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7일
( 뜬금없이 일기에 쓰기 시작하며 )
사랑하는지 모르겠다며. 이런저런 일탈을 일삼아서, 참고, 참다가 내가 헤어져줬잖아. 뭐가 문제야? 너는 내가 없어 행복하고, 나는 네가 없어 행복해. 그럼, 된 거 아니니? 3년 하고 8개월의 시간. 그 후, 6년 하고도 4개월. 너와 만난 지도 딱 10년. 만나고, 헤어진 지도. 미워하고, 미워하다, 겨우내 널 위해 기도했던 날. 인스타로 너의 안부를 1년에 2번, 본 적이 있다. 나는 너를 보냈는데, 그래, 이젠 별 감정이 안 느껴지니, 된 것 아닐까.
나, 정말 좋은 사람 만나고 싶어. 너도 행복하게 잘 지내는 것 같으니, 뭐, 잘됐다고 생각해. 인스타는, 총 3번 봤을까? 이제 더는 너의 안부를 알고 싶지 않아. 나는 네가 내 인생에서 사라지기를 간절히 바랐거든. 난 너의 여러 가지, 그리고 음악 취향도 별로야. 그래도 그땐, 사랑했어. 콩깍지가 씌어서. 사랑하려 애썼고, 너는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타인이었어. 한 땐. 너와 헤어지고,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어. 이만 쓸게. 에너지 쓰는 것도 싫고, 나는 오늘을 살고 싶거든. 너와는 상관없는, 나의 오늘을 말이야. 연결이 끊어져버린, 행복한 오늘을 말이야. 네가 잘 지내든 말든, 더 이상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야. 그래도, 못 지내는 것보다는 잘 지내는 게 낫다고 생각해.
고마워, 나를 많이 좋아해 줬던 찰나의 시간들.
나로 인해, 나의 거절로 인해 아파했을 시간들.
나와 헤어지고 나서, 비싸서 못 샀던 것들을 마음껏 사며, 행복해지려 했던 시간들.
나를 철 없이 대하고, 무례하게 행동했던 시간들. 네가 함부로 내뱉었던 말들.
고마워. 이건 그동안 차마 꺼내지 못하고, 인정할 수 없던 말이었어.
이제야 이 말을 꺼내니, 이젠 정말 그만하자.
그리고 더 이상은 우리가 아니었던. 난 네가 없는 내 인생에 안도감을 느꼈어. 네가 없다는 사실이 가장 행복했고,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은 너에게서 벗어난 거였어. 너는 길의 행인일 뿐이라며, 나를 수 없이 다독이고 위로했어. 그렇게 내가 애썼던 건, 후회하기 싫어서였을지도 몰라. 내가 그랬지만, 더 이상 날 사랑하지 않는다면, 차라리 애쓰지 말 걸 그랬나 봐.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널 위해 같이 가고 같이 해주고, 1년에 옷도 몇 개 못 사고, 카페 가는 것조차 사치스러워 가지 못했는데, 그러지 말 걸 그랬나 봐. 그나마 고른 옷도 저렴하거나 할인하는 옷. 네가 날 사랑하지 않았던 것은 내 잘못이 아니길 바랐나 봐. 상관없어, 이젠. 그게 내 잘못이든, 아니든, 이젠 너와 남이라는 사실이 중요한 거니까 말이야.
네가 내게 했던 가시 같던 말들이, 내 심장을 얼마나 깊이 찌른 줄 아니?
산산조각 나서, 더 이상 펄떡거리지 않는 것 같은 죽은 심장을 부여잡고, 울어도 울어도 끝나지 않을 울음을 울어야 했어. 억울함과 슬픔은 나를 짙게 드리웠어.
더는 너와 함께하는 미래가 암흑처럼, 그 무엇도 그려지지 않았어.
이러다가 내 인생이 정말 망해버릴 것 같아서, 8개월을 고민하고, 또 고민해서 내린 결론이었어.
너를 만나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만큼 나를 더 사랑하진 않았을 수도 있어.
너를 만나고 헤어지며, 너무나 아팠기에,
나는 나를 돌보는 방법을 배웠고, 나를 더 사랑하는 방법을 배웠어.
꿈을 놓지 않았고, 새로운 꿈도 생겼지.
나와 헤어지고 나서, 나와 있을 때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조금은 안심이 되더라.
서로에게 좋은 선택이었구나.
너도 꽤나 아팠으면 했어. 내가 그렇게 아팠던 것처럼.
그리고 이젠 됐어. 나, 너보다 더 훨씬 더 좋은 사람 만날 거니까.
