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원들을 착취하고 괴롭히는 리더
영화 '서부전선 이상 없다'에서 주인공 보이머는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때, 18살의 어린 나이에 독일군에 입대한다. 같이 입대했던 고등학교 같은 반 친구들은 이미 다 죽었고, 보이머 한 명만 살아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보이머 역시 종전을 한 달 앞두고 적군 저격수의 총에 맞아 그만 전사하고 만다.
그날 독일군 총참모부에는 한 장의 전보문이 날아온다. '서부전선 이상 없다'. 보이머 같은 일반 병사 몇 명이 죽어나가는 것은 높으신 분들 입장에서는 아무 감흥도 없는 그저 일상적인 일이었을 뿐이다. 그렇게 제1차 세계대전으로 천만명이 넘는 무고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게 되었다.
그런데 역사적으로 많은 리더들은 일반 백성들의 목숨을 그저 파리목숨으로 아는 경우가 많았다. 장기판의 말처럼, 스타크래프트에서 저글링 떼처럼, 명령이 내려지면 리더를 위해 자기 목숨을 희생해야만 했던 것이다. 삼국지에서 이름 없이 사라졌던 수많은 병졸들이 그랬고, 지금도 아프리카 곳곳에서는 소년병으로 징집되어 총알받이로 쓰이는 많은 아이들이 그런 처지이다.
이 분야에 아주 악명 높은 리더가 한 명 있다. 그는 바로 중국대륙을 최초로 통일했던 진나라의 진시황이다. 자기 백성들은 소모품처럼 취급했던 그의 모습을 보면서 이런 리더를 만났을 때는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좋은지 같이 알아보고자 한다.
초한지에 쓰인 진시황의 탄생 스토리는 이러하다. 진시황의 이름은 정이었다. 실제 아버지는 진나라 왕족이 아니라 당시 진나라의 실권자였던 여불위라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권력욕이 강했던 여불위는 당시 별 볼일 없는 왕자 중 하나였던 자초라는 사람에게 접근한다.
자초는 여불위를 크게 기대했던 것은 아니지만 밑져야 본전이겠지 심정으로 그를 따르기로 한다. 그때부터 여불위는 자초를 왕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에 착수하였다. 당시 실권을 쥐고 있던 태후였던 화양부인을 수시로 만나 자초가 효심이 깊고 화양부인을 각별하게 생각한다고 계속 어필하였다. 그렇게 화양부인을 구워삶는 데 성공하였다.
어느 날 여불위의 집을 방문했던 자초는 어여쁘게 생긴 여인 한 명을 발견하였다 그녀에게 첫눈에 반했던 자초는 여불위에게 간청했다.
사실 그 여인은 여불위의 첩이었다. 여불위는 그 말을 듣고 어이가 없었으나 권력욕이 강했던 그는 그 여인이 자기 첩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자초와 결혼하도록 승낙하였다. 사실 그 여인은 이미 여불위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고 여불위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렇게 여불위의 첩은 자초와 결혼하였고 곧 아이가 태어나게 되었다. 자초가 이상하다고 눈치를 챌 법도 한데 세상물정 모르는 사람이어서 그랬는지 별 의심은 안 했던 듯하다.
당시 진나라 왕이 아들이 없었던 탓에 화양부인은 자초를 태자로 책봉하였다. 머지않아 진나라 왕은 사망하였고 자초가 다음 왕이 되어 장양왕으로 불리게 되었다. 장양왕과 여불위의 첩 사이에서 태어났던 아이가 바로 진시황이었다. 진시황은 그렇게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나게 되었다.
장양왕이 갑자기 사망하자 아들인 정이 다음 황제가 되었다. 그가 바로 진시황이다. 그때 그의 나이는 겨우 13세였다. 여불위는 환호성을 질렀다. 자기 아들이 황제가 된 것이었다. 물론 자기만 이 아는 비밀이었지만 어린 황제를 대신해서 그가 진나라를 주무르는 것은 시간문제처럼 보였다.
