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친구랑 대화를 하다가 독사가 득실거리는 꿈을 꿨다고 했더니, 그런 꿈은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많을 때 꿀 수도 있다고 했다. 최근 스트레스 때문인지 머리에 열이 올라 잠을 못 잔 적도 있었기에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트레스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인이 되는 문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하는 것이 관건인데, 대부분 현실적인 문제였다. 문제가 하나가 아니란 뜻이다. 그래서 문제 해결에 도움을 받고자 관련 책도 읽으며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자 했는데,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이었다.
사실 고도로 전문성을 요구하는 문제들이 아니라면 대부분 해결 방법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결 방법을 새로 찾고자 책을 본다는 건 어떤 측면에선 시간 낭비이자 문제 해결을 뒤로 미루는 태도일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이 처음도 아니고 방법을 모르는 것도 아닌데 반복되는 것에 의문이 들었다.
'금방 잊기 때문일까?'
'방법을 믿지 못하기 때문인가?'
'아직 급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건가?'
여러 의문이 들었다. 특히 분명히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은 것을 경험했는데도 여전히 비슷한 고민을 하는 게 문제라고 생각됐다. 그래서 혼자 곰곰이 생각을 해봤다. 내가 얻은 답은 두 가지였다.
1. 나는 비슷한 방식으로 문제를 대했다.
: 나는 문제가 생기면 주변 사람들에게 털어놓으며 해결하고자 했는데, 그 대상이 비슷했다. 친구나 가족이니까 전문성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얻는 답의 수준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2. 나에게 솔직하지 못하다.
: 나는 문제에 대한 느낌을 다르게 표현하거나 숨겼던 일이 많았다. 실제로 급하지 않은데 급하다고 판단하거나, 답을 알면서도 '그건 답이 아니다'라고 외면하기도 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나에 대한 높은 기대감이 있으면서 그렇지 않은 척했다. 높은 기대감에 걸맞은 행동을 하지 못하는 나를 외면하고 싶었기 때문인 거 같았다.
특히 솔직하지 못하다는 것이 큰 문제라고 생각됐다. 스스로에 대한 잘못된 판단으로 경험과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일 것인데 과연 그것이 나에게 제대로 도움이 될까란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그 위에 경험과 지식을 쌓아야 하는데, 나는 나에게 솔직하지 못했기에 제대로 경험하지 못한 것 같다.
더 경험했고 배웠지만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내가 내린 선택이 잘못되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 선택을 하게 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큰 이유 중 하나로 스스로에게 솔직하지 못했기 때문도 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