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가 되면 안 되는 사람(13편:아르헨티나 후안 페론

구성원들의 인기를 얻는 것에 집착하는 리더

by 보이저

피노키오는 공부가 너무나도 하기 싫었다. 제페토 할아버지는 힘들게 일해서 번 돈으로 피노키오를 학교에도 보내고 비싼 학용품도 사주었다. 그러나 피노키오는 학교 가는 것도, 공부도 너무 싫기만 했다. 그때 불량학생들이 그를 꼬드겼다.


"시장에서 서커스를 하는 아저씨에게 가면 공부 안 해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곳으로 데려가준대!"


귀가 솔깃해진 피노키오는 공부는 다 때려치우고 곧장 그 아저씨에게 다가갔다. 아저씨는 감언이설로 그를 꼬드겼다.


"요즘 시대에 누가 공부 열심히 하니? 다 고리타분한 이야기이지.

나만 믿고 따라오면 매일 먹고 놀고 자기만 하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어!"


이런 세상이 실제 존재한다니.. 피노키오는 고민도 하지 않고 아저씨를 따라갔다. 그곳에는 먼저 온 수백 명의 아이들이 바글바글했다. 일주일 동안 그들은 맛있는 진수성찬을 즐기며 놀이동산 산에서 매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일주일이 지나자 서커스단 아저씨는 그들을 모아놓고 소리쳤다.


"이건 맛보기이고. 이제 진정한 행복의 도시로 갈 거란다. 어서 출발하자!"


그곳은 과연 행복의 도시였을까? 사실 그 아저씨는 노예 상인이었다. 피노키오를 포함한 아이들은 채찍을 맞아가며 매일 힘들게 일해야만 했다. 일주일 간 즐겼던 그 모든 것들은 다 신기루였고 거짓일 뿐이었다. 피노키오는 뒤늦게 후회했지만 이미 되돌아갈 방법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피노키오


포퓰리즘이 주는 함정


동화 피노키오에 나오는 내용을 각색해 보았다. 이게 과연 동화에서만 펼쳐지는 일일까? 결코 아니다. 현실에서도 사람들에게 인기를 끄는 정책으로 환심을 산 뒤, 국가는 망하던 말건 인기 영합적인 정책을 밀어붙이는 정치인들이 존재한다. 이런 인기 영합 정책을 '포퓰리즘'이라고 부른다.


선거철만 되면 돈을 마구 뿌려대고 별로 필요하지도 않은 시설을 지방에 짓는다. 그 돈은 결국 기업이나 부유층들을 짜내어 충당한다. 기업들, 부유층들은 이 나라에서는 도저히 못 살겠다고 하나둘씩 다른 나라로 떠나간다. 많은 사람들은 직장을 잃게 된다.


국가에서 주는 복지에 익숙해진 국민들은 계속 생계를 보장해 달라고 아우성치고 국가는 국채를 발행하고 돈을 찍어내며 대응한다. 그렇게 국가는 파멸의 늪에 빠져들고 만다. 국민들은 다른 사람이 당선되면 더 이상 돈 못 받게 될까 봐 울며 겨자 먹기로 이 사람을 계속 찍는다. 마약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끊을 때 금단 현상이 두려워서 마약을 계속 복용하는 것과 같다.


이런 포퓰리즘으로 유명한 정치인이 있었다. 오늘날 아르헨티나 경제를 망가뜨린 원흉으로 평가받는 사람으로 기억되는 그 사람은 '후안 페론'이라는 정치인이었다.




아르헨티나의 대통령이 되는 후안 페론


후안 페론은 원래 군인이었다. 착실하게 군인 생활을 하던 그는 이탈리아 대사로 파견되었고 당시 이탈리아 지도자였던 무솔리니를 지켜보며 나도 저런 정치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파시즘을 도입하여 외국 세력을 배제하고 애국심을 고취시켜 국민들의 환심을 사는 정책을 펼쳐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는 아르헨티나로 귀국한 후, 1943년 군사쿠데타에 참여하게 되었다. 군인 출신이 군부 정권을 몰아내는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졌던 것이다. 그는 여기서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파악해 낸다. 확실히 그는 정치적인 감각이 뛰어났던 것이다.


