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서 배우는 일 잘하는 방법
고집을 부리던 코르테스도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것을 직감하고 마침내 테노치티틀란을 탈출하기로 결심한다. 마침 아즈텍 귀족들을 석방하는 대가로 퇴로를 열어주겠다는 약속이 있었기에 그 약속을 믿고 서둘러 빠져나가려고 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아즈텍의 기만술이었다. 테노치티틀란은 호수 속 섬에 세워진 도시였다. 그 섬을 빠져나가기 위해서는 다리를 건너야만 했다. 아즈텍은 코르테스 일행이 다리를 건너게 되면 중간에 다리를 끊고 기습할 계획을 세운다.
코르테스 역시 그런 불안함을 가지고 있었다. 소속 병사들에게 기본적인 무기, 식량 외에는 절대 다른 물건을 가지고 나가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처음부터 코르테스와 함께했던 400명은 그 말을 순순히 따랐다. 기습에 능한 아즈텍 병사들을 많이 겪어봤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중간에 합류한 토벌군 출신들은 황금에 대한 욕심 때문에 몸에다 금을 바리바리 싸들고 나오고 있었다. 무게를 감당 못한 이들은 속도가 느려졌고 대부분 죽음을 면치 못했다.
코르테스가 다리는 중간쯤 건너자 아즈텍 병사들은 호수에서 수많은 보트를 타고 공격하였다. 다리는 이미 끊어져 있었다. 독 안에 든 쥐가 된 것이었다. 그렇게 전투는 시작되었다.
그는 마구 찌르고 베면서 앞으로 뚫고 나갔다. 얼마나 많이 베었던지 아즈텍 병사들 시체가 호수에 쌓이면서 시체 다리가 생겨날 정도였다. 스페인 병사들은 그 시체 다리를 건너 필사적으로 탈출했다. 그들이 정글로 도망간 뒤, 남은 병사들의 수를 세보니 겨우 500명이었다. 1,200명 중 700명을 잃은 것이었다. 게다가 부상당하지 않은 병사들이 하나도 없을 정도였다. 코르테스부터도 머리에 심한 상처를 입었고 손가락은 부러진 상태였다.
이들은 틀락스칼텍 마을 쪽으로 후퇴했다. 식량 부족이 겹쳐 행군 도중에 심한 부상을 입은 100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이제 남은 봉사는 400명뿐이었다.
아즈텍이 당연히 가만히 있었을 리가 없다. 이들은 주변 첩자들을 활용해 그들이 틀락스칼라로 가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빠르게 뒤쫓았다. 마침내 그들은 오툼바 평원이라는 곳에서 맞닥뜨리게 된다. 스페인 병사들은 지치고 다친 병사 400명, 아즈텍은 2만 명이었다. 50대 1의 싸움이었다. 이건 누가 봐도 승패가 결정된 싸움이었다.
이때 코르테스는 결단을 내린다. 지휘관 딱 한 명만 노리기로 한 것이었다. 아즈텍은 리더에게 모든 것이 다 맡겨지는 체제였다. 그 정점에 있는 사람이 없어지는 순간 그들은 우왕좌왕하며 아무것도 못한다는 것을 그는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최고 지휘관 한 명만 노리기로 결심한다. 그 방법 아니면 사실 다른 수가 없었다. 문제는 최고 지휘관 근처에는 호위병들이 득시글거렸다는 사실이다. 그는 빈 틈이 보이는 순간을 기다렸다. 그때 아즈텍 최고 지휘관이 앞으로 이동하는 것이 보였다. 순간 전열이 흐트러지고 있었다.
"지금이 기회다. 출격하라!"
그는 기병 23기를 미리 준비시키고 있었다. 명령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기병 23기는 전속력으로 아즈텍 지휘관에게 달려들었다. 아즈텍 지휘관은 화려한 장식을 하고 주변을 꾸미고 있었다. 그들은 잡초를 베듯이 아즈텍 병사들을 쓰러뜨리고는 지휘관을 향해 창을 던졌다. 창 하나가 그대로 지휘관의 몸을 꿰뚫었다.
아즈텍 병사들은 패닉에 빠졌다. 그들은 지도자에게 절대복종하도록 훈련되었다. 아무리 숫자가 많다고 해도 지휘체계가 사라지자 그들은 오합지졸로 바뀌고 말았다. 걸음아 날 살려라 도망치기 바빴다. 그렇게 썰물처럼 그들은 한순간에 빠져나갔다. 지칠 대로 지친 코르테스 군도 추격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틀락스칼텍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코르테스는 전략을 바꾸었다. 오툼바 전투는 이겼지만 저들은 계속해서 공격을 할게 뻔했다. 코르테스는 테노치티틀란을 버리지 못하고 계속 고집을 부렸던 것을 후회하고 또 후회했다.
