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상인 Nov 22. 2024

각자 인생엔 사연이 있다

침착함의 비결

행정사 사무소를 운영하면서 크게 하나 배운 게 있다. 바로 어떤 삶이든 내가 보고 있는 것은 그 사람 인생의 단면이지 인생 전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정말 생각하지도 못한 일을 겪은 분들도 많다. 그러다 보면 내가 '세상은 ~~~ 하다'라고 생각한 일이 부끄러워진다. 이런 과정을 겪으며 지난날 누군가의 삶을 쉽게 평가해 왔던 나의 모습이 떠올라 얼굴이 화끈하기도 했다. 세상을 다 안다는 오만한 태도가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런 감정도 내가 직접 경험한 것이 아니므로 그저 '앞으로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안 되겠다' 정도였는데, 조금 오래전 내가 이런 평가를 당하는 입장에 선 적이 있었다. 그것도 조금 오래 알았다고 생각한 사람한테 말이다.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고 지금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당시엔 그냥 웃으며 넘어가고 싶었지만 마음 한 편엔 '뭘 안다고 이렇게 쉽게 말하지?'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직접 경험해 보니 느낌이 달랐다. '어떤 사람의 인생이든 쉽게 말하면 안 되겠다'란 생각이 바로 들었다. 상대방을 생각해서 하는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 사회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굳이 그런 말을 꺼내지 않는 게 서로에게 좋지 않을까 한다. 상대방의 사정을 다 알지도 못할뿐더러 그 사람의 인생을 책임져줄 것도 아니니 말이다. 


그리고 이런 경험을 통해 지금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게 있더라도 굳이 비관적으로 지낼 필요가 없다는 것도 알게 됐다. 인생은 사진처럼 한 장면이 고정되어 있는 게 아니라 영상처럼 특정 시점의 모습들이 연속되는 것임을 느꼈기 때문이다. 걱정할 만한 일이라고 해도 기다리고 참아내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조금은 하게 됐다. 상황이 어렵더라도 침착한 태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삶이 계속 이어진다는 걸 아는 것에서 오는 게 아닐까 한다. 

작가의 이전글 스스로에게 솔직해야 하는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