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당신은 작가가 맞습니까?

by 하상인


이 에세이를 시작하며 가장 먼저 쓰고 싶었던 내용은 나를 [‘작가’라고 스스로 인정할 수 있냐?]라는 질문의 답이었다. 글이든 이야기든 흡입력이 중요한데 결국 그 흡입력은 스스로를 설득할 수 있는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재밌다고 생각한 이야기는 신나서 할 수 있지만,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이야기를 신나게 하기는 어려운 것처럼 내가 나를 작가라고 인정할 수 없다면 안타깝게도 이 에세이는 지난 9권의 내 책들처럼 조용히 사라질 게 뻔하니 말이다.


그러니 나는 “당신은 작가가 맞습니까?”라는 나의 질문에 설득력을 갖춘 답을 해야만 한다. 이 글을 위해서도, 그리고 앞으로 계속 글을 쓸 나를 위해서도.


쉽지 않은 질문이었지만 다행스럽게도 나는 이 글을 쓰기 시작할 무렵 외부에서 먼저 나를 작가로 인정하고 있음을 스스로도 충분히 납득할 만한 일이 생겼다. 글을 써보자는 제안도 있었고 다른 사람의 작품을 심사해 달라는 요청도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나 스스로를 작가라고 부르고 싶었고 지금까지 9권의 책을 쓰면서도 나름대로 자부심도 갖고 있었지만 솔직히 당당하지 못했다. 흔히 사람들이 작가라고 한다면 소설가로 ‘등단’을 했거나 유명한 작품으로 어느 정도 인지도를 쌓은 사람들을 떠올리니 이 둘 중 어느 하나에도 속하지 않는 나는 조금 당당하지 못했던 것이다.


에세이를 쓰기 위해 시작한 질문의 답을 하면서 나는 쓰기 전엔 생각하지 못한 이 질문의 답을 하나 더 찾았다. 조금 진부하지만 결실이 없음에도 지난 10년 동안 포기하지 않고 해 왔다는 것이다. 외부에서 책들이 호평을 받거나 잘 팔리지 않는다고 해도, 나는 쓰고 싶은 이야기를 10년 동안 해왔다는 것 자체가 나를 작가라고 부르기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나는 이를 깊게 고민해 볼 계기가 없어 말로 표현하지 않았을 뿐 꽤나 오래전부터 스스로를 작가라고 생각해 왔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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