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기계적으로 생각 없이 일하고 계신가요?

일못러에서 벗어나기

by 보이저

강대리는 팀 노트북 관리 담당자이다. 교육팀답게 팀에는 교육용 노트북이 6대나 있다. 수시로 사용하기에 분실 가능성도 높고 그래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업무이다.


강대리는 자기가 이 업무를 하는 것에 내심 불만이 많다. 사원급 직원들이나 할 만한 업무인데 본인에게 주어진 것이 영 못마땅하기만 하다. '내가 그렇게나 못 미더운가. 이런 허드렛일이나 주어지고' 기분이 나쁘지만 안 하겠다고 할 수도 없고. 울며 겨자 먹기로 그 일을 시작했다.


한 달에 한 번 노트북이 캐비닛 안에 잘 있는지 확인해서 보고하는 정도로 그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뭐 이 정도면 됐지' 강대리에게 노트북 관리는 우선순위가 까마득히 밑에 있는 단순업무일 뿐이었다.


어느 날 교육이 있어 팀장이 노트북을 꺼냈다. 그날 팀장은 화가 잔뜩 나있는 얼굴로 강대리에게 소리쳤다.


"이 노트북 아예 부팅이 안되는데? 관리를 어떻게 한 거야? 충전기는 이 노트북 충전기가 아니잖아! 노트북 관리가 노트북 없어졌는지 아닌지 그것만 확인하는 업무가 아니야. 상태도 다 봐야지. 이거 중요한 업무야. 그래서 사원급에게 안 맡기고 강대리에게 맡긴 건데 이게 뭐야?"


강대리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영혼 없이 기계처럼 일하시나요?


오늘은 직장생활에 있어 중요한 부분을 다루고자 한다. 일을 못하는 사람들 대다수가 이 문제를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 일못러에서 탈출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해결하고 가야 하는 문제이다.


앞의 강대리 사례처럼 영혼 없이 그냥 시킨 업무만 딱 기계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일에 대해 조금만 더 깊이 팠으면 결과물이 달라졌을 텐데 딱 그만큼만 일을 하는 사람이다. 식당에서 손님이 "여기 맥주 한 병 주세요!" 소리치면 진짜 맥주 한 병만 주고 맥주잔은 안 주는 것과 같다. 오히려 '잔이 필요하면 같이 말했어야지!'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왜 이렇게 행동하는 것일까? 물론 정말 일에 대한 열의가 없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시간이 워낙 없다 보니 일에 대해 깊이 들여다볼 수 없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경우는 생각하며 일하는 방법을 몰라서 기계처럼 일하는 경우가 많다.


"이걸 꼭 알려줘야 아는 건가요?"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세상에는 일머리 없는 사람들이 참 많다. 이들에게는 알려주지 않으면 끝까지 뭐가 문제인지 모른다. 나 역시 이런 사람이었고, 주변의 도움으로 해결했던 경험이 있다. 나처럼 일머리 없는 분들을 위해 내 경험을 공유해볼까 한다.



노트북 관리 사례에서 바람직한 방법


앞서 소개드렸던 강대리의 노트북 관리방법은 무엇이 문제였을까? 그저 노트북 잘 관리하라는 지시를 받았을 뿐이고 한 달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없어진 노트북은 없는지 잘 체크했는데 이거면 다 된 거 아닐까?


이렇게 생각한다면 당신은 기계적으로 일을 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노트북 관리는 단순하게 분실 여부만 확인하는 일이 아니다. 시키지 않았더라도 노트북 충전기나 마우스가 없어지지는 않았는지, 노트북은 이상 없이 잘 작동하는지까지 종합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것이다.


사실 손이 많이 가는 업무이다. 그리고 이걸 담당자 혼자서 다 해결하기는 사실 벅차다. 그렇다면 바람직한 해결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이다. 되는대로 확인하고 건네주는 것이 아니라 관리대장을 만들어서 사용 시 서명을 받게 하고 사용이 끝나게 되면 이상이 있는지를 체크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게 하면 내 수고를 덜면서 체계적으로 노트북을 관리할 수 있다. 조금만 더 고민하고 깊게 파면 더 효율적인 방법이 나오는 것이다.




