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임신한 아내는 정밀초음파 검사를 받았다. 처음에는 같이 검사를 받으러 가곤 했는데 아이도 잘 크고 있고 산모도 건강하다고 하여 크게 걱정하지 않고 아내를 혼자 보냈다. 난 그때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내도 끝나고 전화를 하겠다고 했다. 이전에도 1~2번 정도 혼자 검사를 받고 결과만 전화로 알려줬던 일이 있었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일하다 편안히 받았는데 수화기 너머 들리는 목소리는 너무나 무거웠다. 평소 아내는 힘든 일이 있어도 크게 내색하지 않는 편인데, 아내는 한 마디 한 마디를 정말 힘들게 꺼내고 있었다. 검사 결과 의심되는 부분이 있으니 추가로 검사를 받는 게 좋겠다는 소식이었다. 확정된 것도 아닌 검사 권고로 뭘 그렇게 놀랐냐고 하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나는 아내가 혼자 병원에서 얼마나 놀랐을까란 생각뿐이었다.
어딘지만 묻고 곧바로 사무실을 나섰다. 30분이면 가는 가까운 거리인데 이 날따라 왜 이렇게 느린 건지 걱정이 돼서 이동 중에도 두 번이나 전화를 했다. 괜찮은지, 식사는 했는지 등 일상적인 질문이었고 이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되는 이야기도 아니었지만, 그저 혼자 힘들고 불안해할 아내 걱정으로 전화를 붙잡고 있었다. 그렇게 달려간 곳에 아내는 눈가가 젖은 채 가만히 앉아 있었다.
사실 아내보다 더 걱정하고 있던 나였지만, 그래도 아내에겐 걱정하지 말라며 검사를 받아보고 방법을 찾아보자고 말했다. 다행스럽게도 병원에서 검사를 바로 할 수 있도록 절차를 밟아주었고 상황에 대해서도 너무 걱정하지 않도록 상황을 설명해 줬다. 우리와 비슷한 상황에 있었던 두 사례를 언급하면서 말이다. 결혼한 후 이렇게 무력감을 느껴보긴 처음이었다.
담당 선생님의 이야기로 우리 부부는 조금의 위안을 얻었지만 마음이 무거운 건 어쩔 수 없었다. 아직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 이 글을 쓰면서도 당시 생각이 나서 불안한 마음이지만 그래도 좋게 생각하고 있다.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믿으면서 말이다.
다음 신혼일기에는 좋은 소식을 남길 수 있길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