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가 되면 안 되는 사람(6편 : 이스라엘 사울왕)

자기보다 뛰어난 부하를 제거하려고 하는 리더

by 보이저

닮으면 안 되는 리더 6편으로 이번에는 이스라엘 왕국의 초대왕 사울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리더들 중에서는 촉망받는 팀원이 있는 경우 이를 시기하여 없애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보다 더 유능하다는 생각에 내 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고 지레 겁을 먹는 것이다. 미리 그 싹을 제거해 버리라고 하는 악랄한 생각에 빠져있는 사람들이다.


충성스러운 신하를 자기 자리를 위협하는 적으로 간주하고 끊임없이 죽이려고 시도했던 어리석은 왕들은 역사에도 종종 등장한다. 그중 대표적인 인물은 이스라엘의 초대 왕이었던 '사울왕'이다.




사울, 이스라엘의 초대 왕이 되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집트 땅에서 400여 년 간 노예로 살다가 모세의 영도 아래 옛 땅이었던 가나안 땅에 정착했다. 그러나 왕이 없던 부족 연맹체였던 그들은 끊임없이 외적의 침입에 시달려야만 했다. 그 당시는 서서히 철기 문명이 시작되던 시기였다. 아직 청동기 시대를 벗어나지 못한 이스라엘은 적대 부족의 침입에 항상 시달려야만 했다. 주변의 강대국들을 부러워하던 그들은 드디어 왕을 세우게 되었다. 그가 바로 사울이었다.


사실 그는 한미한 가문 출신이었다. 나귀를 잃어버린 그는 밤새도록 하인과 함께 찾아다녔으나 찾지 못하였다. 실망한 상태로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하인이 당시 이스라엘 종교지도자였던 사무엘을 찾아가 보라고 조언해 준다. 당시 사무엘은 사울을 왕으로 세우라는 하나님의 계시를 받는다. 나귀 찾으러 갔다가 졸지에 왕이 된 것이었다. 처음에는 왕 대관식을 할 때 무서워서 구석에 숨던 사울이었다. 그런 그가 왕이 되다니 이건 엄청난 인생역전이었다.


사울은 인물이 좋고 키가 다른 사람들보다 어깨 하나는 더 위에 있었다고 한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그를 처음 보고 역시 왕이 될 재목이라고 칭찬했다. 게다가 전투가 벌어지면 늘 솔선수범해서 자기가 맨 앞에 서서 싸우니 그의 인기는 높아져만 갔다.


그러나 그는 조금씩 초심을 잃어가고 있었다. 권력의 단맛을 알게 된 것이었다. 몇 차례 전투에서 승리를 하게 되자 그는 더더욱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그렇게 조금씩 권력의 맛을 알아가는 사울이었다.

사울왕


골리앗을 물리친 다윗


그때 옆 부족이었던 블레셋이 이스라엘을 침략했다. 블레셋은 당시 최신 무기 었던 철제 칼과 방패를 보유한 군사 강국이었다. 게다가 블레셋의 장수는 키가 2미터 50센티에 달하는 거인 골리앗이었다.


골리앗이 하는 일은 매일 맨 앞에 나가서 "나랑 맞짱 떠볼 사람!" 이 말만 외치면 되었다. 감히 골리앗 앞에서 맞서 싸우겠다고 나어는 사람은 없었다. 나라가 위기에 처하면 영웅이 나타나는 법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다윗이었다.


다윗은 하나님을 믿고 두려움 없이 골리앗에게 달려들었다. 전투에 참전했던 형들이 제발 나서지 말라고 만류했지만 그는 요지부동이었다. 양치기였던 다윗은 돌팔매의 명수였다. 사울왕은 다윗이 골리앗과 맞서 싸우겠다고 나타났을 때 그의 나이와 키를 보고는 헛웃음만 지었다. 정 네 뜻이 그렇다면 어디 한 번 가보라고 할 정도였다. 아마도 그가 죽었을 때 이스라엘 군사들이 그 모습을 보고 용맹하게 싸워주기를 기대했을 수도 있다.


그는 돌멩이 5개를 주워 주머니 속에 넣고 골리앗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는 돌팔매로 날린 돌은 골리앗의 이마에 정통으로 박혔다. 그렇게 다윗이 골리앗을 무찌른 것이다. 그 모습을 본 이스라엘 군사들은 고함을 지르며 블레셋 군대에 돌진하였고 큰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다윗이 이스라엘의 영웅으로 등극하는 별의 순간이었다.



