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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배운다'는 말로 도망쳤다

by 하상인


안녕하세요, 삶을 바꾸는 5분 하상인 작가입니다.


사람은 평생 배워야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말이 크게 잘못됐다며 반박하거나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별로 없습니다. 저 역시 배우는 건 중요하다고 믿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여러 분야의 자격증도 취득하고 경험을 쌓는 게 좋다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배움에 앞서 왜 배우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다면 하나의 도피처로서 제대로 된 인생을 살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걸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김승호 회장의 저서 “생각의 비밀”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사람은 평생 공부해야 한다는 말도 가장 오해가 많은 말 가운데 하나다. 사람들은 배움에 대해 관대하다. 배우는 것은 아름다운 덕목 중 하나라고 굳게 믿는 탓이다. 그러나 사실 학자로서 학문을 할 생각이 아니라면 배움질은 그만두어야 한다.(중략)


배움은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 결과 없이 평생 이어지는 강좌나 찾아다니고 자격증이나 수집하는 것, 즉 배움이 삶에서의 목표가 된 사람은 스스로 혼자 무엇인가를 이루거나 남을 이끌 수 없다. 배움은 스스로 독립적으로 생각하고 결과를 만들기 위함이어야 가치를 발휘한다.(중략)


공부라고 해서 누구에게나 언제나 좋은 것은 아니다. 공부라는 핑계로 팔랑귀를 가진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는 일은 그만두기 바란다.”


결과 없는 배움은 아무런 의미가 없고 인생을 낭비하게 할 뿐이라는 것입니다. 특히 김승호 회장은 생각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자주 언급했었기에 목적도 없고 결과도 내지 못하는 배움은 대부분 다른 사람의 생각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과 크데 다르지 않다는 의미로 위와 같은 표현을 한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친구에게 들었거나 뉴스를 통해 혹해서 ‘나도 한 번 해볼까?’라는 생각으로 책과 강의를 사뒀다가 한 번도 제대로 보지 않고 그대로 보관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런 경험을 떠올려보면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명확한 목표가 없을 때 공부를 핑계로 제대로 하지 않을 배움을 시작했다는 걸 알게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런 일들이 몇 차례나 더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배우는 것에 투자하는 건 나중에 더 큰 가치가 되어 돌아온다는 믿음이 있죠. 하지만 저는 투자 대상을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하는 투자는 도박이라는 걸 모르고 있었습니다.


‘배우는 건 좋으니까 지금 내가 하는 생각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일단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진짜 방황하며 고민해야 할 부분인 ‘원하는 일’, ‘왜 하는지’에 대해선 철저히 외면했던 것입니다. 그러니 중도 포기하거나 끝까지 하더라도 결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일이 생기게 됐습니다.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사법연수원장상을 수상하였으며 군법무관으로 14년 동안 근무한 이력이 있는 이지훈 변호사는 자신의 저서 “공부, 이래도 안되면 포기하세요”를 통해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답을 하지도 못하면서 시도하는 일은 인생 낭비가 될 수 있음을 지적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여러분,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이 공부를 내가 왜 하지?’라는 질문에 대한 깊은 고민과 성찰을 해야 합니다. 왜? 동기부여가 충분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장기전은 섣불리 뛰어들면 인생의 큰 부분, 많은 시간을 허비할 뿐만 아니라 심신이 피폐해져서 재기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중략) 시험이란 명확하고 뚜렷한 목표 의식이 없으면 버텨내기 어렵습니다.”


“저는 가끔 ‘만일 공부를 하지 않고 그 에너지를 다른 것에 쏟아 부었다면 아마 지금보다 더 윤택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여러분들도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십시오. 공부 안 해도 됩니다. 공부는 다른 거 할 것 없는 사람들이 하는 겁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김승호 회장과 이지훈 변호사의 말을 종합해 보면, 실제로 배움이 의미가 있으려면 자신이 인생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위해 배울 때만이 의미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분명히 자신이 원했다고 생각했지만 배움의 과정에서 어떤 의욕도 느낄 수 없고, 원하는 걸 진지하게 탐색조차 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면 공부를 할 때가 아니라 자신에게 이지훈 변호사가 말했듯, “이 공부를 내가 왜 하지?”라는 질문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봐야 할 때인 것입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 서적

생각의 비밀 – 김승호 지음

공부, 이래도 안되면 포기하세요 – 이지훈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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