당시 아르헨티나는 세계 5위의 부국이었다. 오죽하면 '엄마 찾아 삼만리' 동화에서 마르코의 엄마가 돈을 벌기 위해 이탈리아에서 아르헨티나로 대서양을 넘어갔을 정도였다. 그만큼 아르헨티나는 잘 사는 자원부국이었다. 농산물은 넘쳐났고 쇠고기, 양모 등의 자원도 풍부했다. 그것만 팔아도 먹고 사는 데는 지장 없는 국가였다. 적어도 과거에는 그랬다.


그러나 많은 제3세계 국가들이 비슷한 작물을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아르헨티나의 이점은 점점 사라지게 되었다. 더욱이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아르헨티나 작물의 주요 수입국이었던 유럽이나 미국이 경제가 파탄에 이르면서 급격하게 수입량을 줄이게 되면서 아르헨티나 경제는 더욱 어려워지고 말았다.


아르헨티나는 하루가 다르게 경제가 쇠락하고 있었다. 많은 농장들이 수확량을 줄이면서 일자리를 잃은 인부들이 늘어만 갔다. 문을 닫는 공장들은 늘어만 갔고 실업자는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는 상황이었다.


이때 페론은 노동부 장관을 거쳐 아르헨티나의 대통령이 되었다. 그는 과감한 정책을 펼쳤다. 역대 정권들은 하지 않았던 시도들이었다. 페론은 이 정책들로 국민들의 큰 인기를 얻었으나 국가 경제는 골병이 들고 말았다. 그 정책들은 무엇이 있었을까?

후안 페론


페론의 경제 정책



1. 노동조합 권익 보장


역대 정권들은 노동조합을 때려잡기 바빴는데 페론은 그 반대로 했던 것이다. 물론 페론이 모든 노동조합에 우호적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본인 편에 섰던 곳들은 확실하게 지켜주었지만, 공산주의 성향이 있거나 자신의 편이 아니었던 노조는 철저하게 때려잡았다. 아무튼 이런 방식으로 페론은 많은 노조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었다.


노조 권익 보장은 양날의 칼이다. 이들은 점점 정치세력화가 되었고 일반 노동자보다는 집행부의 이익에 더 관심을 갖게 되면서 아르헨티나의 경제 체질 개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2. 외국 자본의 국유화


그는 아르헨티나에서 대규모 농장을 차리거나 광산을 개발하는 외국 기업들을 기생충 같은 존재로 보았다. 아르헨티나에서 돈을 벌어 그 돈을 외국으로 들고 튀는 존재로 보았던 것이다. 그는 하나둘씩 강제로 외국 자본을 동결시킨 뒤 국유화하였다.


외국 자본들이 저임금으로 아르헨티나 사람들을 고용하고 횡포를 저지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이 아르헨티나에서 철수하자 문제가 벌어지게 되었다. 아르헨티나 사람들 중에서는 어떻게 농장에서 효율적으로 작물을 재배하고 가축을 키워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광산 개발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극소수였다. 평생 엑셀에 숫자만 입력하던 사람에게 호미 쥐어주고 내일부터 밭에서 감자 캐라고 하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농장은 방치되었고 생산량은 급감하였다. 더욱이 서구 많은 나라들은 자국 기업을 추방한 아르헨티나의 생산품은 수입하려고 하지 않았다.





3. 주요 산업 국유화


그는 철도, 가스, 전기 등 많은 기간사업을 국유화하였다. 심지어 항공사까지 국유화할 정도였다. 그리고 사용료를 대폭 낮추었다. 이는 국민들의 부담을 낮추는 데는 일정 부분 기여했으나 만성적자와 비효율을 더 키우게 되었다.