다윗을 경계하는 사울왕


이스라엘에서 다윗은 영웅이 되었다. "사울이 천이라면, 다윗은 만이다" 이 노래가 울려 퍼졌다. 그 노래를 들은 사울의 기분은 당연히 좋지 않았다.



'이 나라에서 나보다 다윗이 더 잘 나가는구나'


그때부터 사울은 다윗을 정적으로 여기기 시작했다. 언제든 자신의 왕권을 위협할 수 있다고 본 것이었다. 이제 17세인 다윗이 왕권을 위협하면 얼마나 하겠는가? 그러나 사울왕은 왕권에 위협이 손톱만큼이라도 된다면 그 싹을 잘라버리고 싶어 했다.


사울왕의 아들 요나단과 다윗은 절친한 친구였다. 다윗은 친구 요나단을 통해서 자신은 전혀 왕위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렸지만 이미 판단력이 흐려진 사울왕은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다윗이 발견되었다고 하면 만사를 제쳐두고 지구 끝까지라도 쫓아갔다. 그때부터 기나긴 다윗의 도피생활이 시작되었다.




사울을 피해 다니는 다윗


다윗은 미친 듯이 도망 다녔다. 원수의 땅이었던 블레셋 땅으로 가기도 하고 대제사장의 거처로 피하기도 했다. 눈이 뒤집힌 사울은 대제사장이라고 해서 봐주는 것은 일절 없었다. 누군가의 밀고로 다윗을 숨겨줬다는 것을 알게 된 사울은 대제사장이 사는 마을로 쳐들어가 대제사장을 포함한 모든 마을 사람들, 심지어 가축들까지 싹 다 죽여버렸다. 다윗을 숨겨주면 이렇게 된다는 것을 시범 케이스로 보여준 것이다.


다윗은 정신없이 도망 다녔다. 그 도피생활은 무려 13년 간이나 지속되었다. 처음에는 혼자 도망 다니던 다윗에게 점점 많은 무리들이 합세하게 되었다. 사울왕이 싫어 다윗과 함께하는 용사들이었다. 어느새 그 숫자는 600명까지 늘어나 있었다.




두 번이나 사울을 죽이지 않은 다윗


다윗에게는 사울왕을 단칼에 죽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두 번이나 있었다. 한 번은 사울왕이 곤히 자고 있을 때였고, 다른 한 번은 사울왕이 용변을 볼 때였다. 다윗의 측근은 명령만 내리면 내가 사울을 단칼에 찔러 죽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윗은 만류했다.


"하나님께서 세우신 왕을 내가 사사로운 원한 때문에 죽일 수는 없느니라"


그리고는 잠자고 있는 사울왕의 옷 끝만 칼로 자른 후, 멀리서 큰 소리로 사울에게 외쳤다.


"폐하! 이 옷이 보이시나이까? 왕의 옷입니다. 제가 왕을 죽일 수도 있었지만, 저는 왕위에 아무런 욕심이 없기에 그러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이제 노여움을 푸시옵소서"


감동한 사울은 엉엉 울면서 다시는 다윗을 죽이려고 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러나 그 약속은 오래가지 않았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또 사울은 다윗을 죽이러 산으로 강으로 뛰어다녔기 때문이다. 그만큼 자기보다 뛰어났던 다윗을 죽이려는 사울의 의지는 대단했다.



사울왕의 비참한 최후


나랏일은 뒷전이고 허구한 날 다윗 쫓아다니기만 했던 사울왕이 나라를 제대로 다스렸을 리 만무하다. 그가 한 눈 파는 사이에 이웃나라 블레셋은 점점 더 강해졌고, 마침내 대군을 이끌고 이스라엘을 쳐들어 오게 된다. 사울왕은 네 아들과 같이 적을 맞으러 갔다가 크게 패하고 그 역시 전사하고 말았다. 그의 머리는 블레셋에 의해 잘려 그들의 신상 앞에 내걸리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왕권 유지에만 집착하다가 비참한 꼴을 당하고 만 것이다.


이스라엘은 큰 위기에 빠졌다. 이때 다윗이 나타나게 된다. 골리앗을 쳐부수고 이스라엘을 구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왕이 되어 이라엘을 다시 한번 구해낸다. 30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스라엘 사람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된 것이다. 13년 간의 도피생활을 이겨내면서 그는 더 성장해 있었다.




