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가 되면 안 되 사람 (18편:영국 올리버 크롬웰)

자기 생각을 구성원들에게 강요하는 리더

by 보이저

하 팀장은 독특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결벽증이 지나칠 정도로 심한 그는 사무실이 조금이라도 어지럽혀진 것을 참고 견디지 못한다.


매주 금요일마다 팀원들은 대청소를 해야 한다. 자기 서랍장은 물론이고 팀 캐비닛, 기둥 옆 빈 공간까지 깨끗하게 정리해야 한다. 이때 하 팀장은 군대훈련소 조교 마냥 하나하나 다 열어보며 상태를 점검한다. 만일 정리상태가 불량하면 다시 해야 한다. 심한 경우 경위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한 적도 있었다.


이번 워크숍 때 하 팀장은 결벽증의 정석을 보여주었다. 대강당에 널브러진 전선이 보기 싫다고 그는 팀원들을 총동원해서 전선 정리작업을 시켰다. 팀원들은 케이블 타이와 쫄대, 찍찍이 테이프를 들고 전선을 일일이 다 감아야만 했다.


심지어 남는 책상이랑 의자는 뒤에다가 두면 보기 싫다고 강의장 밖 눈에 안 띄는 곳에 두라고 시켰다. 팀원들은 일일이 책상이며 의자를 들고 강당 밖으로 다 옮겨야 했다. 책상이 지저분하니 물티슈로 닦아라, 줄이 안 맞으니 맞춰라, 뒤에 둔 과자가 너무 예전 스타일 아니냐.. 하 팀장의 잔소리는 그칠 줄을 몰랐다. 팀원들은 자정이 다 되도록 대강당정리하느라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청결과 정돈.. 하 팀장은 자기 원칙을 확고히 지켜야만 했다. 자신뿐 아니라 자기 팀원들도 그 원칙을 반드시 지키도록 강요하는 하 팀장이었다. 그 원칙 탓에 갈려 나가는 건 애꿎은 팀원들일 따름이었다.




정계에 진출하게 된 올리버 크롬웰


하 팀장은 실제 내가 겪었던 팀장이다. 청결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그의 스타일 탓에 나는 신경쇠약이 걸릴 정도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아야만 했다.


그런데 역사적으로 이렇게 자기 원칙을 백성들에게까지 강요했던 리더가 있었다면 믿어지겠는가? 의외로 그런 리더들은 꽤 많았다. 담배 연기를 너무나도 싫어해서 직접 길거리로 나가 길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들모조리 칼로 죽였던 오스만 제국의 무라트 4세도 있었다. 안경 쓴 사람들은 잘난 체하고 재수가 없다고 안경 쓴 사람들을 모조리 죽이라고 했던 캄보디아의 폴 포트도 있었다.


이번에 소개하는 리더는 백성들에게 금욕적인 생활을 강요했다. 즐거운 노래를 듣는 것, 춤을 추는 것, 심지어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조차 죄악시하고 금기시하였다. 영국을 살벌한 국가로 만들었던 그의 이름은 바로 17세기 영국의 실권자였던 호국경 '올리버 크롬웰'이었다.


올리버 크롬웰은 형과 함께 농장을 경영하며 닭과 양을 키우던 사람이었다. 그의 가문은 원래 유력한 가문이었지만 경제적으로 궁핍해지면서 시골에서 살았던 것이다. 정치에 관심이 많고 권력욕이 있었던 그는 다시 런던으로 상경했고 마침내 하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진출하게 되었다.




권력의 중심에 선 올리버 크롬웰


크롬웰이 확 떠오르게 된 계기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잉글랜드 내전'이었다. 왕권을 계속 유지하고자 했던 찰스 1세와 의회가 충돌하면서 내전으로 확대되었다. 크롬웰은 이 상황을 자기가 권력을 가질 절호의 찬스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잉글랜드 내전은 청교도 혁명이라고도 불리며, 무려 9년 동안이나 세 차례에 걸쳐 벌어졌다. 청교도는 금욕을 강조하며 가톨릭과의 완전한 결별을 강조하였다. 그러나 당시 영국 왕이었던 찰스 1세는 교회 통합을 강조하였고 여기에 가톨릭까지 포함하고자 하였다. 지나치게 금욕을 강조하며 왕의 명령마저 잘 따르지 않는 청교도들은 찰스 1세에게 눈에 가시와도 같은 존재들이었다.


