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관성이 참 중요합니다 (심판 판정 고찰하기)

심판 판정을 통해 바라보는 일관성의 중요성

by 보이저
"이게 블락이야? 이게 블락이냐고!"


농구 천재 허재 감독이 KCC팀 감독 시절, 블락슛이라고 내린 심판 판정에 항의할 때 한 말이다. 저 대사는 불낙으로 많이 패러디되었다.


모든 스포츠에서 항상 문제 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심판 판정이다.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가 선수나 감독이 퇴장당하는 장면을 참 많이 볼 수 있다. 오죽 판정시비가 많았으면, 야구나 축구, 배구에서는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도입했다. 심지어 전통 스포츠인 씨름조차 이제는 비디오 판독으로 어떤 선수 몸이 먼저 모래판에 닿았는지 확인하고 있다. 그만큼 심판 불신이 커져만 갔기 때문이다.


사실 심판도 사람이다. 두 개의 눈으로 그 모든 상황을 다 캐치해 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행히 비디오 판독이 도입되면서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은 다소 누그러졌다. 그리고 반칙으로 재미 보던 팀, 선수들은 더 이상 그런 야비한 플레이를 하기 어려워졌다.


대표적인 것이 이탈리아 축구 대표팀이다. 2006년 월드컵 우승 경력도 있던 전통의 강호, 아주리 군단, 빗장 수비로 유명한 이탈리아는 비디오 판독 도입 이후 월드컵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2026년 월드컵 본선 진출 전망 역시 그리 밝지 않다. 그들이 심판 몰래 자주 하던 반칙이 비디오까지 속일 수는 없었기에 다 퇴장으로 연결되었던 것이다.


판정은 심판의 고유 권한이다. 그 권한을 존중해야 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야구에서 스트라이크, 볼 판정은 심판의 영역으로 이에 대한 항의는 곧바로 퇴장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경기 중간에 갑자기 판정 기준이 바뀌는 경우가 있다. 이러면 특히 곤란해진다. 5회까지는 이 코스의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는데, 6회부터는 볼 판정을 받게 되면 투수나 타자는 혼란스러워하게 된다.


축구에서도 상대팀은 심한 반칙을 해도 그냥 옐로카드로 끝내는데, 우리 팀 반칙은 주저 없이 레드카드를 꺼내든다면 판정에 불만이 생겨나게 된다. 기준이 모호하고, 기준 적용에 일관성이 없기 때문이다.


판정이 과했다 싶으면 종종 보상 판정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레드카드를 취소할 수는 없으니 이제 그 팀에 대해 보상 판정을 하는 것이다. 가볍게 밀려서 넘어져도 페널티킥을 주며 득점 기회를 부여해 준다. 이러면 점점 심판 판정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게 된다.


사실 이건 스포츠계만의 일이 아니다. 일관성이 없는 행동 때문에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어떤 경우가 있고,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좋은지 알아보고자 한다.




일관성 없는 행동의 사례


사람은 누구나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반대로 싫어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친한 사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내 마음에 드는 사람, 나와 가까운 사람 편을 들기 마련이다. 나 자신은 논리적이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당장 티브이 뉴스를 틀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 정치인이 탈세를 저지르거나, 비위행위에 연루되었다고 하면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이렇게 쿨하게 넘어가게 된다.


그러나 내가 싫어하는 정당의 국회의원이 이런 일을 저질렀다면 날을 세워 공격한다. 저렇게 기본도 되어 있지 않은 인간이 무슨 국회의원을 하느냐고 온갖 욕을 다하게 된다.


직장에서도 마음에 드는 동료가 실수하게 되면, 사람이 다 그러면서 배우는 것이라고 다음에 잘하면 된다고 다독이게 된다. 그러나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 실수하면 엄청나게 예민하게 반응하게 된다.


'내로남불'이라는 말처럼, 어떤 연예인이 음주 운전하다가 적발되었다는 기사를 접하면 공인이 기본 마인드가 안되어있다고 마구 욕한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대리기사 구하기 어렵다고, 잠깐 이동하는 것이라고 자기 합리화를 하며 음주운전을 하고는 한다. 이게 사람들의 실제 모습이다.




일관성 없는 행동의 문제점


그렇다면 일관성 없이 행동을 하게 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일까? 일관성 없이 행동하게 되면 타인과의 관계는 물론, 내 정체성을 만드는데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1. 신뢰 상실 및 관계 악화


말과 행동이 다르거나, 약속을 자주 번복하는 등 일관성 없이 행동하게 되면 상대방에게 혼란을 준다. 결국 그 사람의 말을 믿기 어렵게 만든다. 신뢰는 모든 건강한 관계의 핵심인데, 이것이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특히나 본인 기분이나 상황에 따라 이랬다 저랬다 하는 사람이 있다. 이번에는 전체 팀장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하기로 해서 안내메일 다 보내놨는데, 임원만 대상으로 하기로 의사결정을 바꾸게 되면 실무자는 팀장들에게 다시 안내메일을 보내야 한다. 불필요하게 일을 여러 번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면 불신이 쌓기게 되고 그 사람 말을 믿기 어려워진다. 거리감이 생기는 것이다.





2. 자기 정체성에 혼란 발생


자기 역시도 내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모르게 된다. 충동적으로 결정해 놓고 뒤늦게 후회하고는 한다.


자신의 행동 패턴을 예측할 수 없기에,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몰라 스트레스가 높아질 수 있다. 자기가 결정해 놓고도 이게 맞는 결정인지,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바라볼지 신경 쓰게 되는 것이다.





