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는 보상이 중요하다. 보상이 없는 일을 무의미하게 반복하며 그 동기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나에게 블로그 운영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었다. '하상인'이라는 사람의 정체성을 대신하는 소개서였고, 내가 운영하는 사무소와 그간 출간한 작품들을 한눈에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홍보 플랫폼이었다. 무엇보다 네이버 검색을 통해 유입되는 절박한 이들의 고민이 실제 수임으로 연결되었기에, 블로그에 글을 쓰는 행위는 그 자체로 보상이 큰 작업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 보상의 토대가 점차 희미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징후는 방문자 수의 급감에서 시작되었다. 방문자 수는 보상의 지표이자, 당장 수입으로 직결되지 않더라도 잠재적인 연결 가능성을 시각적으로 증명하는 핵심 요소다. 하지만 지금의 생태계는 근본적으로 변했다. AI가 순식간에 글을 쏟아내는 시대가 되면서 발행량은 폭증했고, 네이버는 검색 로직을 뒤흔들 수밖에 없었다. 나 같은 문과 출신 직업인조차 AI의 생리를 체감할 정도라면, 플랫폼을 운영하는 전문가들의 시선에서 네이버 블로그의 미래는 이미 소멸의 궤도에 진입했을지도 모른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전처럼 블로그 운영에 열정을 쏟는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나 스스로조차 답을 찾지 못해 AI에게 생존 전략을 묻고 있는 마당에, 과연 누가 블로그에서 정답을 찾으려 하겠는가. 이제는 AI에게 묻는 것이 훨씬 빠르고 효율적인 시대가 되었다.
결국 오랜 시간 공들여온 블로그를 점차 놓아주는 이 과정의 끝에는, 역설적으로 그 플랫폼을 가장 애호했던 사람조차 AI의 효율성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비정한 경험이 자리하고 있다. 영원한 것은 없다지만, 굳이 이런 글을 써 내려가는 건 그만큼 내 미련이 깊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AI가 누군가를 해하거나 이롭게 하기 위해 태어난 존재는 아니겠지만,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나는 여전히 좋지 않은 머리를 굴리며 '생존'을 고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