크롬웰은 청교도로서 의회파에 서서 찰스 1세와 싸웠다. 시간이 지날수록 리더십이 강했던 크롬웰은 점점 청교도들의 핵심 인물이 되어가기 시작했다.


그는 자기가 나설 일과 그렇지 말아야 할 일을 잘 구분할 줄 알았다. 자신의 전문분야가 아닌 군사 전술은 '토마스 페어팩스'라는 전투경험 풍부한 전문가에게 전권을 맡기었다. 심지어 자신조차도 그의 지시에 따를 정도였다. 전문성에 따라 군사지휘는 페어팩, 행정은 크롬웰이 담당하면서 효율성이 극대화되었다.


그 덕분에 의회 파는 결국 찰스 1세의 왕당파와의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찰스 1세의 군대는 외국에서 고용한 용병부대가 주축이라 충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찰스 1세는 스코틀랜드로 도망쳤으나, 왕을 돌려달라는 크롬웰의 서슬 퍼런 요구에 보상금을 받고 찰스 1세를 넘겨주고 말았다.

올리버 크롬웰


찰스 1세를 처형하는 크롬웰


처음에 크롬웰은 찰스 1세에게 우호적이었다. 왕으로서 깍듯이 대했다. 찰스 1세는 행동의 자유를 누리면서 왕좌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때 큰 문제가 발생하고 말았다. 찰스 1세의 비밀 편지함이 발견된 것이었다. 편지함에 담긴 편지에는 '지금은 내가 의회파의 비위를 맞춰주고 있지만, 세력을 회복하는 즉시 이들을 체포하여 목을 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편지가 발각되면서 찰스 1세에 우호적이었던 의회파의 태도는 급변했다.


이때 의회 파는 둘로 갈라지고 말았다. 그래도 왕인데 처형은 안된다는 온건한 장로파와, 후환을 없애기 위해 처형해야 한다는 급직적인 독립파로 갈라진 것이었다. 크롬웰은 급진파의 수장으로서 찰스 1세 처형에 앞장섰다. 장로파에 속한 의원 200여 명을 가둬버리고 급진파 의원들만 모아 찰스 1세 처형안을 통과시켜 버렸다.


그렇게 찰스 1세는 의원들에 의해 목이 잘리고 말았다. 그는 마지막으로 "당신들이 한 국가의 왕에게 어떤 죄를 뒤집어 씌웠는지 기억하라!"는 말을 남기고 의연하게 죽음을 맞이했다. 찰스 1세가 겉과 속이 다른 모습을 보이면서 의원들의 신뢰를 잃어버린 대가는 비참하기만 했다.




자기 신념을 밀어붙이는 크롬웰


이제 크롬웰은 영국의 최고 실권자가 되었다. 그는 아예 후임 왕을 임명하지 않았고 왕정 체제 자체를 없앴다. 공화정을 수립한 것이다. '호국경 (Lord of Protector)' 즉 국가의 수호자라는 칭호를 받으면서 그는 최고 실권자가 되었다.


영국 사람들은 처음에 크롬웰에게 많은 기대를 걸었다. 이제야 제대로 된 신앙의 자유가 보장되는 건가 싶었다. 왕 없이 사는 것이 어떨지 기대 반 걱정 반 심정으로 크롬웰을 지켜봤다. 영국 역사에서 그가 다스린 10여 년 간은 어떤 시대였을까?


불행하게도 11년 간의 크롬웰의 통치 기간은 공포가 통제, 억압의 시기였다. 영국 사람들은 이 시기에 숨소리조차 제대로 낼 수 없었다.


그는 청교도 근본주의 신앙관에 입각하여 영국을 통치하고자 했다. 술, 담배는 철저하게 금지되었다. 술집들은 문을 받아야 했다. 술, 담배가 금지되는 판에 도박이 허용될 리 없었다. 도박은 재미로만 해도 중형에 처해졌다. 크리스마스는 실제 예수님 탄생일이 아니라 로마의 태양신 탄생일로부터 유래된 것이라고 보고 크리스마스 축제도 전면 금지시켰다.


