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책을 내면 주변에선 신기하다는 반응이 많다.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 썼기 때문일 수도 있고, 책을 쓴다는 행위 자체가 신기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책이 한 권 두 권 늘어가기 시작하면 처음에 신기하다는 반응은 점차 사라져 가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인세는 얼마나 들어오냐?’
‘책 만드는 데 돈이 많이 들지는 않냐?’
‘책으로 먹고살 수 있냐?’
‘...’
그 우려는 주로 경제적인 것과 관련이 깊다. 이건 우리 부모님도 마찬가지였다. 처음 내가 책을 써보겠다고 대학교 3학년 여름방학 때 부모님 집에서 2개월 정도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하니 ‘갑자기 무슨 책?’이라는 반응이셨던 부모님은, 기대하지 않게 첫 책이 나오니 정말 기뻐하셨으나 점차 늘어가는 책과 달리 수입에 대한 특별한 이야기가 없는 아들의 모습에 위와 같은 걱정을 한 적이 있다.
사실 소설을 쓰는 등 문학이나 예술 분야는 시간, 비용, 개인의 에너지를 투입해도 그 결과가 꼭 수입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들어간 자원들을 생각하면 마이너스가 더 많다. 내 경우에는 지난 9권의 책들 중 잘 팔려 성공했다고 할 만한 건 없다. 홍보가 미진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책을 써야 하고 재미도 있어야 하는데 나는 그러진 못한 것 같다. 그래도 한 가지 다행인 점은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으면서 다른 일도 하고 있기에 책이 꼭 수입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은 덜하다는 것이다.
내가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아직 우리 사회에서는 과정보다는 결과가 중요하다. 안타깝지만 노력을 기울였어도 결과가 없다면 혹은 다른 사람이 납득할 정도의 결과가 없다면 금세 본인이 느끼고 있던 만족감마저 없어질지도 모른다. 그래서 책을 쓰기 전 본인 스스로에게 왜 쓰는지를 집요하게 물어야 하는 것이다. 결과물에 대해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든 본인은 그걸 해야 할 이유가 있었으니 타인에 의해 노력이 평가절하될 이유도 없고 오히려 책을 계기고 성취감을 갖고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만약에 이렇게 생각을 하지 못하겠다고 해도 너무 고민하진 말자. 그래도 괜찮다. 나처럼 결과가 없는 상황을 몇 번이고 마주하다 보면 이 에세이의 주제가 되듯 그 자체가 콘텐츠가 되기도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