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난 코르테스는 어떻게 불리한 환경을 극복할 수 있었을까? 그는 아즈텍 군인들하고만 싸운 것이 아니었다. 애초에 쿠바 총독에게 항명을 했기에 스페인으로부터도 지원을 받을 수 없다. 그랬던 그가 아즈텍 제국 정복에 성공한 것에는 몇 가지 비결이 있다.
당시 아즈텍 제국은 인신공양 풍습을 유지하기 위해 주변 부족들을 수시로 공격했다. 포로로 잡은 사람들은 잔인한 방식으로 신에게 제물로 바쳐졌다. 그들은 아즈텍 말만 들어도 치를 떨만큼 원한이 사무쳐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그렇다면 진작에 부족들끼리 연합이 이루어졌을 법한데 그런 시도가 단 한 번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누군가 총대를 메고 나서지 않으면 연합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는 부족들의 이해관계를 직접 조정했다. 그리고 역할을 지정했다.
코르테스라는 구심점 하에서 그들은 하나가 되어 뭉쳤다. 이는 테노치티틀란을 함락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되었다. 회사 역시 구심점이 필요하다. 그래야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 있다. 내가 속한 팀의 리더는 그런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좋은 점, 좋지 않은 점을 통해 배우도록 하자.
코르테스는 이 지역 사정이나 지리에 어두웠다. 그래서 정보를 얻는데 열심을 기울였다. 왜 인신공양을 하는지 확인하고, 테노치티틀란 점령 후 우리는 절대 인신공양을 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선포하며 부족들을 안심시켰다. 그리고 스페인에서 돼지를 대량으로 들여와 고기가 부족한 이 지역에 도움을 주었다.
아즈텍은 중앙집권적 상명하복 체제라는 것을 알고, 숫자가 많은 그들과 싸울 때는 최고 지도자를 집중적으로 노렸다. 최고 지도자가 사라지면 그들은 힘을 못 쓴다는 것을 정보를 통해 알았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들은 그가 빠르게 이 지역 정보를 수집하고 그에 따라 효과적으로 대응했음을 보여준다.
그의 주변에는 유능한 사람들이 많았다. 스페인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던 원주민 여인 말린체, 단순 무식하지만 충성심 하나는 끝내주는 부관 데알바레즈, 끝까지 신의를 지키던 틀락스칼텍 부족이다. 코르테스는 적절하게 보상을 제시할 줄 알았다. 그리고 철저하게 약속을 지켰다. 말린체를 끝까지 챙겼고, 데알바레즈도 훗날 높은 자리에 올랐다. 틀락스칼텍 부족은 이후 아즈텍을 대신하는 지배계층이 되어 스페인의 대리자가 되었다.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는 능력은 그의 주변에 유능한 사람이 모여들게 했다.
상관의 명령을 어겼던 코르테스는 당연히 군법에 따르면 사형이었다. 그리고 그는 천 명 가까운 스페인 정예병을 잃었다. 중죄를 저지른 것이다. 여기서 코르테스는 스페인 국왕 카를로스 1세를 이렇게 설득했다.
"저는 폐하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땅보다 더 넓은 땅을
폐하께 바친 사람입니니다"
이 말에 감복한 카를로스 1세는 그를 사면하고, 이 지역 총독으로 임명하였다. 야비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상대방을 치켜 올려주면서 자기가 얻어낸 것을 같이 강조하는 고도의 자기 주장 능력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표현력은 직장에서 내 성과를 적절한 수위로 어필하는데 참 중요하다.
그는 테노치티틀란에서 큰 실패른 경험했다. 어렵게 장악한 아즈텍의 수도를 내주기 싫어서 버티다가 타이밍을 놓쳤던 것이다. 그리고 스페인 군만 믿고 밀어붙이다가 머릿 수가 부족해지는 바람에 큰 낭패를 보고 말았다.
그는 두 번 실패하지 않았다.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대비하였다. 아즈텍 제국을 증오하던 원주민 부족을 이용해서 병력 수를 늘렸다. 그리고 아즈텍이 중앙 집권체제이고 리더에게 전적으로 순종한다는 점을 이용해서 전투가 벌어지면 반드시 최고 지도자를 집중 공격했다. 이는 그가 실패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음을 잘 보여준다. 우리 역시 직장에서 언제든 실수할 수 있고 좌절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여기서 교훈을 얻어 반복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코르테스를 스페인 제국주의의 첨병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잔혹한 학살자로 기억한다. 사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는 권력과 돈에 눈이 멀어 있었다. 이 두 개를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인신공양을 일삼으며 주변 민족들 수를 적절하게 줄이며 억누르던 아즈텍 제국, 겉으로는 복수를 내세웠지만 사실 스페인 뒤에서 콩고물 떨어지기만을 기대하던 틀락스칼텍 부족, 스페인어를 통역하면서 온갖 확인되지 않은 거짓 정보를 제공하며 실세로 활약했던 말린체 등등 아사리 판이 벌어졌던게 사실이다. 마카아벨리의 표현을 빌리면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 벌어졌던 것이다.
코르테스로부터 배우려고 하는 것은 그의 탐욕이 아니다. 그가 가진 냉철한 판단력, 실패로부터 배우는 지혜, 주변 사람들을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다. 코르테스는 이런 능력이 있었기에 불가능해 보였던 아즈텍 제국을 정복할 수 있었다.
성경에는 '뱀처럼 지혜로우라'는 말이 나온다. 바보 같이 착한게 아니라, 뱀처럼 필요할 때는 지혜롭게 대처하라는 뜻이다. 우리가 직장생활을 할 때는 온갖 일이 다 벌어진다. 내가 잘못한게 없는데도 나를 싫어하는 사람, 모함하는 사람들이 있다. 코르테스의 모습은 힘든 삶을 살아가는 직장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