춤과 노래도 금지되었다. 쾌락을 위해 웃고 즐기고 떠드는 것! 불경스럽기 그지없는 행위로 간주되었다. 여성들이 화장하는 것, 화려한 옷을 입는 것도 금지되고 말았다. 일요일은 안식일이라 예배를 드리는 것 외에는 일절 금지되었다. 공장에서 물건을 만들거나 장사를 하는 것은 모두 불가능했다.


심지어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조차 쾌락 추구로 보아 엄격하게 금지되었다. 조미료 사용은 금지되었고, 자극적인 맛은 일절 낼 수도 없었다. 영국 요리가 피시 앤 칩스 외에 발달하지 못한 것은 이때 올리버 크롬웰이 영국 음식을 초토화시켰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을 정도이다.


이 당시 아일랜드는 영국의 식민지였다. 아일랜드 사람들 대다수는 가톨릭 신자였다. 가톨릭을 몹시 싫어했던 청교도 근본주의자 크롬웰은 아일랜드에서 가톨릭을 말살시키고자 했다. 성당은 파괴되었고, 저항하는 성직자들은 살해당했다. 수많은 아일랜드 사람들은 집과 땅을 잃고 농사짓기 힘든 늪지대나 산악지대로 추방되었다. 이 땅은 충성스러운 청교도들에게 분배되었다.


법령을 어긴 사람들은 가혹하게 처벌되었다. 작은 위반도 오랜 징역살이로 연결되었고 종종 시범케이스로 참수형에 처해지기도 하였다. 영국 시민들은 점점 더 크롬웰에게 반발하기 시작했다. 이렇게는 살 수 없다는 인식이 퍼지게 되었다.




크롬웰의 죽음과 왕정 복귀


크롬웰이 이렇게 천년만년 영국을 통치했다면 영국이 지금의 북한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였을 것이다. 다행히 크롬웰은 10년이 되는 해 말라리아로 인한 고열에 시달리다가 죽고 말았다. 최고 통치자의 죽음치고는 참 허무한 최후였다.


그의 아들은 리처드 크롬웰이 그 뒤를 물려받았으나 1년 만에 반 크롬웰파 의원들과 왕당파 신하들이 쿠데타를 일으켜 리처드를 추방해 버렸다. 그리고는 망명 중이었던 찰스 1세의 아들을 데려오게 되었다. 다시 왕정 체제로 복귀한 것이다.


찰스 2세가 된 그는 아버지의 원한을 갚고 싶어 했다. 왕이 되고 가장 먼저 한 일은 이미 죽은 올리버 크롬웰의 무덤을 파헤쳐 그 시체를 깨내고 채찍으로 뼈가 가루가 될 때까지 내리친 일이었다. 조선 판 부관참시가 영국에서 똑같이 일어난 것이었다.


영국 백성들은 환호했다. 크롬웰 통치 기간 동안 그들은 너무나도 억눌려 있었다. 금욕주의로 억압받고 눌려있던 그들은 너무나도 피폐해져 있었던 것이다. 이때 청교도 신앙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죽은 사람들은 너무나도 많았다. 영국 사람들은 그 이후로 다시는 공화제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 전통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크롬웰이 준 악몽이 너무나도 크고 강렬했기 때문이다.


크롬웰은 도덕적인 가치를 지나치게 강요함으로써 영국 사람들을 도탄에 빠뜨린 장본인이었다. 심지어 아일랜드 사람들은 재산을 잃고 굶주림에 시달리다가 대규모로 아사하기도 하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본 것이었다.



자기 가치를 팀원들에게 강요하는 리더의 유형


올리버 크롬웰처럼 자기 신념을 팀원들에게 막무가내로 강요하는 리더들이 있다. 앞서 소개했던 사례인 깨끗한 환경을 지나치게 강조하던 하 팀장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자기 방식을 절대선이라고 생각한다. 자기를 지금의 위치에 오를 수 있게 해 준 원동력, 성공 방정식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기 팀원들 역시 내 방식대로 따라줄 것을 강요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리더들이 강요하는 방식에는 무엇이 있는가?


- 회식에 참석하는 것을 불문율로 여기는 리더

- 점심식사는 반드시 팀원 전체가 같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리더

- 그날 할 일을 아침마다 리더에게 보고하도록 하는 리더

- 부서 정리정돈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리더

- 리더가 먼저 퇴근해야 팀원들이 퇴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리더


이런 사람들 밑에서 일하게 되면 참 고달프고 힘들 수밖에 없다. 늘 자기가 최고이고 자신을 떠받들어 줘야만 직성이 풀린다. 자기 법칙에 어긋나는 팀원은 곧바로 눈 밖에 나게 되고 온갖 불이익을 다 감수해야만 한다.