그러나 진시황은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절대로 여불위가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르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다. 여불위는 별다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 채 나중에는 모든 권력을 잃고 고향으로 내려가 여생을 보내게 된다.
진시황은 엄청난 일 중독자 었다. 자기만의 원칙을 세워 하루에 무려 120근(72kg) 무게의 문서를 다 읽고 결재까지 한 다음에야 비로소 잠이 들었다고 한다. 당시에는 대나무 껍데기에 글을 썼기에 오늘날의 종이보다 훨씬 무거웠지만, 글자로는 10만 자 분량으로 원고지 500장에 해당하는 양이었다고 한다.
진시황은 야심이 크고 유능한 사람이었다. 무엇보다 눈치가 빠르고 상황판단 능력이 탁월했다. 공부도 열심히 했기에 얕은 지식으로는 결코 그를 쉽게 속일 수 없었다. 괜히 그가 22세 때 천하통일을 선포한 이후 불과 20년 만에 그 위업을 달성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초반 10년 간은 전쟁을 최소화하고 국력을 키우고 제도를 정비했다. 그렇게 기초 체력을 다지고 난 뒤 다음 10년 동안 수많은 주변 국가들을 정복하며 천하통일을 이루게 되었다.
사람은 누구든지 엄청난 성취를 이루고 나면 교만해지기 마련이다. 역사 상 수많은 리더들이 이 구렁텅이에 빠져들고 말았다. 나폴레옹, 히틀러, 솔로몬왕, 궁예 등등... 자기를 드높이고 자기 권세를 천년만년 이어가게 싶은 마음에 무리한 토목공사를 일으키고 수많은 정복 전쟁을 벌이게 되는 것이다.
진시황은 이 함정에 제대로 빠져고 말았다. 이제 웬만한 주변 국가들은 다 정복했고 다 자신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이때 리더들은 두 갈래로 갈라진다. 고생한 백성들의 짐을 덜어주고 민생을 안정시키기 위해 세금을 감면하고 복지를 확대하는 리더들이 있다. 몽고제국의 쿠빌라이나 인도의 악바르 황제가 이런 리더였다.
그러나 진시황은 그 반대로 가고 말았다. 우선 그가 즉위 직후 짓기 시작한 자신의 무덤인 여산릉을 엄청나게 큰 규모로 확대하여 짓도록 명하였다. 중국 시안 근처의 병마용 갱으로 유명한 그 무덤이다. 70만 명이나 되는 엄청난 규모의 백성들을 투입하였으며 그가 50살에 죽을 때까지도 이 무덤은 완공되지 못할 정도였다. 이 무덤은 웬만한 산 크기의 규모로 지금까지도 발굴을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잘 아는 병마용 갱은 진시황의 무덤이 아니라, 그 무덤을 지키는 군인들을 테라코타 조각으로 하나하나 빗어내고 보관한 무덤 앞의 별도 공간이다.
병사들 하나하나는 얼굴 모습이 전부 다 다르다. 그건 틀에다가 석고를 넣고 찍어낸 동상들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한 땀 한 땀 장인들이 직접 손으로 조각을 빗어냈다는 의미이다. 엄청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이 작업을 하느라 얼마나 많은 수고가 들어가야 했을지 생각하게 된다.
그는 뜬금없이 북쪽 이방민족인 흉노족을 토벌하라는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그 이유가 황당한데 어느 날 그가 총애하던 점쟁이가 점괘를 받았는데 그 내용은 '망진자호야'라는 다섯 글자였다. 즉 진나라를 망하게 하는 것은 호라는 것이다. 진시황은 이 호가 오랑캐 호 한자를 뜻한다고 생각하고 북쪽의 흉노족을 당장 공격하라고 명령을 내리게 된다.