비용 부담이 사라지는 순간 도덕적 해이가 나타나게 된다. 문을 잔뜩 열어젖히고 에어컨을 트는 것처럼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도 전기를 마구 쓰게 되는 것이다. 코레일이나 켑코, KT 등 많은 기업들을 국가의 품에서 떨어뜨리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요금 인하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아르헨티나의 부채는 점점 더 늘어만 갔다.





4. 임금 인상 강제와 현금 살포


페론은 기업들에게 임금 인상을 강제했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온갖 처벌도 불사했다. 한 해에 무려 20퍼센트나 임금을 올린 적도 있었다. 국가가 돈을 보태주는 것도 아니면서, 생색은 페론이 내고 부담은 기업에게 다 지운 것이었다.


페론은 선거를 앞두고 온갖 핑계를 대며 국민들에게 현금을 살포했다. 보조금 명목으로 천문학적인 돈이 뿌려졌다. 이 돈은 도대체 어디서 난 것일까? 기업들과 부유층에게 엄청난 세금을 징수한 것이었다. 아르헨티나에서 돈을 벌었으니 국민들은 위해 내놓으라는 논리였다.


기업들은 자선사업가가 아니다. 쥐어짜기만 하는 아르헨티나에 환멸을 느끼게 되었고, 이들은 하나둘씩 고국을 떠나기 시작했다. 기업이 떠난 자리에는 실업자들이 남겨졌다. 이들은 국가에 자기들을 위한 복지를 요구하게 되었고 돈은 더 들어가게 되었다. 그렇게 아르헨티나는 중병이 들고 있었다.



아르헨티나의 파국과 회복 노력


1970년대까지 페론은 아르헨티나에 온갖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하며 국민들을 들었다 놨다 했다. 문제는 국민들이 이 포퓰리즘에 중독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국가가 돈을 대주는 판에 그들은 열심히 공부하려고도 일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일은 대충 하고 축구나 관람하면서 인생 편하게 살면 그만이었다.


아르헨티나는 무려 9번이나 채무 불이행(디폴트) 선언을 하였다. 돈을 빌려놓고 갚을 길이 없자 배 째라고 나온 게 9번이나 되었다는 의미이다. 지구촌 모든 국가 중에서 IMF로부터 가장 많은 돈을 빌려간 나라이기도하다


사실 페론이 이런 포퓰리즘 정책을 펼치는 데 있어 뒤에서 부추긴 사람이 있었다. 그는 바로 페론의 둘째 부인 에비타였다. '에비타'라는 유명한 뮤지컬이 있다. 무명의 영화배우였던 에비타가 유명한 정치인을 만나 자기가 권력을 행사하며 국가를 장악하게 된 실제 스토리를 다룬 뮤지컬이다.


이 뮤지컬에서의 에비타는 후안 페론의 둘째 부인 에비타 페론으로, 그녀는 30대 초반에 영부인이 되었다. 사실 에비타는 후안 페론의 포퓰리즘 정책을 부추겼던 인물이기도 하다. 자기의 억눌린 욕망을 왜곡된 방식으로 표출했던 결과는 참혹하기만 했다. 아르헨티나 경제가 붕괴된 것이다.

부인 에비타와 후안 페론


그래도 지금 아르헨티나는 많이 회복되었다. 현재 '하비에르 밀레이'라는 지도자가 국가 체질 개선을 위해 과감하게 허리띠를 졸라매는 정책을 펼친 결과이다. 매일 주는 밥을 갑자기 주지 않게 되면 사람들은 반발하게 된다. 든 자리는 티가 안나도 난 자리는 바로 티가 나는 법이다.