사울은 왜 다윗을 제거하려고 했을까?


만일 사울왕이 다윗을 제거하려고 하지 않고. 그를 충성스러운 신하로 임명했으면 어땠을까? 그는 충실한 신하가 되어 주변 나라들을 평정하고 사울왕의 왕권을 튼튼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오직 왕권 유지 하나에만 꽂혀 있었다. 넓은 시야로 문제를 바라보지 못했다.


본인이 미천했던 신분이었기에 언제든 자신은 교체될 수 있다는 걱정이 컸던 것이다. 왕으로서의 소양을 제대로 쌓지 못했기에 사람들이 나를 욕하고 무시하지는 않는지 늘 예민했을 것이다. 다윗이 골리앗을 죽이고 백성들의 칭송을 받을 때, 그는 국가의 이익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권위만 생각했던 것이다.


임진왜란 때 임금 선조도 딱 그런 인간이었다. 이순신 장군이 연전연승을 거두자 선조는 이를 기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순신의 명성이 자기보다 더 높아지는 것을 경계하고 제거하려고 들었다. 이순신 장군이 모진 고문을 받으며 백의종군했던 일은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자기보다 뛰어난 팀원을 싫어하는 이유


실제 조직에서도 이런 일은 자주 발생한다. 교회에서도 새로 부임한 전도사가 설교를 잘하고 찬양도 잘 이끌면 이를 질투하는 담임 목사님들이 제법 있다. 성도들이 자기보다 그 전도사를 더 잘 따를까 봐 불안해하는 것이다. 리더가 이렇게 옹졸하게 구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1. 자존감이 낮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가난했거나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살아온 사람들은 성공에 대한 집착이 클 수밖에 없다. 상황이 좋아졌음에도 사고방식은 옛날 생각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다.


그들은 자기 자존심에 조그마한 스크래치가 나는 것도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당한 것은 몇 배로 갚아줘야 직성이 풀리게 되고, 자기의 경쟁자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제거하려고 한다.




2.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내가 리더로서 지식이 부족하고 경험이 부족하기에 늘 불안해한다. 사람들이 뒤에서 내가 못났다고 손가락질하고 수군대지는 않는지 늘 불안해한다. 실력을 키워서 극복할 생각은 하지 않고 그런 비판을 잠재우려는 생각만 하게 된다.


언제는 내가 리더 자리에서 쫓겨날 수 있다는 불안감은 이들의 시야를 좁아지게 만들고, 내 자리를 뺐을만한 사람을 제거하는데만 신경을 쓰게 만든다.




3. 내가 최고여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다.


하늘에 태양이 두 개일 수 없듯이, 이 조직에서 최고 지도자는 오직 나 하나뿐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뛰어난 부하가 있으면 내 편으로 만들어서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제거하려고 한다. 이 조직에서는 오직 나만 최고여야 하고 주목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이런 리더 밑에는 무능한 사람들 밖에 없다. 뛰어난 사람들은 진작에 다 제거되었기 때문이다. 결국은 리더는 물론이고 팀 전체가 다 망가지고 만다.




마무리하며


사울과 다윗의 차이는 무엇이었을까? 사울은 뛰어난 사람이 있으면 내 자리를 위협한다고 생각하고 제거해 버렸다. 그러나 다윗은 뛰어난 사람들을 다 자기편으로 끌어모았다. 그 사람들은 어느새 600명으로 불어나 있었고, 이들은 주인인 다윗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목숨 바쳐 싸우는 용사들이 되었다.


뛰어난 사람들을 내 편으로 끌어들이자. 그리고 그들이 마음껏 자기 뜻을 펼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자. 그러면 그들은 물 만난 고기처럼 열심히 자기의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아가며 일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당신을 위해 일할 것이다. 간섭하기 좋아하는 리더는 많아도 하고 싶은 것 마음껏 할 수 있게 만드는 리더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인들 중 오랜 기간 당 대표를 하는 사람들은 든든한 자기 세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과거 삼 김 씨가 대표적이다. 뛰어난 사람들을 내 편으로 끌어 모으는 능력이 탁월했기에 그들은 인재들을 대거 영입해서 자기 세력을 키울 수 있었다.


뛰어난 부하를 질투하지 말고 내 사람으로 만들자. 그러려면 그들을 믿고 권한을 폭넓게 부여하자.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위해 일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신뢰를 만들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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