흉노족은 로마제국 멸망의 원인이 되었던, 게르만족이 로마제국 땅으로 이동하도록 만든 민족이다. 그 호전적이고 강력했던 게르만족조차도 흉노족은 힘으로 당해내기 어려웠던 것이다. 유라시아 대륙 수천 km를 자유자재로 이동하면서 공격할 수 있는 기동성 좋은 흉노족은 진나라에게도 버거운 상대였다. 진사황은 굳이 건드리지 않아도 되는 상대를 공격함으로써 그 뒤 끊임없는 흉노족의 침략에 시달려야 했다.
진시황은 자기가 사고를 쳐놓고 이걸 수습한답시고 백성들을 또다시 쥐어짜게 된다. 그것은 바로 '만리장성' 건축이었다. 흉노족과 맞닿은 북쪽 국경을 만리장성으로 꽁꽁 막아버리면 흉노족이 못 내려오겠지 싶은 생각으로 말도 안 되는 토목공사를 벌인 것이다. 엄청난 길이의 산성을 짓는 것은 엄청난 사업이었다. 전국에서 수백만명의 백성들이 강제로 징집되어 무거운 돌을 깎고 그 돌을 이고 산을 오르내렸다. 사고가 나도 구해주는 이가 아무도 없었고, 밥도 제대로 제공되지 않았다. 당시 만리장성 공사에 동원되었다는 것은 그냥 죽으러 가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스타크래프트 많이 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방어용 벙커나 포토 캐논, 성큰 콜로니로 적군을 막아내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런 건물 잔뜩 만들 시간이 있으면 병력 수를 늘리고 그 병력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실제 전투도 이와 다르지 않다. 진시황은 효율성이 떨어지는 방어용 성벽 건설한답시고 백성들을 쥐어짜고 착취한 것이다.
그의 백성 착취하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자기가 먹고 마시며 즐길 '아방궁'을 건설하라고 명령하였다. 그는 자기 권세를 드러내기 위해 아방궁을 이 세상 그 어느 궁전보다도 더 크고 위엄 있게 짓고 싶었다. 엄청난 수의 백성들이 동원된 것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러나 이 궁전은 그가 죽을 때까지도 완공되지 못했고, 수십 년 뒤 항우가 진나라를 멸망시킨 뒤 싹 다 불태워 버렸다. 권세라는 것이 그렇게 허망한 것이다.
그는 자기 권세를 천년, 만년 계속 누리고 싶었다. 그러려면 절대 죽어서는 안 된다. 어떻게 하면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을까 고민하던 그는 어린 소년, 소녀들을 중국 땅 곳곳으로 보내 먹으면 영원히 살 수 있는 불로초를 구해오라고 시켰다. 아이들은 영이 맑기에 아이들의 눈으로 찾으면 불로초가 잘 보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던 2,500년 전에 그 어린아이들을 중국 땅 끝으로 보낸다는 것은 그냥 가다 죽으라는 말과 똑같았다. 자기가 영원히 살기 위해 아이들의 목숨 따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동쪽에 있는 한반도로 가면 불로초가 있다는 소문을 듣게 되었다. 그는 바로 서불이라는 신하에게 한반도로 가서 불로초를 구해오라고 명령하였다. 불로초 따위가 있을 리 없다는 것은 서울도 모르지 않았다. 그렇다고 가기 싫다고 거부했다가는 황명을 거역한 죄로 삼족이 다 죽을 판이었다. 울며 겨자 먹기로 그는 배를 타고 제주도에 도착하였다. 당연히 제주도에 불로초가 있을 리 없었다. 이때 서불은 기가 막힌 사기를 치게 된다 (참고로 그 지역은 서불이 다시 서쪽으로 되돌아간 항구라는 뜻을 가진 서귀포(西歸浦)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서불은 진시황에게 가서 사기를 치게 된다.
"그곳에는 정말로 불로초가 있었으나, 그곳의 산신령은 그냥 이 약초를 줄 수는 없고 어린 소년, 소녀들을 잔뜩 보내줘야 비로소 줄 수 있다고 말하였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제가 다시 다녀오겠습니다"
이에 진시황은 강제로 아이들 수 천명을 차출하여 서불에게 보내고 다시 한반도로 가도록 명령하였다. 서불은 그 아이들을 데리고 갔고 그들은 다시 중국 땅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서불이야 그렇다 쳐도 죄 없는 아이들은 그 뒤에 어떻게 되었을까? 참 안타깝기만 하다. 그렇게 진시황은 불로초를 구하지도 못한 채 50세 무렵 사망하고 말았다.
