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왜 자기 계발에 시간을 투자하지 않니?

자기 기준에서 바라보는 것의 위험성

by 보이저

매일 아침 4호선 지하철을 타고 범계역에서 이촌역까지 출근길에 오른다. 사람들이 항상 미어터진다. 주머니에서 물건을 꺼내는 것조차 쉽지 않을 정도이다. 출근길에 이미 내 에너지의 1/3은 다 써버리는 느낌이다. 가뜩이나 회사에서 시달릴 생각만 하면 괴로운데 출근길까지 지옥이니..


문득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출근하는지 궁금했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한 명씩 살펴보았다. 80퍼센트 이상은 폰을 바라보느라 정신이 없다. 운 좋게 앉아서 가는 사람들은 절반 정도는 자고 있고, 절반은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져 있다. 책을 보는 사람은 가뭄에 콩 나듯 하다. 사실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는 지옥철에서 책을 읽을 정도면 엄청난 독서광일 것이다. 이런 분들은 존경해드리고 싶어진다.


스마트폰으로 도대체 뭘 그리 열심히 보는 것일까? 한 명씩 살펴보았다. 패션, 연예, 코인, 주식 콘텐츠가 대부분이다. 영화나 드라마, 애니메이션을 열심히 보는 사람들도 있다. 드물게 회사 자료를 살펴보거나 동영상 인강, 영어공부를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 수는 많지 않다.


순간 이런 교만한 생각이 들었다. 나는 출퇴근 시간에 없는 시간을 쪼개서 글을 쓰고 있는데, 대다수의 사람들은 생각 없이 사는구나. 어쩜 이렇게 자기 계발에는 손톱만큼의 관심도 없을까.. 그러다가 10년 전 회사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었던 어떤 글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 글은 바로 "출퇴근 시간에 왜 자기 계발에 시간을 쓰지 않나요?"에 관한 글이었다.




회사 게시판을 달궜던 글 하나


예전 거제도의 한 조선소에서 근무할 때 일이다. 회사 자유게시판이 있었는데 글이 하나 올라왔다.


"회사 버스에서 다들 잠만 자고 폰만 바라보고 있는데, 교양 프로그램이라도 틀어서 공부하게 합시다"


이 글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다. 대부분의 답글은 부정적인 내용이었다.


"하이고, 당신은 뭐 얼마나 인생 잘 살고 있다고. 너나 잘하세요"

"출, 퇴근길 30분 정도는 좀 편하게 쉬도록 놔두면 안 될까요?"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자기 계발입니까? 그거 보면 인생이 달라지나요?"



다른 의견들도 많았지만, 공통적인 반응은 가뜩이나 힘든데 나 좀 쉬게 내버려 둬라 이런 의견이었다. 회사에서는 하루 종일 시달리고, 집에서는 가족들 뒤치다꺼리해야 하니 온전하게 가질 수 있는 내 자유시간은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 시간마저 자기 계발이라는 이름으로 구속받고 싶지 않은 것이다.




교육, 그거 받기 싫어요!


나도 마찬가지이지만,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은 자기 계발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시다. 없는 시간 쪼개서 조금이라도 피가 되고 살이 될 수 있는 글을 읽으시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자기 계발에 관심이 많은 것은 절대 아니다. 교육부서에 10년 이상 근무하면서 수많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해 왔는데, 정말 집중해서 교육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20퍼센트 정도이다. 나머지 80퍼센트는 대부분 그냥 시간 때우는 사람들이다. 근무 안 하고 놀러 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관심을 끌어올리기 위해 퀴즈도 내보고 경품 이벤트 등등 많은 것을 준비했지만 반응은 그냥 뜨듯 미지근하기만 했다. 물 마시기 싫다는 코끼리에게 억지로 물을 마시게 할 수 없듯이, 싫다는 사람들에게는 유익한 콘텐츠, 이벤트가 모두 별 소용이 없었다.


왜 교육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는지 인터뷰를 진행했다. 주요 의견은 다음과 같았다.


- 이거 교육받는다고 뭐가 좋아지는지 모르겠다.

- 뻔한 이야기만 한다.

- 다 귀찮고 그냥 쉬고 싶다.

- 연락은 계속 오고, 일을 해야 하니 교육에 집중할 수가 없다.

- 나에게 필요한 내용이 아니다. 미스매치가 된 느낌이다.