너도 너의 이상형 잘 만나길 바라.
앞으로, 다신 보지 말자.
진짜로, 안녕!
네가 했던 행동들, 네 엄마가 했던 말, 그건 과거이고, 너에게도 미래는 달라질 수 있으니까.
나는 네가 잘 지내길 바라. 왜냐하면, 더 이상 감정소모하기 싫거든.
너와 네 가족이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더 이상 중요한 게 아니야.
난, 앞으로 나아갈 거야. 과거를 딛고, 현재를 살고, 미래로 나아갈 거야.
나의 청춘이 흘러갔지만, 나는 새로운 청춘을 맞이했어.
더 이상은 네가 없는, 네가 관여할 수 없는 내 인생이, 나는 정말 좋아.
더 이상은 너의 말이 내게 닿지 않는 지금이 좋아.
더 이상은 나의 말이 너에게 닿지 않는 것도.
있잖아. 행복하자. 행복하게 할머니도 되고, 할아버지도 되자.
남남이 되어서, 각자의 삶을 행복하게 살자.
나중에 우연히 만나게 되더라도,
네가 없는 내 인생은 정말 행복했어. ㅡ 응, 나도.
이런 대화를 웃으며 나눌 수 있을 만큼, 행복하자. 안 만나면 더 좋겠고.
정말 사랑했어. 그리고 이젠 사랑하지 않아.
그럼, 안녕. 사요나라.
너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해 주는 방법을 모르더라. 그래서 때론 나를 비난했고,
너와 난 나와 넌 대화도 별로 없었고, 어떻게 그 오랜 시간을 만났나 싶어.
어린 날의 서툴음이었을까? 맞지 않는 사람과 공간을 공유한다는 건 힘든 일이야.
나는 너에 대한 기억이 사라지길 바랐어. 네가 아니어야만 하는 것들을 곱씹었어.
난 너네 집 갔을 때, 나름 사람들과 어울려보려고 애썼어. 집중했고. 그런데 넌 내가 어색해하는 걸 아쉬워하더라. 근데, 너도 우리 집에서 아닌 척해도, 너 얼굴에 어색한 거 티 났어. 내가 말은 안 했지만. 난, 그래도 애쓰는 내 모습을 인정해 주길 바랐는데, 내가 할 수 없는 걸 요구받았을 때, 난 힘들었어.
내가 아르바이트할 때, 멀리까지 데리러 와줬잖아. 차로 20분 거리? 그때 난 참 고마웠어. 네가 유흥주점에 여러 번 갔단 걸 알기 전까지는. 유흥주점에 가는 사람을 욕하고 싶은 건 아니지만, 그게 나의 상대방이라면, 얘기가 달라지지.
생각해 보면, 네가 나에게 꽃뱀이라고 한 건, 내가 먼저 헤어지자고 했으니까 홧김에 그랬을 수도 있겠다 싶네.
( 더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생략 )
네가 혹시, 이 글을 읽는다면, 왜 지난 일을 꺼내냐고, 날 아주 못된 놈으로 만들어놨네. 하고 아직도 네 생각만 할지도 모르겠네. 난, 거짓은 쓰지 않았어.
너랑 헤어지고 6년이 다 되어가는 시간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선명하게 남아서, 날 괴롭힌 이 일들이, 잊히길 바랐지만, 또한 이 억울함을 기억해 줄 사람이 없어서, 나는 잊을 수가 없었어. 너무 선명해서 잊히지 않았고.
너 엄마가 전화로 나의 엄마에게 내가 버럭 화냈던 것에 대해, 절대 잊을 수 없다며 자녀 교육을 운운했다는 말을 듣고 정말 어이가 없더라. 내가 정말 싫어하던 걸 너 엄마가 우리 엄마에게 하더라. 울 엄마가 그랬데. '그건 엄연한 영적 간음입니다.' 엄마가 한 마디 안 했으면, 나는 더 억울하고 마음 아팠을 거야. 우리 엄마도 한 소릴 했단 말을 듣고, 마음이 좀 풀렸어.
너의 집에서 자가용을 타고 내려오며, 3시간가량의 시간을, 창문을 조금 열고 창 밖을 바라보며 내내 울었지.
너는 신경이 쓰였는지 그만 좀 울라고 했어.
넌, 네가 내 편이라고 위로했지만, 너의 위로는 내 울음을 그치게 할 순 없었으니까.
나는 창밖의 하늘을 바라보며, 신께 말없이 내 마음을 털어놓았어.