기계적으로 일할 때 문제점


기계처럼 별생각 없이 입력한 값대로만 일하게 되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 일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게 된다. 심한 경우에는 사고가 터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임원들을 모아놓고 1박 2일로 리더십 교육을 진행한다고 하자. 수도권 소재 연수원을 알아봐야 하는데 하필 그때가 성수기라 웬만한 곳은 예약이 다 끝나버린 상태이다. 이때 어떻게 보고할 것인가?



1) 알아봤는데 교육을 진행할 수 있는 수도권 내 연수원이 없습니다. 교육 진행은 어려울 듯합니다.


2) 현재 사용 가능한 연수원이 없지만, 기존 예약자 중에 혹시 취소 가능한 건은 없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수도권 외 연수원 중에서도 사용 가능한 곳 같이 알아보겠습니다.



1번처럼 보고하면 그냥 기계적으로 일한 것이다. 알아봤는데 없더라고요! 이 수준에서 기계적으로 업무를 처리한 것이다. 반면 2번의 경우는 깊이 파고 들어간 경우이다. 안된다고 땡지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더 알아보는 것이다. 연수원 확보가 내 미션이기에 미션 달성을 위해 물고 늘어지는 것이다.


부실한 정도를 넘어 아예 사고가 터지는 경우도 있다. 맨 처음 강대리 사례에서 한 달에 한 번씩 기계적으로 노트북 보유 여부를 확인하는데 노트북 하나가 사라진 것을 발견하였다. 이렇게 되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노트북 비용 물어내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그 안에 회사 비밀이 담겨있을지 모르는 건데 그게 유출되었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큰일이다. 기계적으로 확인했기에 그 한 달 안에 누가 꺼내갔고, 어디로 이동했는지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에 문제 해결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계적으로 영혼 없이 일을 하게 되면 많은 문제가 생겨나게 된다.




기계적으로 일하지 않는 방법


그렇다면 기계적으로 일하지 않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누구나 열의를 갖고 맡은 일을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은 다 안다. 그러나 뭘 어떻게 해야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1. 이 업무의 바람직한 결과물을 그려보자


임원 대상 리더십 교육 진행을 위해 연수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하자. 그렇다면 어떤 것이 바람직한 결과물일까? 임원인 점을 고려하여 식사도 한식 위주의 고급진 메뉴가 제공되고 주변 분위기도 멋있는 곳으로 선택해야 할 것이다. 그게 되게 하기 위해 이곳저곳을 다녀보고 세부 조건도 조율해야 한다.


이 업무가 제대로 되었을 때 어떤 모습을 갖추어야 하는지 목표를 세우고 그림을 그려보자. 그 그림대로 결과가 나오도록 하면 된다. 그림이 명확하면 대충 끝내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런 그림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바람직한 결과물은 혼자만의 생각으로 정하지 말고 이 업무를 시킨 리더가 원하는 그림에 맞추자. 리더가 분명히 원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그걸 파악하고 그 그림대로 맞춰 나가는 것이다. 결국은 소비자 주문에 따라 납품해야 하는 입장이기에 소비자 니즈 파악이 참 중요한 것이다.




2. 업무 프로세스를 만들자


일을 진행하는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노트북 관리 사례에서 노트북을 사용하는 경우, 노트북 관리대장을 만들어 출고 시 그리고 다시 입고 시에 사용자들의 서명을 받게 하는 방법이 있다. 사용하면서 노트북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이를 관리대장에 기록하게 하면 나중에 노트북이 작동하지 않아 마음 졸일 일도 없다. 그때 바로 고치면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업무 프로세스를 만들면 내가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그 프로세스대로 하나씩 처리하면 된다. 그때그때 임기응변을 발휘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3. 내 업무방식을 팀 동료들에게 알리자


프로세스를 팀 동료들에게 알리고 따르게 하자. 업무 프로세스를 정한다고 한들 나만 알고 있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이 프로세스를 왜 채택하게 되었는지, 그 효과는 어떤지 동료들에게 알리고 그 방법을 따르도록 하자.


