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성식 Aug 20. 2019

[A-1] 독일 이야기를 시작하며

[1] 독일 이야기를 시작하며


성인이 되고 나서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대략 24년을 살았다.


그만큼 살았으면 뭔가 기록이 있을 법하다. 독일 생활 20년째 되던 해 책을 하나 썼다. 독일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회사 생활을 하면서 공부했던 내용을 “독일 노동법 실무”라는 책에 담았다. 굉장히 뿌듯했다. 당시 다니던 회사가 마음에 들지 않아 괴로운 상태였는데, 이 책을 출간함으로써 속상한 마음이 많이 보상되었다. 지금까지 글을 끄적일 수 있는 것은 이 책의 출간에 힘 입은 바 크다.


별로 내 세울 게 없는 인생이라도, 이 나이가 되면 자전 비슷한 글을 남기고 싶은 욕망을 품게 되나 보다. 되돌아보고 글로 다듬다 보면 지난 인생이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다. 내 인생의 경로에서 거쳤던 장소들, 마주쳤던 사건들, 그리고 기억에 남는 만남들을 정리해 보고 싶다. 그동안 공부했던 것과 또 필요한 지식들을 그때그때 공부해 가면서, 그 장소와 사건 그리고 만남을 해석해 보려고 한다.


글의 순서를 이렇게 잡았다. 전반부에서는 우선 독일의 사회와 노사관계 등을 다룰 것이다. ‘우리사회’의 가장 답답한 문제 중의 하나가 노사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여기에 관심을 가지면 가질수록 독일의 노사관계가 자꾸 모범답안으로 떠 올라서 쓰지 않을 수 없다.


여기서는 2016년에 출간된 졸저 “왜 또 독일인가 – 노사관계의 대안을 말하다”의 주요 이슈와 2017~18년 기간동안 매체에 기고한 글들 중 여전히 유효한 이슈들을 택해서 새로운 시각으로 쓰려고 한다.


전반부의 글을 통해서 우선 독일의 노사관계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그 바탕 위에서 우리 사회의 변화, 특히 노사관계의 변화에 관한 논의가 진행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갖는다. 노사관계에서 자주 보이는 오류는, 자신의 주장만이 옳고 선이며, 상대방의 주장은 그르고 악이라는 일방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관련 사안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것이 그런 오해의 원인이라면, 문제해결의 시작은 먼저 상대방의 주장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전반부의 글은 이처럼 ‘변화를 위한 정확한 이해’에 방점을 두었다. 독일의 제도에 대해 설명이 필요할 경우에는 글 말미에 '보충'해 놓았다.


대니얼 데닛(Daniel Dennett)은 “똑똑한 학부생들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면, 그것은 나 자신도 실은 잘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판단했고, 글을 쓸 때도 이 원칙을 지켰다”고 했는데, 나 또한 그런 기준을 염두에 두고 쓰려고 한다.


후반부에서는 다소 자전적인 요소가 섞인 글을 통해 독일 이야기를 계속해 나갈 것이다. 나를 중심으로 장소와 사건 그리고 만남을 글로 남겨 보려고 한다. 단순한 신변잡기는 자제할 것이다. 아마도 내 정신이 한 뼘씩 성장하는 과정의 기록이 될 것이다.


2014~16년에 광주광역시 사회통합추진단의 정책TF팀장으로서 ‘광주형 일자리모델의 실행계획’을 설계했던 적이 있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일자리 창출에 관한 나름의 정책 대안도 제시해 보려고 한다. 대충 서너 가지의 아이디어를 다듬고 있는데, 충실하게 정리해 보겠다. 끝.



<다음 글>

[2] 독일의 사회적 시장경제(Soziale Marktwirtschaft)는 어떤 경제체제일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