자기 방식을 강요하는 리더가 미치는 폐해


이런 리더들이 조직을 맡게 되면 팀은 순식간에 망가지게 된다. 합리적인 법칙에 따라 팀이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리더의 스타일에 따라 팀이 좌지우지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이런 리더들은 조직에 어떤 피해를 미치게 될까?



1. 조직 안에 두려움이 팽배해짐


리더가 생각하는 방식이 곧 팀의 업무방식이 된다. 팀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봤자 어차피 리더의 방식대로 결론이 나게 된다. 팀원들도 뻔히 그 사실을 잘 알기에 더 이상 고민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리더의 눈치만 살피게 된다. 이런 조직에 창의성 따위가 존재할 턱이 없다.


자신의 방식이 틀렸을 때도 이를 수용하지 않는 리더 밑에서 팀원들은 입을 닫게 된다. 내가 이 일을 하다 잘못되어도 내가 안전할 수 있다는 믿음인 '심리적 안전감'이 사라지게 된다. 문제가 생기면 비난받을 것이 두려워 보고를 늦추거나 숨기게 된다.



2. 팀원의 전문성 저해


팀원들이 전문성을 갖고 있다고 할지라도 리더의 세세한 지시에만 따르다 보면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능력을 잃게 된다.

특히 소외된 팀원들은 자신이 하는 업무가 팀에 미치는 기여도가 낮다고 느끼게 된다. 업무에 열의를 갖지 않게 되고 대충 하려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당연히 직무 만족도가 급격하게 낮아지게 된다.



3. 핵심 인재 유출 및 이직률 증가


능력 있는 인재일수록 자율성과 성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리더의 독단적인 운영 방식은 이들이 조직에 불만을 갖게 만들고 조직을 떠나게 만드는 큰 원인이 된다. 결국 팀에는 '예스맨'들만 남게 되어 조직 전체의 경쟁력이 급격히 하락하게 된다.



4. 리더에게 과부하가 걸림


모든 의사결정을 리더가 직접 확인하고 승인해야 하므로, 업무 속도가 현저히 느려지게 된다. 이런 리더들은 대체로 마이크로 매니징, 즉 작은 일도 본인이 하나하나 다 보고 받고 승인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일 때가 많다.

결국 리더는 과도한 업무량에 시달리게 되고, 팀원들은 리더의 컨펌만 기다리며 시간을 낭비하는 비효율이 발생하게 된다. 이 모든 것은 리더가 자초한 것이다.




자기 방식을 강요하는 리더에 대처하는 방법


자기만이 절대 선이고, 모든 구성원듷이 다 자기 방식을 따라야 한다고 강요하는, 이른바 독불장군형 리더는 참 피곤한 스타일이다. 이런 리더 밑에서는 내 소신대로 일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싫다고 무작정 이런 리더를 증오하고 피하려고만 하면 자기 손해이다. 어쨌든 칼자루를 쥐고 있는 사람은 리더이기 때문에 내가 손해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릫다면 독불장군형 리더에게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1. 리더가 집착하는 자기만의 방식을 파악하기


리더가 자기 방식을 강요하는 이유는 불안감이 크기 때문이다. 이들은 새로운 방식을 회피한다.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나를 여기까지 이끌었다고 생각하는 자기 방식에만 집착하게 된다. "내 방식대로 해야 실수가 없다"는 방어 기제를 갖고 있는 것이다.


리더가 고수하는 방식에 대해 먼저 정확하게 파악하자. 만일 보고서를 쓸 때 어떤 방식으로 써야 만족해하는지 알아보자. 의사소통은 얼굴을 보고 하는 걸 좋아하는지, 채팅으로 하는 것을 좋아하는지, 회식에 얼마나 가치를 두고 있는지 그런 점들도 파악해 보자.



2. 먼저 수용하고 대안 제시하기


무조건 반대하게 되면 이런 리더들은 자기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분노하게 된다. 리더의 방식을 일단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 1단계 : "팀장님께서 말씀하신 방식이 [A라는 장점]이 있다는 점을 이해했습니다."

- 2단계 : "그 방식의 핵심사항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시간 단축을 위해 '제가 제안하는 이 방식'을 병행해 봐도 될까요?