국민들, 특히 노동조합의 엄청난 반발에 시달렸지만 그는 뚝심 있게 긴축 정책을 밀어붙였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아르헨티나는 더 이상 좋아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정치인들도 그걸 모르는 바는 아니었지만, 당장 표 떨어질 걱정에 자기 임기 때는 치일피 일 미루기만 했던 게 사실이다. 그렇게 밀레이는 페론이 싸질러 놓은 X를 열심히 치우고 있다.




직장에서 인기에 영합하는 리더의 위험성


페론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게 지금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의 이야기로만 들리는가? 한국에서 최근 벌어지는 일들과 판박이처럼 느껴지지는 않는가?


정치인들이 가장 쉽게 표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현금을 뿌려대며 복지를 팍팍 늘리는 것이다. 사람들은 당장 자기 호주머니로 들어오는 돈에 취하기 때문이다. 재원 메꾸는 건 다음 지도자에게 미뤄버리면 되기에 더 이 정책에 빠져들기 쉽다.


직장에서도 이런 리더들이 있다. 팀원들이 좋아할 만한 일들만 한다. 욕먹을 일은 일절 안 한다. 팀원들이 일하기 싫어하면 일하지 말라고 부추긴다. 골치 아픈 일은 받아오려고도 하지 않는다. 툭하면 팀원들 전체를 데리고 나가서 회식하고 놀기 바쁘다.


팀원들은 성자가 나타났다고 환호한다. 이런 리더가 참 리더라고 극찬하기 바쁘다. 리더는 모름지기 이래야 한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리더십 다면평가를 하면 이 리더는 십 점 만점에 십 점이다.


그러나 팀은 몰락해 간다. 신선놀음 하느라 도낏자루가 썩어가고 있는 것이다. 보다 못한 윗선에서는 리더를 교체한다. 그렇게 천국생활은 끝나게 되고 지옥이 펼쳐진다. 새로 온 리더는 이건 팀도 아니라며 체질 개선에 나선다. 팀원들은 반발하고 리더와 팀원 간에는 갈등의 골이 깊어진다.


무너뜨리는 것은 쉬워도 다시 세우는 것은 힘든 일이다. 다시 일하는 분위기로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게 팀원들은 냉탕과 온탕을 이동하면서 혼란을 느끼게 된다. 한참 일해야 할 시기에 체질 개선하느라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인기 영합적인 리더에 대응하는 방법


자기 인기만 챙기는 리더는 양귀비 꽃과도 같다. 아름답기 그지없지만 가까이하게 되면 양귀비 꽃에서 흘러나오는 아편에 취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양귀비 꽃 같은 리더에게 대응하는 바람직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1. 관계의 선을 명확히 하자


인기에 연연하는 상사는 팀원들과 사적인 유대감을 쌓아 업무적 결함을 덮으려 할 때가 많다. 특히 업무 외적인 활동을 하면서 나도 같이 하자고 권유할 때가 많다.


상사의 가벼운 농담이나 사적인 대화에는 웃으면서 반응하되, 선을 넘는 부탁이나 업무 외적인 요구에는 '일정이 바쁘다'는 핑계를 대며 자연스럽게 거절하자. 이런 상사들은 "우리가 남인가"라는 식의 태도로 친근함을 무기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기분이 나쁘지 않게 정중한 톤을 유지하면서 '비즈니스 관계'임을 상기시키도록 하자.





2. 의사결정 사항은 문서로 남기자


이런 유형의 상사는 나쁜 소리를 듣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나쁜 소리를 들을만한 일에 대해서는 결정을 미루거나, 문제가 생기면 "나는 그렇게 말한 적 없다"라며 책임을 회피할 가능성이 높다.


구두로 지시받은 사항은 반드시 메일이나 메신저로 다시 확인하자. "방금 말씀하신 내용에 대해 제가 이렇게 이해했는데 맞을까요?" 이렇게 기록을 남기고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상사가 싫은 소리 듣는 게 무서워서 결정을 내리지 않고 방관하고 있다면, "A안과 B안 중 어떤 방향으로 진행할지 승인해 주시면 바로 착수하겠습니다"라고 선택지를 좁혀서 질문하고 확답을 받아두자. 독촉하면 이들은 반발하게 된다. 너무 독촉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선택지를 줄여 부담을 낮춰주는 것이다.