너와 함께 한 시간 동안, 시간을 내어 홀로 기도한 시간이 없었다면, 나는 더 견디기 힘들었을 거야.
그 시간이 나에게 얼마나 큰 위로였는지 몰라. 너를 통해서, 아픔을 통해서 나는 신과 더 가까워진 것 같아. 신께만은 솔직하게 기댈 수 있었거든.
나,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은 너무 행복해.
너와 너의 가족도 꽤나 노력했을 거라 생각해. 너도 잘해보고 싶었을 거야. 너와 나는 맞지 않았던 거고, 어려서 철이 없었던 거야. 지금을 더 풍요롭게 살 수 있으면, 그걸로 됐다고 생각해.
너와 헤어지고 몇 년 뒤에, 겨우내 너를 용서하겠다고 기도했고, 그로부터 몇 년 뒤에 '고맙다'는 말도 힘겹게 꺼내어보게 됐어. 아직도, 쉽게 말하진 못하겠다.
유흥주점 소동 후, 몇 개월 뒤, 너는 또 갔고, ( 생략 )
그때 나는, 더는 버티기 힘들어, 정신 이상 증세가 찾아왔어. 우울증이래. 너와 더 있지 못하고 부모님 댁으로 갔지. 드디어 그곳을 탈출했어. 그리고, 나는 정신건강의학과를 꾸준히 찾고, 약 처방도 받았어.
너와 헤어진 뒤로, 욱하는 게 더 많아졌어. 억울한 상황에서, 억울한 감정을 오래 담아두고 싶지 않았거든. 그래서 얼른 화로 표출해 버리곤 했지. 속이 시원하기도 했지만, 그러지 말걸.. 싶을 때도 있었어.
그래서, 화를 건강하게 표출하는 방법을 배우고, 고민하며, 나의 화난 감정을 말로 표현하며 지내고 있어. 그런 상황이 왔을 때, 화를 내기도 하고, 말로 표현하기도 하며.
처음엔 약에 대한 거부감도 있었지만, 약을 먹고, 상담 치료도 받았어. 약을 늘리는 게 싫어서, 약을 늘리진 않았어. 우울증 관련 책자에서 봤는데, 우울증 약은 당뇨나 고혈압과 같이 정기적으로 필요에 의해서 먹는 약 이래. 정신건강의학과 약에 대한 인식은 아직 오해가 많고, 잘 모르는 부분이 많지만, 나도 그런 약이라고 생각해.
끊어보려고 했는데, 예민해져서 단약은 못하겠더라. 화가 나서 미칠 것만 같아서.
헤어지고 좋았던 건, 이제 네가 뭘 하고 어떻게 살든,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
나의 미래는 밝을 것 같아. 잘 살든 못 살든, 상관은 없지만, 잘 살아. 인류애로써 하는 말이야.
너의 철없는 행동은 나에게 고통을 주었지만, 그것은 끝이 아니라, 단지 과정일 뿐이었어.
그 고통은 나를 더 단단하게 해 준 디딤돌이었어.
나와 함께 있을 때 찍은 벚꽃사진을, 내가 좋아하는 'I like 치킨' 노래를 왜 너의 여자 후배한테 공유하는 건데? 나와는 무미건조한 메시지를 보내면서, 왜 ㅋ를 남발하며 화기애애하게 메시지를 보내는 건데?
나 그 뒤로, 'I like 치킨' 노래 안 들어. 좋아했던 노랜데.
혼자 평창 올림픽 구경 갔을 때, 내 가방에서 인형이 떨어졌는데, 키가 큰 혼혈계 브라운 피부색을 가진 외국인이 인형을 주워줬어. 진짜 멋있었어. 그래서 수줍게, Thank you라고 말했어. 너한텐 말하지 않았지만.
나도 하고 싶은 거 잔뜩 했어. 염색, 피어싱 4개, 헤나 타투액 사서 팔다리에 그리기도. 재밌더라.
너랑 헤어지고 해 본 것들이 참 많아. 방 리모델링, 페루에서 피아노 가르치기, 일본도 가보고.
넌, 나에게 '넌 하고 싶은 건 다 하잖아.', '네가 돈 벌어올래?' 등등 가끔 핀잔을 주기도 했지.
너라는 제약 없이 하고 싶은 걸 하니까 참 좋더라. 너도 그래 보였고.
너와 헤어진 건 정말 200% +α 탁월한 선택이었어.
나는 그때처럼 마음 졸이며 살고 싶지 않아.
그때는 내가 그렇게 살고 싶지 않은 기준이 되었고,
넌 내가 만나고 싶지 않은 기준이 되었어.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