오늘날 리더 중에서도 진시황 같이 남 위에 군림하여 자기 수족처럼 부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에게 있어 팀 구성원들은 장기판, 체스판의 말들과 같을 뿐이다. 스타크래프트에서의 저글링이나 질럿 정도의 존재밖에 되지 않는다. 지쳐서 나가떨어지면 내쫓아 버리고 다른 곳에서 사람을 새로 데려오면 그만이다. 그들이 힘들어 하건 말건 그건 내 알바 아니다. 윗사람들에게 성과 어필할 수 있고 칭찬 많이 받아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가면 그만인 것이다.
이런 사람과 같이 일하는 것은 큰 불행이다. 일을 산더미처럼 던져주고 기한은 지독히도 짧게 준다. 그 안에 다 못 끝내면 다른 사람들이 다 있는 곳에서 공개적으로 망신을 준다. 그리고 무능한 직원으로 낙인찍어 버린다. 시간이 없다 보니 결과물의 퀄리티가 좋을 수 없고 이러면 또 사정없이 원산폭격을 가한다.
항상 야근을 일상처럼 해야 하고 어쩌다가 밤 8시쯤 퇴근하는 날은 너무 일찍 퇴근한다는 마음에 설레기도 한다. 주말에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일에 파묻혀서 지내야 한다. 우리 팀 일이 아닌데도 공명심에 일을 잔뜩 물어와서 그걸 팀원들에게 산더미처럼 쏟아낸다. "다 이 회사를 위한 일인데 내 팀, 남의 팀이 어딨어? 그게 바로 이기주의고 사일로 현상이야!" 어디서 주워들은 말은 있어가지고 사일로 현상 이런 말 써가면서 팀원들을 닦달한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자동차도 하루 종일 시동을 켜 놓으면 엔진이 과열된다. 사람은 반드시 쉬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면 스트레스와 피로가 쌓이게 되고 번아웃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지쳐 쓰러지는 것을 열정이 부족한 것으로 치부하면 곤란하다. 이런 리더들은 이런 경우 바로 그 충성스러운 팀원을 팽해버린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새로 데려온다. 장기판의 말을 바꾸는 것이다. 이런 사람에게 충성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기도 머지않아 그렇게 되리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이다. 난파선에서 하나둘씩 탈출하듯이 다른 팀으로 가거나 이직할 생각만을 하게 된다.
이런 리더에게 "제발 이제 좀 그만하세요!" 이렇게 말하면 효과가 있을까? 그 답은 당신도 잘 알 것이다. 씨알도 먹히지 않는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이런 답이 바로 나올 것이다. 더 고약한 리더라면 "너는 여기를 떠나거나, 나에게 기거나 둘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어" 이렇게 X가지 없게 말할 수도 있다.
다른 글에서도 자주 말씀드렸지만 절대 참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그런 리더 밑에서 죽어라 일해서 2~3년 좋은 평가받는 게 무슨 큰 의미겠는가? 가족들과는 소원해지고 몸과 마음은 다 망가진다면 이건 나에게 큰 손해이다. 물론 회사에 소속되어 있는 동안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하고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중요하지만, 회사를 옮기거나 떠나게 되면 평가라는 것은 그저 무용지물일 뿐이다. 평가에 올인하기보다는 현실적으로 생각하자.
현실적인 대안은 이 세 가지이다. 이 세 가지 중 나에게 가장 맞는 방법을 선택하자.