물론 내 마음대로 이걸 해라 마라 정할 수는 없다.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리더에게 먼저 보고한 후 동의를 얻은 뒤에 구성원들이 룰을 따르도록 하자. 다 같이 룰을 따르게 되면 일하기 훨씬 수월해진다.



4. 조금만 더 알아보고 확인하자


'이 정도면 됐지 뭘 더 바라?' 이 생각이 들 수 있다. 해야 하는 업무가 한두 가지도 아닌데 일일이 이걸 다 살펴볼 수가 없는 것이다. 칼퇴를 포기할 수 없기에, 일일이 의사결정받고 진행하기 솔직히 짜증 나기에 이 정도 선에서 끝내는 경우가 있다.


이때 조금만 더 확인하고 알아보는 것은 큰 위력을 발휘한다. 임원 리더십 교육을 위한 연수원을 알아볼 때 혹시 몰라 주변 관광지를 같이 알아보게 되면, 혹시 역사문화탐방 프로그램을 갑자기 추가하게 될 때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플랜 B로 다른 연수원을 차선책으로 알아본 경우, 갑자기 당초 정했던 연수원이 사고로 인해 모든 예약을 취소해 버렸을 때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다. 이처럼 조금만 더 발품을 파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5. 스스로 마감기한을 정해서 타이트하게 일하자


세월아 네월아 늘어지게 일하는 경우가 있다. 마감기한이 따로 없는 업무는 우선순위가 뒤로 밀려버리기 마련이다. 사람은 시간이 많다고 결코 열심히 일하는 것이 아니다. 시간이 많으면 그냥 월급루팡 그러니까 월투가 되어서 일하러 회사 온 것인지, 놀려고 온 것인지 모르는 상태가 되기 십상이다.


마감시한을 정해서 타이트하게 일하자. 마감시한은 너무 쫓기는 일정이면 곤란하다. 마감에 쫓겨 부실하게 일하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너무 여유 있게 편성하는 것은 늘어지게 된다. 조금은 부족한 듯 일정을 잡고 타이트하게 일하는 것이 제일 좋다.




마무리하며


일을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 여러 가지 전형적인 특징들이 보인다. 그중 대표적인 특징이 바로 '기계적으로 고민 없이 일한다는 것'이다. 딱 주어진 일만 하려고 하고 그 이상은 할 생각을 못한다.


이 사람이 일에 대한 열정이 없어서 그런 것이 결코 아니다. 어떻게 일하는 것이 주도적으로 일을 하는 것인지 그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자기 딴에는 늦게까지 야근하면서 일에 매달리는데 주변 평가는 늘 기계적으로 일한다고 지적한다.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매일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데 생각 없이 일을 한다니...


일을 열심히 하는 것과 주도적으로 일을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범주의 이야기이다. 기계적으로 일한다는 소리를 듣기 싫다면 이 글에서 추천드린 5가지 방법을 꼭 활용하자. 나 역시 그런 소리를 반복적으로 듣던 사람으로서 참 오랜 시간 어떻게 하면 이걸 바꿀 수 있을지 고민해 보았다. 주도적으로 일을 하려면 역시나 업무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부터 해야 내가 일의 주도권을 잡고 내 생각대로 일을 진행할 수 있다. 당장 프로세스부터 만들자. 장담하건대 이걸 꾸준히 하면 더 이상 기계적으로 일한다는 소리는 듣지 않게 될 것이다. 내가 바로 그 산 증인이다.



1. 이 업무의 바람직한 결과물을 그려보자

2. 업무 프로세스를 만들자

3. 내 업무방식을 팀 동료들에게 알리자

4. 조금만 더 알아보고 확인하자

5. 스스로 마감기한을 정해서 타이트하게 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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