3. 팀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말하자


이런 리더는 상사가 팀원 모두에게 잘 보이려다 보니 타 부서의 무리한 요청을 거절하지 못해 한가득 받아오고는 한다. 이러면 팀 전체가 고생하게 된다.


상사가 거절을 못 해 일을 가져온다면, 현재 팀에서 수행하고 있는 업무 리스트를 보여주며 "이 일을 맡게 되면 기존 프로젝트의 마감이 늦어질 수 있는데, 우선순위를 어떻게 조정할까요?" 이런 식으로 완곡하게 말하자. 지금 추가 업무를 수행할 여력이 없음을 리더도 알고 있어야만 한다.


감정적으로 안된다는 호소를 하기보다는 "팀의 성과를 위해 지금은 우리 팀 본연의 일에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이성적으로 접근하도록 하자.





4. 감정적 소모 줄이기


인기 영합적인 리더는 대체로 본인이 무능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과감하게 일을 처리하면 사람들이 나를 욕하지 않을까 불안해하는 것이다. '인정 욕구'가 잘 충족되지 않거나 '불안함'의 정도가 높은 사람들이다.


이런 리더에게는 적당한 인정과 칭찬이 필요하다. 가끔씩 상사의 '좋은 사람 코스프레'에 장단을 맞춰줄 필요가 있다. "역시 팀장님은 팀원들을 정말 많이 생각해 주시네요" 같은 칭찬은 상사의 불안감을 낮춰 당신을 좋게 평가하게 만들 것이다.


경험상 이런 리더는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 리더와의 라포(공감대)를 형성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훗날 다른 리더가 와서 다시 힘들게 일해야 할 때 고생하지 않아도론 업무 감각을 잃지 않도록 하자.




마무리하며


인기 영합적인 리더는 언뜻 보면 참 사람이 좋아 보인다. 배려심도 강하고 열린 사고를 가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아르헨티나 사람들 중에 여전히 후안 페론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자신들의 어려움에 관심을 갖고 챙겨주는 리더라는 인식이 뿌리 깊게 박힌 것이다.


이런 리더는 조직을 병들게 한다. 아까도 언급했듯이 양귀비 꽃과 같은 리더이다. 양귀비 꽃은 너무나도 아름답다. 그래서 자꾸만 곁에 두고 싶어진다. 문제는 자꾸 접촉하다 보면 꽃에서 나오는 진액에 빠지게 된다는 사실이다. 이 진액은 아편의 원료로서 사람을 망치는 주범이다.

양귀비꽃


인기 영합적인 리더는 결코 오래 자리를 보전하지 못한다. 성과 내지 못하는 리더를 위에서 가만히 놔두지 않기 때문이다. 그 리더가 떠나는 순간 환경은 싹 바뀌게 된다. 온실 속에서 편하게 지냈던 화초들에 찬 바람이 마구 들어오는 순간이다. 얼어 죽지 않으려면 그저 편한 게 좋은 거라고, 인생 뭐 있냐고 마음 놓고 지내지 말고 착실하게 준비하자. 그리고 이런 리더와는 뜨뜻 미지근한 관계를 유지하는 정도로 지내자. 그게 최선이다.


아르헨티나는 지금 체질 개선을 하느라 큰 홍역을 치르고 있다. 무너뜨리기는 쉬워도 다시 세우는 것은 이렇게나 힘든 것이다. 아르헨티나가 다시 살아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래서 리오넬 메시만 잘 사는 나라가 더 이상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거리마다 탱고가 울려 퍼지는 활기가 가득 찬 아르헨티나로 다시 살아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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