보통 리더들은 3년 넘게 한 팀에서 근무하지 않는다. 3년이 되면 다른 팀으로 가기 마련이다. 예전 며느리들처럼 귀머거리 1년, 장님 1년, 벙어리 1년으로 꾹 참고 버티는 것이다. 나는 옮길만한 팀도 마땅치 않고, 나이도 이미 40대여서 이직도 힘들다고 생각하면 아마도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일 것이다.
이럴 경우 조금 요령껏 일을 하자. 좋은 평가에 연연하기보다는 몸 챙겨 가면서 조금은 뺀질거리는 것도 답이 될 수 있다. 리더 마음에 들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이 일은 저에게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일을 할 자신이 없습니다" 이렇게 미리 선포하는 것이다. 리더가 화를 내겠지만, 묵묵히 다 맡으면서 착취당하는 것보다는 이 편이 차라리 낫다. 그 대신 실수는 하지 말자. 리더 눈 밖에 날 행동을 그 이상으로 하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도저히 리더의 만행을 참을 수 없을 때는 이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물론 홧김에 신고하면 곤란하고, 피해를 입은 다른 동료들과 힘을 합쳐 같이 대응해야 한다. 당연히 충분한 증거도 확보해야 한다.
이 절차는 결코 쉽지 않다. 리더가 악의를 갖고 팀원들을 괴롭혔다는 사실을 내가 입증해야 하는데, 그 악의를 밝혀내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리더는 분명히 "나는 잘해보겠다는 생각으로 다소 무리하게 팀원들을 밀어붙였던 것이다. 나쁜 의도는 결코 없었다" 이렇게 나오면 팀원들이 반대 증거를 제시하며 사실 여부를 다투어야 하는데 이게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리더는 도무지 떠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회사에서는 그 리더를 총애하고 있다. 게다가 당장 하루하루를 더 버티는 것도 너무나 괴롭다면 그때는 이곳을 떠나야 한다. 이미 마음이 떠나버린 팀에 계속 남아 일하는 것은 너무 큰 고통이다. 굳이 하루하루 버티며 힘겹게 살아가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이때 내가 갈 수 있는 조직이나 회사, 현실적으로 이동이 가능한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따진 후 신중하게 결정하자. 몸과 마음이 너무나 심하게 병든 상태라면 당장 그만두는 게 정답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시간을 두고 충분히 알아본 뒤 모든 것이 확정되면 그때 이동하자. 요즘 같은 불경기에 일단 그만두고 다른 곳을 알아보는 것은 리스크가 너무나 크고, 공백기가 길면 길어질수록 합격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진시황의 이야기가 그저 2,500년 전 고대 시대에나 벌어질 법한 이야기로 취급되어서는 안 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팀원들을 장기판의 말처럼 취급하는 착취형 리더들이 곳곳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진시황은 분명 출중한 실력을 가진 리더였다. 그는 꼼꼼했고 똑똑했으으며 실행력이 강했다. 젊었을 때는 상황판단 능력도 탁월해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 분명하게 알고 행동했다. 그랬던 그가 중국대륙을 통일하고 나자 흑화 되기 시작했다. 자아도취에 빠져들었고 나 아니면 이 나라는 안된다는 생각에 빠져들었다. 자기 자신을 높이려고 했고 이로 인해 백성들을 쥐어짜며 수많은 무리수를 두게 되었다.
그가 죽고 난 뒤 불과 몇십 년 만에 진나라는 항우의 손에 멸망하고 말았다. 항우는 그가 그토록 집착했던 아방궁을 싹 다 불태워버렸고 진나라와 조금이라도 관련된 것은 그게 사람이던 건물이건 가리지 않고 다 파괴해 버리고자 했다. 진시황이 추구했던 권력은 그렇게 잿더미가 되고만 것이다.
부하를 착취하는 진시황 같은 리더는 최악의 리더이다. 이런 사람과는 같이 일하기 힘들다. 내 몸과 마음도 같이 망가지기 때문이다. 정말 빠져나오기 힘든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 출구전략을 세우고 그 지옥 같은 곳을 벗어나자. 나를 지키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부디 진시황 같은 리더가 이 땅에 두 번 다시는 나타나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