3. 목표 달성의 어려움


일관성 없이 그때그때의 기분이나 충동에 따라 일을 처리하면, 중요한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업무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어떤 농부가 잡초 제거하러 밭으로 가고 있는데 닭장 안의 닭들이 모이 달라고 입을 벌리고 있다. '이런, 모이를 줘야겠군' 다시 집으로 돌아가 닭 모이를 한 움큼 가져온다. 모이를 주던 중 닭장이 청소되지 않아 냄새가 나는 것을 알게 된다. 팔을 걷어붙이고 닭장 청소에 나선다. 닭장 청소를 다 끝내고 뿌듯해하는 순간, 들판에 뉘엿뉘엿 지고 있는 해가 보인다. 결국 잡초 제거는 못한 것이다.


이렇게 기준이나 원칙 없이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일을 처리하면 목표 달성이 어려워진다.




일관성 있게 행동하는 방법


그렇다면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사람은 누구나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기 때문에 일관성 있게 살아가기가 결코 쉽지 않다. 많은 부분에서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다. 효과적인 일관성 유지 방법에 대해 직장에서의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하여 보고자 한다.




1. 자기 패턴을 유지하기


야구에서 감독들이 제일 좋아하는 투수는 누구일까? 바로 계산이 서는 선수이다. 이 선수가 공을 던지면 6회까지는 버텨줄 수 있고 3 실점 이내로 막아 주기에 그날 작전은 어떻게 세우고, 구원투수들은 몇 명이나 준비시키면 되는지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관성 있게 공을 던지므로 신뢰를 쌓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직장인들도 이와 다르지 않다. 맡은 업무의 결과물이 항상 일정한 수준 이상이 되도록 해야 한다. 퀄리티가 널뛰기를 하게 되면 신뢰를 쌓기 어렵다.


그 방법은 의외로 어렵지 않다. 마감 시간을 항상 지키고, 요청된 정보를 동일한 틀로 제공하는 것이다. 정해진 PPT 양식에 정리하거나 마감 5일 전에 늘 중간보고를 한 차례 하고, 2일 전에는 반드시 최종본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자기만의 룰을 만들면 상대방도 이를 알고 시기와 방법을 예측하게 된다. 일관성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2. 커뮤니케이션 시 일관성 유지


상사, 동료, 후배를 대할 때 존중하는 태도를 일관되게 유지하도록 하자.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자기와 친한 사람, 내 편인 사람에게는 싱글싱글 웃으며 말하면서도, 나와 거리가 먼 사람, 만만한 사람에게는 오만상 다 찡그리며 말하는 사람이 있다. 높은 사람이 보내는 메시지에는 실시간으로 답하면서, 아래 직급의 사람이 보내는 메시지에는 단답형으로 그것도 10분이나 지나서 보내는 사람들도 있다.


이렇게 강약약강식 태도나 사람 봐가면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사람은 일관성이 없는 사람이다. 주변에 적을 많이 만드는 전형적인 유형인 것이다.


이 사람이 나보다 나이가 많건, 어리건, 직급이 높건, 낮건, 학력, 외모, 경제력이 어떤지에 따라 말하는 태도가 달라진다면 그저 악한 사람일 뿐이다. '아니 이런 인간이 있단 말이야?' 화내기 전에 나는 과연 그런 적이 없었는지 한 번 돌아보자. 한 번도 없었다고 말한다면 그 사람은 메타인지능력이 부족한 것이다. 분명히 있다. 그러지 않도록 항상 주의하자.





3. 내 가치관을 확실하게 인식하자


사람마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관이 다 있다. 정직을 중시하는 사람도 있고, 성실함을 제일 중시하는 사람도 있다. 물불 안 가리고 덤벼드는 막무가내 정신을 최고로 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내 가치관이 무엇인지 명확히 잘 모르는 경우이다. 이렇게 되면 주변 상황에 쉽게 휩쓸리게 되고 일관성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평가에 별로 중요하지 않은 업무는 처삼촌 묘 벌초하듯이 대충 해버린다. 그러면서도 누가 나에게 숫자가 잘못된 자료 건네줬다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화를 내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자기는 열심히 일 안 하면서 주변 사람들이 일 잘못해서 실수한 것 가지고는 눈에 쌍심지를 켜게 된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이 명확해야 그에 기반해서 생각과 행동을 하게 된다. 내가 중시하는 것이 무엇인지 떠올려보자.




마무리하며


한국 축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심판 수준이 올라가야 한다는 말이 많다. 판정 기준이 모호하고 일관성 없는 판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기에 선수들은 혼란을 느끼게 된다. 상대 선수에게 백태클을 하거나, 헤딩 경합을 할 때 팔꿈치 가격을 하면 무조건 퇴장! 이런 원칙이 일관성 있게 적용되어야 선수들이 경각심을 갖고 플레이 때 조심하게 된다.


일관성 있는 행동은 신뢰를 얻게 하는 지름길이다. 상대방이 누구이건 관계없이 늘 친절하게 대하고, 이런 상황에서는 예외 없이 똑 부러지게 거절할 줄 알면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예측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에 상대하기가 편하기 때문이다.


어느 날은 술 잘만 마시면서, 어떤 모임에서는 종교 때문에 술 못 마신다고 이러면 '이 사람 뭐지?' 이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안 마신다면 처음부터 "나 안 마십니다" 분명하게 선포해야 뒷말이 나오지 않게 된다. 저 사람은 술 안 마시는 사람이야 이걸 분명하게 알게 되기 때문이다.


사람이라는 게 이익에 따라, 기분에 따라 흔들리는 존재이다 보니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신뢰의 첫걸음은 바로 일관성 유지라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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