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글을 써야 하는 이유는 내가 찾아야 한다

by 하상인



왜 글을 써야 하는가에 대한 답은 마케팅 업체나 출판사가 주는 게 아니라 본인이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순수하게 재미로 시작한 것이든 자신의 전문 지식을 정리하기 위함이든 본인이 그 이유를 명확히 해야 책이 완성되는 순간까지 달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어떤 이유에서든 책에 대한 ‘책임감’은 필요하다. 언제든 완벽할 순 없겠지만 그래도 책이라는 건 말과 달리(요즘은 영상으로 남기지만)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 보존되는 것이기에 한 번 출간한 후에는 되돌릴 수 없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읽고 있다면 다행이다. 나는 그러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는 첫 책을 준비하면서 맞춤법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지 못했다. 충분한 실력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내 국어 실력은 그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다. 그 결과 내 첫 책은 기본적인 부분에서 미흡함이 남은 책이 되었다. 내 책에 담을 이야기만큼이나 맞춤법도 중요하다는 걸 그땐 느끼지 못했다.


나중에 계속 다른 작품들을 만들어가면서 ‘왜 첫 책에서는 이런 부족한 부분이 많았을까?’라고 혼자 생각해 보니 국어 실력에도 문제가 있었지만, 결국은 마음가짐의 차이였다. 첫 책을 쓸 때만 해도 내가 지금처럼 계속 책을 쓰고 있으리라 생각하지 못했고, 당시엔 책 쓰는 과정에서의 재미와 책을 내 보겠다는 도전에 의의를 두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초고를 완성한 후 몇 차례에 걸쳐 퇴고를 진행해 원고의 완성도를 높이는 일이 필요한데, 원고를 일단 완성하면서 느끼는 만족감(책이 될 분량을 썼고 계약을 했다는 점에서)을 느끼며 더 노력하지 않았다.


내가 만일 재미나 도전에 의미를 두는 정도가 아니라 앞으로 나와 같은 경험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가 목표였다면 어땠을까? 그때도 나름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하겠지만 아마 완성도는 더 높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많은 분량을 쓰지 않고 전자책으로 내는 분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아무리 그래도 일반적으로 ‘책’은 많은 글자 수를 요구한다. 책을 통해 부수적으로 얻으려는 것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그 글자 수를 채우는 것조차 힘들지도 모른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내가 왜 책을 쓰는가?’에 대해 직접 물어 답을 얻는 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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