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다
나는 10년을 써왔고 9권의 책을 냈지만 어느 하나 성공하지 못했다. 그래선지 요즘 글에 재능이 없음을 느끼고 있다. 특히 처음 책을 썼지만 곧바로 베스트셀러가 되는 등 많은 부수를 판매한 사람들을 볼 때면 나는 뭐 했나란 생각을 지우기 힘들다. 과거에는 그런 사람들을 보며, '나도 언젠가는 저렇게 잘 팔리는 책을 쓸 수 있을 거야'라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내가 책으론 그 지점에 도달하긴 어렵겠다'란 생각을 한다.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나는 이렇게 스스로 기운이 떨어질 때면 자기계발서를 읽으며 '그래 다시 해보자'란 마음을 먹곤 했다.
그런데 최근엔 그런 자기계발서조차 부담스러워졌다.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 저도 예전엔 그저 평범한 직장인/자영업자였지만 지금은 성공한 작가가 되지 않았습니까?'라는 식의 글을 보면, 나는 그 평범함조차도 부러운 상태라고 해야 할까?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에 도달하기도 전에 먼저 '나보다 낫네'라는 생각으로 책을 덮어버리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책을 덮는 것으로 나에 대한 고민은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책을 덮었다는 사실에서, 내가 여기서 달라지긴 힘들겠구나라며 한 번 더 나를 한심하게 바라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엔 내가 글에 재능이 없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아 브런치에조차 글을 쓰기가 부담스러웠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올해는 새로운 작품을 써봐야겠단 계획이 있었는데, 이젠 더 써야 하나란 의심을 하고 있으니 스스로도 많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