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앞의 이익만 보는 사람 (명나라 이자성의 난 2편)

역사에서 배우는 일 잘하는 방법

by 보이저

앞선 글에서는 눈 앞의 자기 이익만 생각했다가 나라가 통채로 외적에게 넘어가버린 상황을 알아보았다. 명나라의 부조리에 분노해서 명나라를 대상으로 반란을 일으켰다가 더 가혹한 외적을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 청나라는 조금이라도 불만의 기미가 보이면 절대 살려두지 않았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눈 앞의 이익에만 집착하다가 큰 손실을 보는 '소탐대실'의 상황을 자주 볼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최근 통신사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개인 정보 유출사고이다.




개인 정보 유출사고가 자꾸 발생하는 이유


통신 3사에서는 잊을 만하면 개인정보가 무더기로 유출되는 보안 사고가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통신사에서 근무하고 있기에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이 사건을 지켜본 결과는 전형적인 소탐대실형 사고라는 점이다.


2025년의 경우 두 건이나 개인 정보 유출사고가 발생하였다. SKT의 경우 누군가 SK텔레콤의 여러 서버 시스템에 침입해 악성코드를 설치한 후 수많은 고객들의 정보를 유출하였다. 지난 8월 말에 발생한 KT 소액결제 사고는 불법 소형 기지국을 통해 고객들의 정보가 유출되었고, 무단으로 소액결제가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왜 이런 보안사고가 근절되지 않고 계속 벌어지게 되는 것일까?


통신 업계에서 네트워크 보안은 애물단지이다. 돈과 인력은 한도 끝도 없이 잡아 먹지만 잘해야 본전이고 투자한 만큼의 성과가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는 인식이 강하다. 통신회사 CEO들은 그룹에서 임명한 월급쟁이 사장들이다. 단기간 내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않으면 언제든 자리를 내놓을 각오를 해야 한다. 그러니 돈과 시간, 인력만 잡아 먹고 성과는 보이지도 않는 개인정보 보호에는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이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AI나 로봇 등 광팔기 좋은 분야에만 집중한다. 이러다 보니 신상품 몇 개 더 팔려다가 통신의 기본 중의 기본인 개인정보 보호가 자꾸 뚫리게 되는 것이다.


사실 이것 말고도 눈 앞의 이익만 챙기다가 큰 일이 터지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기업에서 원가 절감 하겠다고 이면지 사용을 권장했다가 회사 기밀 정보가 새어 나가기도 하고, 해양 플랜트 같은 신사업에 올인하다가 정작 주력 사업인 일반 상선에서 잦은 하자가 발생하여 고객 신뢰를 잃어버리기도 한다.



눈 앞의 이익만 자꾸 추구하는 이유


그렇다면 직장에서 자꾸 멀리 보지 못하고 눈 앞의 이익만 추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원인들을 종합하여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1. 단기 성과의 압박

대부분의 기업은 분기별, 반기별, 혹은 연간 단위로 성과를 평가한다. 짧은 기간 안에 가시적인 결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이 강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보다는 즉각적인 이익을 가져오는 활동에 집중하게 된다. 단기 성과만 가지고 보너스나 승진이 이루어지는 경우 더욱 이런 경향성은 높아지게 된다.




2. 불확실성 회피

비즈니스 환경이 급변하거나 불확실성이 높을 때, 장기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는 것은 위험하게 느껴질 수 있다. 차라리 지금 당장 확실하게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선택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느껴지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험 회피적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1/6의 확률로 돈을 잃을 확률보다는, 차라리 1/6의 확률로 같은 금액의 돈을 얻을 확률을 더 선호하게 된다.




3. 심리적 요인

인간은 본능적으로 '인지적 편향(Cognitive Bias)'을 가지고 있다. 미래의 큰 보상보다 지금 당장 눈앞의 작은 보상을 더 가치 있게 여기게 된다. 미래의 이익은 추상적이고 불확실하지만, 현재의 이익은 구체적이고 즉각적으로 체감되기 때문이다. 특히 업무량이 많거나 마감 기한이 촉박한 경우, 급한 불부터 끄기 위해 단기 성과에만 매달리게 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각할 여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4. 문화적 요인

부서 간, 동료 간 경쟁이 지나치게 강조되는 문화에서는, 자신의 능력과 성과를 빠르게 입증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커진다. 이 경우, 남들보다 더 빨리, 더 가시적인 결과를 내기 위해 단기적인 이익에만 초점을 맞추게 된다. 또힌 조직이 장기적인 비전이나 목표를 제시하지 못하는 경우, 직원들은 자연스레 '오늘 할 일'에만 집중하게 된다.




바람직한 해결 방안


소탐대실하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은 결국 성과를 빨리 보여줘야 한다는 조급함에 있다. 긴 안목을 갖고 일을 하지 않고 보여주기식으로 빨리 하려고만 하는 것이다. 1990년대 우리는 수많은 대형 사고들을 경험하였다. 구포역 무궁화호 탈선, 성수대교 붕괴, 서해훼리호 침몰, 삼풍 백화점 붕괴로 수많은 인명이 희생된 바 있다. 이 사고들의 내면에는 안전 불감증이 있다. 돈도 안되고 눈에도 잘 띄지 읺는 안전은 도외시되고 그저 눈에 보이는 성과에만 집착한 결과 이런 비극이 닥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개인 차원에서 바람직한 방향을 알아보고자 한다.




