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서 배우는 일 잘하는 방법
에르난 코르테스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그는 불과 600여명의 스페인 병력으로 수 십 만에 달하는 아즈텍 제국 부대를 격파하고 제국 전체를 정복한 사람이다.
현대의 많은 사람들은 그를 잔인한 학살자, 제국주의자로 묘사하기도 한다. 이 말은 사실 절반만 맞는 말이다. 아즈텍 제국은 주변 부족들을 끊임 없이 공격하고 사람들을 납치하여 산 채로 사람의 심장을 꺼내 신에게 바치는 인신공양을 행하던 국가였다. 주변 민족들이 코르테스에게 그토록 충성하고 열광했던 것도 아즈텍 제국의 잔인함 때문에 한이 골수에 맺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코르테스는 그 누가 봐도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중앙 아메리카 최강국인 아즈텍 제국을 불과 몇 백명 만으로 정복했다는 사실이다. 그의 선함과 악함을 따지기 이전에 무엇이 그런 성공을 가능케 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코르테스의 성공 비결을 통해 회사에서 일 하는데 있어 많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이지만 그의 정치력이나 주변 부족들의 환심을 얻는 모습에서 인간관계를 어떻게 맺는 것이 좋은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시 최강국이었던 아즈텍 제국이 왜 한 번에 몰락할 수 밖에 없었는지도 같이 알아보고자 한다. 잘못된 리더십이 국가를 어떻게 멸망으로 이끄는지 알 수 있기 떄문이다.
코르테스는 스페인 사람으로 당시는 신대륙 탐험 열풍이 불던 시기였다. 신대륙에는 금. 은, 보화가 넘쳐난다는 소식이 파다하게 퍼졌다. 온갖 사람들이 신대륙으로 달려갔다. 코르테스도 그 중 하나였다.
그는 정식으로 교육을 받은 적이 없던 사람이다. 그럼에도 스스로 법학, 라틴어 등을 공부하여 상당한 지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는 처세술에 능하였다. 사람들을 선동하고 마음을 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쿠바로 갔다. 그곳에서 벨라스케스 총독의 부하가 되어 원정대를 이끌고 지금의 멕시코 지역을 탐험하게 되었다. 그의 권한은 원주민들과 물건을 거래하는 것에 한정되었다. 당시 그가 통솔하고 있는 병력은 고작 600여명의 스페인 군인들과 300명의 원주민 부대, 12필의 말, 10개의 대포였다.
그는 이 때 중대 결심을 한다. 이 병력으로 주변 민족들을 정복하고자 했다. 상관인 총독 벨라스케스 허락도 없이 멋대로 부대를 움직이는 것은 명백한 항명이었다. 그러나 그는 굴하지 않았다. 사실 그는 황금에 심취해 있었다. 이 지역에서 나는 황금을 얻어 일부를 스페인 본국에도 바치면 자기 죄는 없어지리라는 확신을 했던 것이다.
그렇게 그는 항명을 한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이다. 큰 성과를 내지 못하면 항명죄로 꼼짝없이 처벌 받을 판이었다. 실제로 그가 항명했다는 소식을 들은 총독 벨라스케스는 토벌군을 이끌고 그를 잡으러 쫓아오게 되었다. 코르테스는 이제 원주민과도 싸워야 하고 스페인 토벌군과도 싸워야 하는 처지였다.
사실 그는 지극히 계산적이고 돈에 눈이 먼 야비한 사람이었다. 성공에 눈이 멀어 있었고, 자기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어떤 비열한 짓도 마다하지 않았다.
주변 원주민들을 하나씩 정복해가며 그는 세력을 확장해나갔다. 아직 돌팔매와 활, 청동기 무기에 의존하는 원주민들은 총과 대포, 강철 검으로 무장한 스페인 기사들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생전 처음 보는 말도 무시무시했고, 말을 타고 돌진하는 기병은 공포 그 자체였다.
그는 당근과 채찍을 병행하며 전투를 최소화하고 이들을 회유했다. 병력이 부족했던 코르테스는 최대한 병력 손실을 줄여야만 했다. 이 때 그는 엄청난 귀인 하나를 만나게 된다. 그녀의 이름은 말린체로 그 지역 출신 원주민 여성이었다. 그녀는 타바스코 원주민이 코르테스에게 공물로 바친 20명의 노예 중 한 명이었다. 얼굴이 예쁘고 총명했던 그녀는 코르테스의 눈에 띄게 된다. 그녀는 엄청난 무기가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엄청난 언어 습득 능력이었다.
그녀는 그 지역 원주민들 공용어인 마야어에 능통했다. 그 뿐만 아니라 불과 몇 달 만에 스페인 사람들과 프리토킹이 가능할 정도로 스페인어에도 능통하게 되었다. 이후 그녀는 코르테스의 책사 및 통역관이 되어 아즈텍 제국 정복에 크게 기여하게 되었다. 그녀는 당시 각 부족이 보유한 자원들, 힘의 크기, 이해관계에 대해 해박했다. 이 정보에 따라 코르테스는 전략을 수립하였다.
아무리 스페인 군이 무기가 우수하고, 군사들이 잘 훈련되어 있다고 해도 수 많은 원주민들과 정면 대결은 승산 없는 일이었다. 말린체를 통해 이 지역 원주민들의 비참한 삶에 대해 알게 되었다.
