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책, 너무 기대하지 마

by 하상인


내가 거의 매년 책을 쓰고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SNS에 ‘책 쓰기’와 관련된 광고가 종종 보인다. ‘책을 쓰면 전문성을 인정받기 쉽다’, ‘인세 수입이 생길 수 있다’, ‘마케팅을 하는 데 유용하다’ 등 다양한 이점을 설명한다. 게다가 요즘은 글쓰기 플랫폼도 다양하고 출간의 진입장벽도 낮아졌기에 내 이름으로 된 책을 갖기엔 아주 좋은 시기란 생각이 든다.


자신의 버킷리스트를 하나 이룬다는 마음이나 재미로 해보는 사람이 아니라 정말 출간을 통해 앞서 언급된 것들을 얻고자 한다면 첫 책 출간에 너무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게 좋다. 솔직히 말하면 이건 책을 쓰고 있는 본인도 이미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출판사에서는 당신이 출판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이 보인다면, 먼저 출간 제안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책이 잘 팔린다면 앞서 언급한 이점들은 자연이 따라온다.


게다가 요즘은 SNS를 통해 개인도 인플루언서가 되어 구독자나 팬을 확보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시대다. 책은 만드는 비용도 들지만, 마케팅하는 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때문에 마케팅을 하기 좋은 위치에 있는 인플루언서라면 출간 제안을 받을 가능성도 높고 그 책의 판매도 괜찮을 가능성이 있다. 조금은 슬픈 이야기지만 현실적으로 아무런 영향력도 없고 평범한 개인의 이야기를 출판사에서 비용과 시간을 지출해 가며 다루긴 어렵다.


책을 쓴다는 일이 그리 쉽지 않다는 걸 나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어느 정도 보상이 있길 바라는 마음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책을 쓰는 것과 출간 후에 얻게 될 것들은 완전히 별개의 일이다. 그렇기에 나는 앞으로 계속 쓴다는 생각이 아니라면 첫 책을 쓰고 너무 많은 것들을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그렇다고 나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이게 마냥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나는 내가 한 일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과대평가하는 성향이 있는데, 처음 책을 쓸 때도 여지없이 이런 성향이 반영됐다. 게다가 당시엔 대학생이었기 때문에 주변에 책을 낸 사람도 없었다. 나는 뭔가 특별하고 여겼다. 그래서 알아서 이 세상이 나의 가치를 알아줄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이건 세상을 아무것도 모르는 풋내기가 하는 생각이었다. 책 쓰는 일은 그저 여러 많은 일들 중 하나이고 특별해 보인 것은 주변에 글 쓰는 사람들이 없었기 때문이었던 것이지 책 출간 자체가 사회에서 특별히 다른 일보다 가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은 아니다.


첫 책을 썼다면, 출판이란 분야에서 첫 발을 내디딘 것이다. 책을 쓰는 일 역시 우리가 처음 뭔가를 시작할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너무 의미 부여할 필요는 없다. 그저 글에서 나타나는 저자의 경험과 매력만큼 사람들에게 조금 더 다가가면서 얻게 될 조금의 이점이 있을 뿐이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다른 일들과 마찬가지로 첫 책이 기대한 만큼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더라도 실망하지 않고 계속 써나갈 수 있을 것이고 결국 그 깊이가 생기면 원하는 것들을 하나씩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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