만 감사인사를 드리고 나왔다.
이야기를 하면서 느낀 건, 나는 내가 하고싶어하는 일, 혹은 좋아하는 일에 대해서 생각보다 말을 잘 못한다는 것이었다. 아니, 애초에 내가 뭘 좋아하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
적어도 해보고싶은 일에 대해서 어느정도 말로 설명할 수 있어야하는데, 엉킨 실타래처럼 뭉텅이같은 말만 튀어나오더라. 게다가 이런 저런 일들을 시작해보고 시도해보고 있지만, 일단 호기심에 시작해보는 일들이 대다수이고, 그리 오래가지도 못하는 것들이 대다수이다.
뭐, 아무튼. 아마 대표분도 내가 왜 지원했지 의아했을 것 같은데,
그럼에도 예상치못했던 이런 저런 진심어린 조언들을 해주셔서 감사했다.
오늘 얻은 말들을 정리해보면, 이 세 가지였다.
1.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건지, 좋아하는 내 모습을 좋아하는 건지도 생각해봐야한다는 것.
2. 과거의 작은 성공해본 것들이 기반이 되어서 관련된 일을 할 때 자신감을 갖고, 나를 믿게 된다는 것
3. 자기를 잘 알고 있어야한다. 좋아하는게 무엇인지.
-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어떻게 찾으셨나요?
-> 이미 그것에 내가 시간을 많이 쏟고 있더라.
나는 여가 시간에 어떤 일에 시간일 제일 많이 쏟고 있을까.
특히나 1번은 나를 솔직하게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는 말이 될 것 같다.
무언가를 소비하는 이미지를 갖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인지.
몇 개월 전에는 다른 분으로부터 '나에게 솔직해져야한다'는 말을 들었었는데, 난 아직도 나에게 솔직하지 못한 걸 수도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요즘 이런저런 떠다니는 생각들이 많고 나에 대한 의심과 걱정이 많아져서, 애써 글로 기록하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비눗방울처럼 떠다니다 사라질 생각들일거라 생각했고, 그런 것들을 애써 붙잡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 이 갑작스러운 인터뷰를 통해서, 이런 시기일 수록 조언을 구하러 다니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