이 지역의 맹주는 아즈텍 제국이었다. 그들은 '꽃의 전쟁' 이라고 하여 툭하면 인근 부족들을 공격했고, 수 많은 사람들을 납치해 갔다. 납치된 사람들은 높은 피라미드식 제단 위에서 아즈텍 사제들에 의해 산 채로 심장에 꺼내져 고통스럽게 죽어갔다. 가족, 친척들 중에 그렇게 죽지 않은 사람이 없는 경우가 드물 정도로 그 피해 규모는 엄청났다. 이들은 아즈텍 제국이라면 치를 떨고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그렇게 이를 갈면서도 이들은 단 한 번도 서로 힘을 합쳐 아즈텍 제국을 같이 공격하려는 동맹 시도가 없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주변 지역이 깊은 정글이라 부족 간 교류가 어려웠고, 서로 적대적인 부족들이 많았던 데다가 아즈텍 제국이 각 지역에 첩자들을 심어놓고 끊임없이 감시했기 때문이다. 즉 구심점 역할을 하는 인물이 없었고, 지리멸렬한 상태였다.
이 때 코르테스에게 적극 협조하는 부족이 등장한다. '틀락스칼텍' 부족이었다. 이들은 인근 부족을 중에 규모가 컸고, 병력도 잘 훈련된 나름 강한 부족이었다. 물론 처음부터 이들이 협조적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초기에는 코르테스 부대를 습격하여 피해를 안겨 주기도 하였다. 그러나 스페인 군이 얼마나 막강한지 곧 알아차리게 되었고, 이들은 실리를 택하게 된다. 스페인을 이용하여 아즈텍 제국을 무너뜨리고 이 지역의 이권을 차지하고 싶어했다. 그렇게 틀락스칼텍 부족은 코르테스의 든든한 후원자가 된다.
코르테스는 정치적인 역량이 매우 뛰어났다. 주변 부족 부족장들을 모두 한 곳에 모이게 하여 서로 협조의 맹세를 하도록 했다. 만일 한 부족이 아즈텍 제국에 공격당하면 스페인 군과 다른 부족들 연합부대가 힘을 합쳐 즉시 그 지역으로 구원군을 보내도록 약속한 것이다. 이는 일찍이 없었던 것으로 그 이후 아즈텍 제국은 쉽게 전투를 벌이지 못했다. 부족 간에 갈등이 발생하면 코르테스가 직접 중재하여 화해를 이끌기도 하였다. 마치 중국 춘추전국시대 때 진나라에 맞서 합종연횡이 이루어졌던 것처럼 나토식 집단 방위체제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코르테스의 정치력에 기인한 것이었다.
당연히 그 지역 맹주였던 아즈텍 제국이 스페인 군의 움직임과 주변 부족들의 연합을 모를리가 없었다. 각 지역에 퍼져있는 첩자들을 통해 수시로 정보를 듣고 있었다.
당시 아즈텍 제국의 힘은 막강했다. 사람들은 그들이 바퀴도 쓸 줄 모르고, 철기 문명도 없었고 말도 처음 접해서 무서워 도망가기 바빴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아니다. 그들은 철기에 버금가는 튼튼한 청동무기를 갖고 있었고, 산악 지대인 아즈텍 제국 특성 상 바퀴의 쓸모가 적어 안 썼던 것이지, 바퀴의 원리를 몰랐던 것은 아니었다. 기병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애초에 코르테스의 기병 규모는 말 12필이 전부였다. 그리고 그들은 곧 거마책이라는 담장을 쌓고 기병대 습격에 대비하게 되었다.
당시 아즈텍 제국의 황제는 '몬테주마 2세' 였다. 그는 코르테스 부대가 점점 아즈텍 제국을 향해 다가오고 있다는 정보를 접했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이상한 동물을 타고 다니고 갑옷으로 무장한 특이하게 생긴 사람에 대한 정보를 듣고 공포를 느끼게 되었다. 그렇게 아즈텍 제국과 코르테스는 점점 그 거리가 가까워졌다.
아즈텍 제국으로 가는 도중, 아즈텍 동맹 부족이었던 촐룰라라는 곳을 들리게 되었다. 보급이 충분하지 않았던 그는 이 지역에서 식량을 보충하고자 했다. 그런데 뭔가 느낌이 이상했다. 아 지역 지도자는 좀처럼 얼굴을 드러내려고 하지 않았다. 그리고 성은 지나칠 정도로 전쟁물자가 한 가득이었고, 숨어있는 군인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같이 이동하는 틀락스칼텍 사람들은 촐룰라 사람들이 기습을 준비하는 것 같다고 귀뜸해주었다. 코르테스에게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자기에게 위협이 된다면 먼저 없애버리는게 상책이라고 생각하였다.
그 즉시 코르테스 일행은 촐룰라 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학살을 감행하였다. 살아있는 사람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다 죽여 없애버렸다. 코르테스의 제국주의적인 학살자의 모습이 유감없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물론 피아식별이 어렵고 늘 배신의 위협을 안고 있던 코르테스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였다는 변명도 가능하기는 하다. 그렇게 촐룰라 학살을 감행한 코르테스는 아즈텍 제국의 수도인 테노치티틀란을 향해 진격하게 되었다.
2편에서는 아즈텍 제국의 황제인 몬테주마 2세를 만난 코르테스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 코르테스가 아즈텍과 어떤 전쟁을 벌이며 이 지역을 장악하게 되는지 이야기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