실패 요인이 무엇이었을까? 아즈텍 부족을 너무 얕잡아 봤던 게 패인이었다. 저들의 무기는 허술했지만, 전법은 결코 단순하지 않았다. 그리고 처음에는 대포와 총, 말을 무서워했지만 금방 적응했고 대응방법도 마련했다. 저들이 괜히 이 지역의 맹주였던 게 아닌 것이다. 몬테주마 2세만 인질로 잡으면 쉽게 풀리는 게임이라고 봤지만, 그는 이미 신하들과 백성들의 신임을 잃은 지 오래된 사람이었다는 것을 그는 간과했다.
스페인 사람들 힘으로만 아즈텍을 정복하려 했던 것이 가장 큰 패인이었다. 이 지역 지리도 모르고 정보도 모르면서 너무 섣불리 움직였다. 코르테스는 원주민들을 최대한 이용하기로 한다.
아즈텍은 인신 제사를 위해 인근 부족들을 끊임없이 공격하고 사람을 납치해 갔다. 그리고 엄청난 양의 공물을 요구했다. 이런 만행이 200년 간 지속되면서 원주민들의 한은 골수에 사무치게 되었다. 이 점을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가장 먼저 틀락스칼텍 부족에 접근했다. 아즈텍을 멸망시키면 지배층으로 삼기로 하고, 그 지역 관할권을 주기로 했다. 이익의 상당 부분도 약속했다. 다른 부족들에게도 병력 지원 정도에 따라 보상을 약속했다. 비협조적인 부족은 공격하면서 시범케이스로 겁을 주기도 하였다. 마침내 그는 대병력을 이룰 수 있었다. 원주민 부대의 병력은 무려 12만 5000명에 이르렀다. 이제 테노치티틀란으로 다시 들어갈 타이밍만 기다리게 되었다.
코르테스에게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천연두가 아즈텍 제국에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심지어 몬테주마 2세 다음 황제도 천연두로 사망하고 말았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코르테스는 쾌재를 불렀다. "바로 이 때다" 그는 아즈텍 주변부 마을들을 하나씩 점령해 나갔다. 천연두로 지휘체계가 흔들리던 아즈텍은 제대로 된 지원군을 보낼 수 없었다. 아즈텍 제국 영토는 급속도로 줄어들었고, 마침내 테노치티틀란만 남게 되었다.
테노치티틀란을 봉쇄하기로 결심한다. 호수 속 섬에 자리 잡은 이 도시는 외부의 침략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될 수 있었지만, 적군이 마음먹고 봉쇄작전을 쓸 경우 고립된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그는 테노치티틀란과 육지를 잇는 다리를 다 끊어버렸다. 그리고 수많은 배를 동원하여 도시를 봉쇄해 버렸다. 이 봉쇄는 8 개원이나 지속되었다.
도시는 식량이 떨어졌고 식수마저 부족했다. 섬이 위치한 호수는 석회질 물이어서 그냥 마실 수도 없었다. 아즈텍의 저항이 현저히 약해진 것을 눈치챈 코르테스는 마침내 전 군 총공격을 명령한다.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고 아즈텍인들은 사생결단의 자세로 싸웠다. 그러나 이미 천연두로 병력이 급감하고, 먹지 못해 기진맥진한 그들은 10만이 넘는 원주민 부대를 막아낼 재간이 없었다. 원주민 부대 구성원 대부분은 가족들을 인신공양의 희생물로 잃어버린 사람들이었다. 한이 맺힐 대로 맺힌 것이다. 이들은 코르테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눈에 보이는 것은 다 죽이고 때려 부쉈다. 찬란했던 도시는 완전히 폐허가 되어 버렸다. 아즈텍 사람들은 살아있는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로 살육이 진행되고 말았다.
그렇게 코르테스는 꿈에 그리던 아즈텍 제국을 손에 넣게 되었다. 그 누구도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일이 실제가 된 것이었다.
다음 글에서는 코르테스가 절대적으로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승리한 비결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가 선하고 악하고를 떠나서, 그의 성공비결은 직장에서 온갖 적대적인 환경에 둘러싸인 많은 직장인들에게 큰 교훈을 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