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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살 Oct 24. 2021

더도 말고 딱 천만 원만 쓰기로 결심했다

다시 일어서기로 결심했다


호기롭게 퇴사한 지 오늘로 117일째, 아직도 나는 방황 중이다. 회사를 그만두면 다 잘 될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수입은 4달째 0원, 어디에도 소속되어있지 않다는 심리적 압박감에 역류성 식도염과 소화불량, 불면증을 다시 겪었고, 괜찮아질 줄 알았던 심리상태도 잠깐 안정되었다가 다시 나빠지기 시작했다. 초조하고 불안했다. 뭐라도 해서 성과를 내고 싶은데 오히려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잊어먹은 것 같았다. 내가 뭘 하면서 즐거웠던 적이 있었나? 힘들다, 하던 거 다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에 젖어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나는 회사에서 겪었던 번아웃을 퇴사 후에도 똑같이 겪고 있었다. 나는 달라지지 않았다, 퇴사하기 전과 똑같이 불안한 사람이었다.


무기력이 습관이 되어버렸을 때쯤 생각했다. 달라지고 싶다. 무기력하고 우울한 모습을 버리고 싶다.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행복하게 살고 싶다. 그럼 지금 내가 해야 할 행동은? 답은 정해져 있다. 당장 침대에서 일어나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던 것을 행동으로 실행하는 것이다. 머릿속으로 생각만 했던 진짜 내 꿈을 찾아보는, 이른바 <퇴사 버킷리스트>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것이다. 평소 해보고 싶었지만 엄두를 내지 못했던 내 소망들을 직접 하나하나 이뤄볼 것이다. 변하고 싶으면 움직여야 한다. 가만히 있으면 어제와 똑같은 내가 있을 뿐이니까.



예산은 천만 원

버킷리스트 프로젝트를 위한 총예산은 천만 원으로 결정했다. 왜 천만 원으로 결정했냐면 지금 보유한 자산이 약 3천만 원인데, 이걸 다 쓰자니 비상금이 없어서 무섭고 2천만 원을 쓰자니 좀 많은 것 같아서 딱 1/3만 사용하기로 했다. 프로젝트 진행 기간은 통장 잔고가 0원이 되는 날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프로젝트의 시작은 넣어놓은 예금이 만기가 되는 오는 11월 중순쯤에 시작하려고 한다.



내가 어떻게 돈을 모았는지 궁금하다면 아래 두 글을 참고하길 바란다.

https://brunch.co.kr/@hasalkim/7

https://brunch.co.kr/@hasalkim/28



조금 더 나은 내가 되기를


프로젝트를 기획하면서 줄곧 했던 생각이 있었다. '과연 이 프로젝트를 한다고 뭐가 달라질까, 헛돈 쓰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다. 또 실패하면 어쩌지, 돈을 썼는데도 여전히 헤매고 있으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이 또다시 엄습했다. 그러나 어떤 것을 하던 시작하기 전엔 모르는 거다. 의외로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내 꿈을 찾을 수도 있는 거고, 어쩌면 실패하더라도 거기에서 얻는 것이 있을 것이다.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아는 법이니까 말이다.


그러니까, 불안하지만 나는 오늘도 끊임없이 무언가를 시작한다. 일을 벌이고 바쁘게 지하철을 갈아타고 버스 시간에 맞춰 뛰어다닌다. 열심히 살기 위해서가 아니다. 불안해서 뭐라도 열심히 하는 것이다. 아직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이지만, 부디 이 프로젝트로 조금 더 발전한 내가 되기를 바란다. 그날의 나를 위해 오늘도 하루를 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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