회사일이 바빠 교육받을 여건이 안되고, 별로 필요한 내용은 아니고 몸이 피곤하니 교육에 별로 집중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이건 독서나 글쓰기 같은 자기 계발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내용이다. 개인의 의지박약 탓을 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회사일에 시달리고 있고, 도대체 어떤 자기 계발을 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자기 계발에 대한 바람직한 생각


지하철에서 폰에 파묻혀 게임 삼매경에 빠져 있고, 영상 보느라 거북목이 된 사람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교만한 태도이다. 자기 계발이라는 게 사실 대단한 게 아니다. 말 그대로 자신의 잠재된 재능이나 지혜를 일깨우는 게 자기 계발인 것이다.


피로를 잊고자, 기분을 달래고자 하는 것.. 이걸 자기 계발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현대인들에게는 쉼이 필요하다. 회사에서는 대리, 과장으로, 집에서는 엄마, 아빠로 여러 가지 역할을 수행해 나가야만 하는 사람들에게는 사실 휴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쉴 시간이 없다. 흔들리는 지하철 안에서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면서 간신히 쉬어야 하는 것이다. 이 사람들에게 자투리 시간에 자기 계발 안 한다고 손가락질하는 것은 비합리적인 것이다.


자기 계발은 사실 혼자만의 의지로는 정말 쉽지 않다. 주변 여건이 받춰져야 한다. 밤새 택배 수령을 해야 하는 택배기사나, 하루 종일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택시기사가 시간을 내서 운동을 하기 쉽지 않은 것과 같다.


그럼에도 자기 계발은 꼭 해야 한다. 이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이다. 나는 돈이 많으니까, 전문직이라 직업이 안정적이어서 자기 계발을 안 해도 생각한다면 그건 오산이다. 스타크래프트를 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지도가 환히 밝혀진 상태에서 상대방 움직임을 빤히 다 읽어가며 게임하는 것과, 그냥 깜깜이 상태에서 상대방은 뭘 하고 있는지 아무것도 모른 채 나 홀로 빌드업 열심히 하는 것은 천지차이이다.


자기 계발은 스타크래프트에서 맵핵으로 지도를 켜는 것과 같다. 내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전망이 밝고, 다른 사람들의 관심사는 무엇이고 이게 보이는 것이다. 즉 미래를 보는 눈이 생겨나는 것이다.


자기 계발하는 사람들이 시간이 남아돌아서 이 짓 하는 게 절대 아니다. 없는 시간 쪼개가면서 영어단어 하나라도 더 외우려고 하고, 공인중개사 같은 자격증 공부하며, 새벽에 운동하고 꾸준히 글을 쓰는 것이다. 그만큼 자기 계발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기에 힘들어도 이 길을 가는 것이다.


직장생활은 언젠가는 끝이 있다. 정년을 만 65세까지 늘리겠다는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라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65세까지 회사를 다닐 수 있는 사람은 결코 많지 않다. 사무직이라면 현실적인 정년은 더 짧을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자기 계발을 소홀히 하는 것은 미래를 위해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는 것이다.


꼭 직장생활 이후를 대비하지 않더라도, 자기 계발을 통해 지식을 쌓고 체력을 키운다면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날개를 달 수 있다. 인사관리 담당 직원은 근로기준법을 배움으로써 일에 대한 시야를 넓힐 수 있고, 재무회계 담당 직원은 세법 공부를 통해 세무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이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전문성을 쌓아가는 것은 내 경쟁력을 확보하는 길이다.




마무리하며


부캐(서브 캐릭터, 본업 이외의 다른 경제활동)라는 단어가 회자되고 있고, 1인 미디어가 주목받고 있다. 자기 계발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는 증거이다.

좋은 책을 찾아 필사를 하고 독서 모임을 가지며 매일 꾸준히 운동을 하는 분들도 많다. 자기 경험을 살려 글을 쓰고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며, 강의를 하시는 분들도 많다.


자기 계발이 처음에는 성가시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거 해서 뭐 하나, 나이 40살이 넘었는데 또 공부하라고? 이제 와서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푸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막상 시작해서 90일 정도만 유지하면 습관이 되고 관성에 의해 저절로 하게 된다.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자. 매일 운동하고 조금씩 책을 읽고 글을 써나가며 지금 내가 잘 살고 있는지, 미래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해 보는 것이 자기 계발인 것이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바쁘고 힘들기에 도저히 여력이 안 되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자기 계발에 신경 쓰는 사람들도 그렇게 치이면서 살아가는 것은 매한가지이다. 그럼에도 없는 시간을 자기 계발에 투자하는 의지를 발휘하는 것! 그 의지가 당신을 빛나게 할 것이다.


지금 바로 자기 계발을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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