이렇게 살짝 내 의견을 포함시켜 보자. 자기 의견이 수용되었다는 생각에 리더도 다른 소리를 하지 않게 된다.



3. 데이터로 증명하기


이런 리더에게 내 의견만 전달하게 되면 감정싸움으로 번지기 쉽다. 자기 방식이 워낙에 확고하기 때문이다. 내 논리를 강화하려면 데이터 등 객관적인 지표를 활용하도록 하자.


"기존 방식으로는 5시간이 소요되지만, 새로운 툴을 활용하면 2시간으로 줄어듭니다. 남는 시간에 팀장님께서 지시하신 다른 중요 업무에 집중하도록 하겠습니다."


구체적인 데이터를 들이밀면서 리더에게 '나의 방식도 안전하고 효율적이다'는 확신을 심어주자. 리더가 지시한 업무에 더 집중하기 위함이라고 운을 떼며 팀장의 지시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주면 좋다.



4. 커뮤니케이션 빈도 높이기


강요하는 리더들은 업무 진행 상황을 모를 때 더 통제하려고 한다. 이들은 사소한 일이라도 다 자기가 직접 내용을 알아야 하고 통제할 수 있어야 불안을 느끼지 않는, 마이크로 매니징(micro-managing)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리더가 묻기 전에 선제적으로 공유하자.


"팀장님 말씀대로 15시에 택시 탑승하였으며 , 현재 한강대교 건너는 중입니다. 교육용 노트북 4대 들고 가고 있으며 여의도 콘래드 호텔 도착하면 15시 20분쯤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사소하다 싶은 내용도 자주 보고하면 리더는 상황이 통제되고 있다고 느껴 간섭을 줄일 가능성이 크다.



5. 이곳을 떠날 준비하기


강요가 너무 심해 업무에 차질이 생긴다거나, 내가 눈 밖에 나서 늘 잡도리당하는 상황이라면 이 회사 또는 이 부서를 떠나는 것도 심각하게 생각해 보자.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너무 크다면,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수준으로 압박이 들어온다면 이곳은 내가 일할 곳이 아닌 것이다. 과감하게 이곳을 떠나자. 팀을 옮기던 아예 회사를 옮기던 내가 내 뜻을 펼칠 곳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마무리하며


올리버 크롬웰의 통치 기간은 10년 남짓이었다. 그러나 그가 영국사회에 미친 영향은 매우 크기만 했다. 지나칠 정도로 그는 신념을 밀어붙였다.


불경건한 행동은 모두 죄악으로 간주되었고, 그 어떤 즐거움을 추구하는 행위는 처벌 대상이었다. 춤과 노래는 금지되었고 화려한 복장도 죄악시되었다. 심지어 자극적인 음식을 먹는 것마저 금지될 정도였으니 그 시대에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다.


경건함을 강요하는 사회가 과연 행복한 사회일까? 결코 아니다. 이전 글에서 미국 아미쉬 마을과 이슬람 문화권을 소개하면서 그런 사회가 오히려 드러나지 않은 성범죄가 더 많다는 사실을 말씀드린 바 있다. 심하게 억압하는 사회는 왜곡된 방식으로 욕구가 분출되기 때문이다.


올리버 크롬웰처럼 자기 방식을 강요하는 리더들이 회사에도 많다. 자기만의 기준을 세우고 이를 따르라고 강요한다. 사무실은 항상 깨끗해야 하고, 출근은 최소 30분 전까지는 해야 하고 청바지는 못 입게 하는 등 자기만의 룰을 세우는 것이다.


무조건 들이받지 말고 지혜롭게 처신하자. 이런 리더가 원하는 바에 대해 이해하고 그걸 따르되, 내 방식을 같이 결합하자. 비위를 적당히 맞추면서도 내 의사를 관철하는 것이다. 하나하나 다 통제하고 싶어 하는 성향이 있으므로 회사에서 일어나는 일은 다 보고하자.


그럼에도 극복하기 힘든 사람과는 결국 헤어져야 한다. 이 리더가 떠날 때까지 어떻게든 참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지만, 도저히 안 되겠다 싶으면 내가 떠나자.


올리버 크롬웰! 이런 리더가 회사에 나타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내 마음대로 될 수는 없다. 지혜롭게 처신하고 나를 지키자.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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