1. 앞으로의 내 모습 상상해보기


이건 정말 중요하다. 내가 원하는 3년 뒤, 5년 뒤, 10년 뒤의 모습은 무엇인가? 회사에서 임원이 되어 직접 조직을 진두지휘하는 것인가? 내 사업체를 운영하며 내가 주도가 되어 한 조직을 이끌것인가? 프리랜서 강사, 작가가 되어 인간관계에 구애받지 않고 내 전문성을 발휘할 것인가?


여기까지 방향이 정해졌다면 더 구체적인 모습을 그려보자.



[회사에서 임원이 되는 것]

- 나는 몇 년 뒤에 임원이 될 것 같은가?

- 내가 임원이 되면 어떤 신상품을 출시하고 싶은가?

- 수많은 대리점들은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작가가 되는 것]

- 회사를 다니면서 글을 쓸 것인가?

- 그게 과연 가능할 것인가?

- 내가 쓰고 싶은 글은 무엇인가? 다른 글과 비교해서 차별화 포인트가 있는가?



[전문 강사가 되는 것]

- 내가 생각하는 강의는 어떤 주제인가?

- 그 주제는 과연 경쟁력이 있을까? 뻔한 소리만 하다가 끝나는 것은 아닐까?

- 뻔한 이야기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고민을 하면서 뼈대에 살을 붙여 나가보자.




2. 일정 시간은 미래를 위해 투자하기


방향이 정해지고 구체적인 계획까지 나왔다면 이제 하루 중의 일정한 시간은 미래를 위한 일에 반드시 투자하자. 이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1) 미래에 내 사업을 운영하고 싶다면 관련 자료를 찾아보며 휴일에는 비슷한 사업을 하는 가게들을 찾아보며 상권도 분석하고 경쟁력도 확인해보자.


2) 을 쓰고 싶다면 도서관에서 비슷한 주제로 쓴 책들을 보며 주로 어떤 관점에서 썼는지 확인해보고, 차별화 포인트를 찾아보자.


3) 강의를 생각하고 있다면 대한민국에서 강의 잘하는 명강사들 강의를 들어보면서 이 사람들은 시작과 끝을 어떻게 하고, 청중과 교감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찾아보자. 내가 생각하는 분야의 수많은 영상들, 책들을 찾아보며 나만의 생각이 담긴 컨텐츠를 만들어보자. 그게 조금씩 쌓이면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것이다.




3. 도덕이나 윤리를 잊지 말자


지금까지 이십년 간 우정을 쌓았던 사람들도 눈 앞의 이익 때문에 틀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처음에는 밥도 굶어가며 힘들게 연습생 생활을 버텨가던 가수들이 인기를 얻게 되면, 수익 배분 문제, 누가 더 주목을 받는지 문제로 갈등을 겪다 해체하게 되는 일도 참 많이 볼 수 있다. 이 때 하나같이 후회한다고 한다. 솔로로 활동하면 더 주목받게 되고 돈도 더 많이 벌게 될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한다. 팬들은 그 그룹 자체를 좋아하는 것이지, 파편화된 각각의 멤버들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항상 눈 앞의 이익보다는 도덕이나 윤리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내가 이렇게 하는 것이 상도덕에 어긋나지는 않는 것인지, 회사 규칙에 반하는 것은 않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이 일로 인해 사람들의 인심을 잃게 되는 것은 아닌지 늘 고민해야 한다. 한 번 보고 말 사람들이 아니라 계속 관계를 맺으면서 평판을 쌓아나가야 할 사람들이라면 더더욱 도덕이나 윤리를 신경써야 한다. 당장의 이익은 얻을 수 있겠지만 이게 두고두고 큰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무리하며


사람은 누구나 일단 눈 앞에 큰 이익이 있으면 혹하게 된다. 당장 이 땅이 개발제한구역에서 곧 해제된다는 소문이 귀에 들어오게 되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 땅을 사려고 할 것이다. 10배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는데 누가 솔깃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몇 년 전에 LH사태가 터진 것이다. LH 내에서만 암암리에 공유되는 정보를 가지고 직원들이 친인척, 지인들까지 다 동원해서 재산 불리기에 나섰던 것이다. 그 때 많은 직원들이 조사 끝에 중징계를 받고 회사를 떠나고 말았다. 눈 앞의 이익 때문에 평생 직장을 잃고만 것이다.


그래서 멀리 볼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견물생심이라고 눈 앞에 이익이 보이면 사람은 누구나 흔들리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미래를 예측하고 철저히 준비해 나가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확고한 내 미래가 있으면 당장의 이익에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도덕이나 윤리를 생각하면서 내 가치관을 지켜 나가게 된다. 내 꿈을 이루기 위해 조금이라도 내 발목을 잡을 수 있는 것은 멀리하게 되기 때문이다.


고사성어 중에서는 이런 일화가 있다. 조개와 새가 서로 잡아먹으려고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둘이 기를 쓰고 싸우고 있었다. 이것을 본 어부는 손쉽게 조개와 새를 잡아가버리고 말았다. 서로 눈 앞의 이익만 보다가 자기 목숨을 잃어버리고 만 것이다.


앞선 글에서 명나라 말기, 이자성을 비롯하여 수많은 농민군들은 당장 명나라 조정에 억눌려 고통받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다. 그 명나라가 오랑캐한테 멸망당했을 때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더 큰 지옥이 펼쳐질 것이라는 사실은 예측하지 못했다. 항상 먼 미래를 보며 대비하자. 그래야 소탐대실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미래를 바라보고 대비할 때,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꿈에 더 다가설 수 있음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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