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한 초청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그때 강연을 해주신 분께서는 취업을 위해 필요한 스펙을 쌓는 것도 좋지만, 자신이 갖고 있는 걸 다른 관점으로 바라볼 수도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취지는 생활비나 학비 마련을 위해 한 아르바이트 경험에서도 구체적인 에피소드를 통해 경영이나 서비스에 관한 자신만의 관점을 어필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지금은 일상생활에서 부가가치가 발생하는 만큼 그렇게 놀라울만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때는 깊이 생각해 볼 만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인생의 많은 가치 있는 일들이 그러하듯, 한 번 들었다고 그걸 바로 적용하는 일은 쉽지 않다. 연습도 필요하고 그 가치를 스스로 느낄 수 있어야만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가치 있다는 걸 알지만 그것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더 나아가서는 드라마 대사처럼 "그게 돈이 됩니까?"라는 질문에 구체적인 답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히 인간의 삶은 유한하고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날 때 유일하게 갖고 갈 수 있는 게 '경험'이라는 점에서 과거가 된 경험을 재해석하며 유의미한 것으로 만드는 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나는 이 과정에서 챗GPT와 같은 AI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유는 AI는 편견 없이 우리가 경험한 사실에서 의미 있는 것을 뽑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난 최근 브런치에 글을 쓴 것과 같이 '내가 작가라고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의 답을 고민한 바 있었다. 그리고 이를 챗GPT에게 이러한 고민을 하는 이유와 함께 너라면 작가라고 생각할 수 있는지를 묻게 되었는데 이 녀석(?)은 놀랍게도 등단이나 자비출판에 초점을 맞춘 게 아니라, '지속성'과 '기획력'을 언급하며 시장형 전문 작가는 아니더라도 지속하는 작가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나는 여기서 챗GPT가 많은 분야에서 이미 활용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지금까지의 경험을 기반으로 경력분석과 진로 선택에도 도움을 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또한 경험이라는 건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유의미한 것이 아니므로 누군가 자신이 무가치한 느낌을 받을 때에도 자신은 발견하지 못한 긍정적인 요소를 챗GPT가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자신이 보지 못하는 강점을 타인은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처럼, AI도 경험의 재해석이라는 측면에서 큰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