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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열 번째 책은 에세이

by 하상인

언제든 출간을 위해 원고를 완성하는 건 기쁘고 보람차다. 그 책이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그 결과물은 그간 성실히 썼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상 기쁘고 보람찬데 이번엔 특히 더 기분이 좋다. 사실 따로 에세이를 쓰고 싶다는 생각은 많이 했지만, 자신이 없었고 어떤 내용을 글로 쓸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기에 시작조차 못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브런치를 통해 조금씩 쓰자고 계획했고 그렇게 쓴 글이 모여 책이 될 수 있었다. 물론 교정도 하고 다시 읽어보면서 변화가 있을 수 있겠지만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에 나올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번 에세이는 있는 그대로의 나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있고, 앞으로도 계속 쓸 수 있을까란 생각 그리고 자기계발서의 내용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내가 나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였기에 그 내용조차도 나에 관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난 항상 부족하고 있는 그대로 살면 비참한 현실을 마주하게 될 것 같은 두려움에 잠을 자기 전엔 걱정으로 시간을 보냈고, 일어나서는 어떤 것에도 자신이 없어 누군가 그 길을 알려줬으면 하는 마음을 갖기도 했다. 그래서 내 브런치에는 이렇게 해보자, 이런 건 어떨까란 글이 많다. 자기계발 강사의 글인가 싶은 느낌도 받을 만큼 스스로 발을 내딛기 위한 위안이 필요했다.


당장 답이 보이지 않으니 가만히 있어도 괜찮다가 아니라, 답을 찾지 못하고 계속 시도하는 것도 괜찮다는 말을 스스로 듣고 싶었다. 그래서 그런 글들을 스스로를 위해 많이 썼다.


이번 에세이의 제목은 아직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그간 썼던 글의 제목 중 하나로 정했다. 원고를 정리하며 제목만으로도 감정이 동요되는 기분이 드는 것으로 골랐다. 그런 점에서 이번 에세이는 지극히 나를 위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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