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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생각하는 건 어쩌면 불가능한 것 인지도

by 하상인

나는 브런치를 통해 삶을 바꾸는 5분이라는 이름으로 책, 강연 그리고 영화를 이용해 자기계발정보를 제공하는 글을 쓴 일이 있다.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도 들을 수 있도록 준비했고 이런 콘텐츠의 목적은 하루에 5분을 투자해 하루를 시작하는데 좋은 에너지를 주자는 것이었다. 당시 나는 자기계발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게 재밌었다. 특히 한 줄 정도로 요약되는 누군가의 성공엔 그 사람이 한 노력, 어려움 등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기에 이를 설명하는 과정 자체가 즐거웠다.


그런데 이런 글을 쓰다 보니 어느 순간 내게 이런 질문을 하게 됐다.

"진짜 그렇게 생각하는지?"

구체적으로는 이 생각이 정말 너도 그렇게 느끼고 깨달았기에 그렇게 생각하는 것인지를 묻는 말이었다. 자기계발정보의 특성상 좋은 의미를 갖고 있는 게 대부분이지 그렇지 않다고 할 순 없었다. 예를 들어, "자신의 한계를 정하지 말라."라는 말은 스스로 '난 여기까지 밖에 안 되겠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겐 '그래 할 수 있어'라는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런데 이 말을 누군가는 지금 하는 일이 단순히 하기 싫어서 '그래 난 다른 일도 할 수 있어'라며 특별한 계획도 없이 '난 나를 믿으니까'라며 퇴사 후 길을 탐색한다면 생각보다 큰 난관에 부딪힐 수도 있다.


이처럼 깊이 생각해보지 않으면 대부분 좋은 의미를 담고 있는 게 자기계발정보이다 보니 나는 나도 모르게

읽거나 본 그 내용이 마치 내 생각인 것처럼 여기고 의심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다 글로 계속 풀어쓰면서

'이런 생각을 하는데 왜 행동은 다르지?'라는 의문이 들었고 진정으로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거나 실제 행동으로 옮기면서 배우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됐다.


자기계발에 관한 글을 쓰면서 그간 말로 떠들었던 내용을 처음으로 스스로 생각했던 것 같다. 게다가 나는 이 경험을 통해 완벽히 스스로 생각하는 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는 결론을 내렸다. 어떤 생각이든 깨닫지 못하는 누군가의 아이디어가 들어가 있기 마련이고, 그건 결국 완벽한 내 생각이 아니라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생각해 봐도 스스로 생각한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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