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지인들에게 천만 원을 쓴다고 말하니 돌아온 답변들이다. 대체 어디다가 천만 원을 쓰는 거냐고 묻는 지인도 있었다. 뭐 이사라도 가는 거야? 자취방 보증금으로 천만 원 쓴다는 거지?
아니, 나 자신한테 쓸 거야.
당황스러워하는 지인들에게 당당하게 말했다. 난 나 자신에게 쓸 거야. 내년에 취업하기 전에 내 힘으로 모은 돈 쓰면서 내가 하고 싶은 것, 공부하고 싶은 것 다 해보고 취업할 거야. 살면서 이렇게 쉬는 시간도 있어야지. 게다가 내 돈 내가 쓰겠다는데 누가 말릴 건데? 그렇지 않아? 너무 당당하게 말하니 지인들은 놀람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이런 나를 낯설어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난 반년 전만 해도 돈을 모으는데 목숨을 걸었고 돈을 쓸 때면 몇십 번씩 고민한 후에 지갑을 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퇴사를 하고 백수 5개월 차가 된 지금. 나는 나 자신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기로 결심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진짜 내 꿈을 찾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는 취업할 때 내가 하고 싶은 걸 선택하지 않았다. 내가 가진 장기 중 최대한 돈이 잘 벌릴만한 분야를 선택해서 취업을 했다. 일할 때의 행복? 나에게 그건 사치였다. 현실적으로 돈이 부족했으니 최대한 빨리 취업해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렇게 회계직으로 취업을 했고, 2년 가까이 일하는 동안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 당연한 결과였다. 회계는 내가 잘하는 분야였지 내가 좋아하는 분야가 아니었다. 그렇게 올해 6월을 마지막으로 회사를 그만뒀고 엄청난 허망함이 몰려왔다.
대체 돈이 뭐라고 이렇게 힘들어야 하는 걸까. 진짜 내가 잘하는 게 있긴 한 걸까, 하는 허탈함이 몰려왔다. 그렇게 5개월을 보낸 후 이대로 쳐져 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얼마를 투자해서라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다시 찾아야 한다. 잃어버렸던 내 꿈을 찾아야겠다는 목표가 생긴 것이다. 그렇게 난 나 자신에게 천만 원을 투자하기로 결심했다.
천만원 쓰기 챌린지
'천만원 쓰기 챌린지' 란, 예산 10,000,000원 안에서 내가 사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을 다 해보는 챌린지라고 말할 수 있다. 단, 이 챌린지에는 나만의 룰이 존재한다. 앞으로 챌린지를 진행할 때 이 룰을 따르며 진행할 예정이니, 꼭 미리 읽어두기를 바란다.
<챌린지 인증>
3,4일 or 1주일에 한번 가계부 내역을 정리하여 통장 내역과 함께 SNS에 공유하여 통장 잔액을 인증한다.
<챌린지 성공/실패 조건>
성공 조건 : 내가 쓰고 싶은 대로 천만 원을 1원도 안 남기고 다 쓰면 챌린지 성공
실패 조건 : 천만 원을 단 1원이라도 오버해서 쓰거나 챌린지를 중도포기할 경우, 실패
(ex. 10,001,000원 사용 > 실패)
<기타 룰>
수입은 가산하지 않는다. 무조건 지출만 기록한다. 예금이자 등(상금, 사업소득) 이 발생해도 잔액에는 반영하지 않는다.
<챌린지 진행 기간>
통장 잔고가 0원이 되는 순간 챌린지를 종료한다.
<챌린지 시작>
11월 24일부터 시작하여 24일부터 지출한 내역을 잔액에 반영한다.
이렇게 챌린지를 진행하려고 한다. 물론 챌린지를 하다가 흔들리고, 많이 힘들겠지만 그래도 내가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이니 믿어 의심치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지금은 남들보다 뒤처져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런 위험한 도전이 훗날 미래의 나에게 아주 귀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내일부터 챌린지 시작이다,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