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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빠르게 식사를 하지는 않으신가요?

일못러에서 벗어나기

by 보이저

백 과장은 식사 빨리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웬만해서 점심식사를 10분 이상 하는 법이 없다. 그에게 점심 식사란 차가 연료통에 기름 채우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사람들과 대화하며 친목을 다지고 음식을 먹으며 기분을 전환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일 뿐이다.


다른 사람들은 백 과장과의 식사가 영 불편하기만 하다. 다른 사람들과 먹는 속도를 맞추지도 않고, 혼자 말없이 빨리 먹어버리기 때문이다. 먼저 다 먹고 멀뚱멀뚱 앉아서 기다리는 모습이 마치 내가 빨리 먹기만을 바라는 것만 같다. 어떨 때는 바쁘다고 후다닥 먹고 먼저 사라져 버리기도 한다.


그럴 거면 혼자서 빨리 먹으면 되지 뭐 하러 우리랑 같이 먹으려는 거지? 다른 사람들은 백 과장이 이해가 되지를 않는다.



식사를 너무 빨리 하시나요?


유럽의 유명 관광지에 위치한 많은 식당들이 특히 선호하는 국가의 손님들이 있다고 한다. 그건 과연 어느 나라 손님일까? 바로 대한민국 관광객들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빠른 식사 속도 때문이다. 웬만하면 15분 만에 식사가 다 끝난다. 아무리 길어도 30분을 넘기는 경우는 드물다. 반면에 유럽 관광객들은 기본이 1시간이고 2시간 가까이 되는 경우도 많다. 다른 나라 관광객들에 비해 2~3배의 회전율을 보이고 있으니 그만큼 더 선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국인들의 식사 속도가 빠른 것은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 때문이다. 식사자리가 교제의 자리로 활용되는 서구사회와 다른 것도 한몫을 한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빠르게 식사하는 사람들이다. 다른 사람들과 전혀 보조를 맞추지 않고 내 스타일대로만 식사를 한다. 같이 먹으면 체하기 딱 좋은 유형인 것이다.





빠르게 식사하는 이유


이들의 식사 속도가 이처럼 빠른 것은 왜 그런 것일까? 가장 큰 원인은 빨리 먹고 쉬고 싶다는 심리에 있다. 꼭 쉬고 싶다. 너무나 힘들기 때문이다. 점심시간 1시간 때 최대한 쉬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니 마치 들여 마시듯이 음식을 먹게 되는 것이다.


같이 먹는 자리가 불편해서일 수도 있다. 항상 근처에 앉아 늘 부대끼며 살아야 하는 사람들과 식사까지 같이 해야 한다.. 사실 내키지 않을 수도 있다. 조금은 이들과 떨어져 있고 싶은데 우리나라 직장 문화 상 식사는 같이 하는 것을 권장하기 때문이다. 혼자 먹는 것조차 내 마음대로 하기 힘드니 차라리 그 시간을 빨리 끝내버리고 싶은 것이다.





남들과 식사 속도를 맞추지 못하는 것의 문제


너무 빠르게 식사를 해버리면 같이 식사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타이밍을 맞춰서 먹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게 된다. 이러면 다 먹은 게 아닌데도 대충 다 먹고 일어나야 한다. 자칫 체할 수도 있다. 이러면 사람들은 그 사람과 식사하는 게 불편해한다. 식사자리는 편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식사가 일찍 끝났다고 휙 먼저 자리를 떠나는 사람들도 있다. 이건 비매너이다. 물론 급한 일이 있어야 그런 것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같이 먹는 사람 페이스는 싹 무시하고 사라지는 것은 곤란하다.




마무리하며


식사 시간은 즐거운 시간이 되어야 한다. 차에 그저 연료 넣는 시간이 아닌 것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기분을 전환하고 사람들과 사적인 이야기도 나누며 잠시 일에서 벗어나는 시간이다.


혼자서 빨리 먹는 것이라면 모를까, 여럿이서 같이 먹는데 혼자 후다닥 빨리 먹는다면 그건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이다. 늦게 먹는 사람이 있다면 속도를 맞춰주자. 그래봐야 한 5분 더 걸린다. 그렇게 내 이미지를 좋게 만들 수 있고 같이 식사하기 편한 사람이 될 수 있다. 별 것 아닌 식사자리지만 여기에도 에티켓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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