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더 읽는다는 것, 나를 이기는 가장 사소한 방법

첫 에세이를 완성하며

by 하상인

나는 행정사이자 작가이다. 두 직업 모두 글을 쓴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 나는 다행스럽게도(?) 글을 잘 쓴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잘 썼다는 느낌이 들 때면 더욱 조심하게 된다. 잘 썼다는 건 여러 조건이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짧은 시간 내', '바쁜 와중에도' 등이 있다. 잘 썼다고 느끼는 건 너무 주관적인 것이라 결국 좋은 글이 되기 위해서는 한 번 더 읽어보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부끄럽게도 나는 책으로 쓴 글이나 혹은 행정심판위원회에 제출해야 하는 서류와 같이 책임이 확실한 글에는 이런 태도를 견지하고 있지만 브런치와 같이 다소 책임이 덜한 영역에서는 한 번 더가 어렵다.


이번에 나는 <마음이 넓지 않은 사람이 불안을 대하는 방법>이라는 첫 에세이를 썼다. 이번 달 말이면 인쇄소를 거쳐 서점에 보내질 것 같다. 그런 이 글의 시작과 대부분은 '브런치'와 함께 했다. 때문에 난 브런치의 글을 자연스럽게 다시 볼 수밖에 없었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오탈자와 함께 의도를 알아차리기 힘든 문장들을 몇 개씩 발견하였다. 구독자가 적고 보는 사람이 얼마 없다는 것에 감사(?)한 순간이었다. 물론, 책에는 그런 부분은 없을 것이다.(없어야만 한다!) 열심히 수정하고 정리했기 때문이다.


예전에 한 작가의 소설에 대한 리뷰를 남겨달라는 요청을 받아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남겼던 적이 있다. 그때 그 소설은 사실 내 취향은 아니었는데, 상을 받은 작품이라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좀 있었다. 그리고 그걸 보면서 역시 좋은 글은 디테일에 강점이 있음을 느꼈다. 그래서 그때도 얼마나 많은 퇴고를 했을지 그 노력이 보인다는 식의 리뷰를 남겼던 기억이 난다.


아무리 좋은 소재가 있고, 아무리 훌륭한 논리를 편다고 하더라도 그 글의 전개에 있어 사소하다고 할 수 있지만 오탈자나 문맥에 맞지 않는 표현 등이 담겨 있다면 전체적인 이미지가 낮아지는 느낌이 있다. 때문에 한 번 더 읽어보겠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평범을 넘어 '좋은'으로 넘어가는데 필수적인 단계인지도 모른다.


이런 건 글이 아니더라도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느꼈으리라 생각된다. 이쯤이면 충분하다는 지점에서 '한 번 더'는 단순히 한 번 더 해보겠다는 의미가 아니란 심리적 승리인 동시에 한 번을 넘어 두 번 이상의 반복을 하게 하는 계기가 되어 압도적인 실력을 갖추는 태도의 시작이 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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