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하게 알을 깨고 밖으로 나가는 방법
진 과장은 글을 쓰는 일에 참 관심이 많다. 추리소설에 관심이 많은 그는 틈틈이 시간을 내서 글을 써 내려간다. 한국의 애거시 크리스티, 히가시노 게이고가 되는 것이 그의 목표이다.
그는 이미 책을 두 권이나 출간했다. 독자보다 책 쓰는 저자가 더 많은 시대라는 푸념이 가득하지만, 그의 추리소설은 호평을 받았다. 책의 80퍼센트는 초판으로 끝난다고 하지만, 그의 책은 두 권 모두 5쇄 이상 찍었을 정도이다. 올해의 신인 작가상 후보에 올랐을 정도로 그는 떠오르는 작가이다. 밀실에 알리바이를 결합한 서스펜스 구상에 능하기에 그의 추리소설은 몰입감을 준다. 그의 책을 기다리는 열성 팬들은 작가 팬클럽까지 만들었을 정도이다.
그렇다면 그의 직장인 라이프는 과연 어떨까? 시궁창이나 다를 바 없다. 늘 아침부터 저녁까지 상사에게 불려 가서 혼나는 것이 진 과장의 일상이다. 행동이 굼뜨고 일에 관심이 없어 보이는 진 과장은 상사들이 싫어하는 유형의 직원이다. 시킨 일을 똑 부러지게 잘하지도 못하고 말귀도 잘 알아듣지 못하는 그는 직장에서는 아웃사이더이다.
진 과장은 우월감과 열등감이 한 몸속에 동시에 자리 잡고 있다. 추리소설 이야기만 나오면 어깨가 으쓱해지다가도 회사 이야기가 나오면 어깨가 움츠러든다. 냉탕과 온탕을 수시로 왔다 갔다 하는 이 상황이 진 과장에게도 참 힘들기만 하다.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인 걸까?
슈퍼맨의 주인공 '클라크 켄트'를 기억하는가? 그는 엄청난 힘으로 지구를 지키는 지구인의 영웅이다. 그러나 평소에 그는 기자이다. 두꺼운 테의 안경에 덩치만 크고 뭔가 행동이 어설픈 그이다. 그가 좋아하는 로이스는 그의 어리바리한 모습에 고개를 설레설레 저을 때가 많다.
로이스는 슈퍼맨의 듬직한 모습에 열광한다. 슈퍼맨 이야기만 나오면 눈을 반짝이며 좋아하는 그녀를 보면서 그는 복잡한 감정을 느낀다. 사실 슈퍼맨은 난데 정체를 밝힐 수는 없고 도대체 진짜 나는 슈퍼맨일까 기자로서의 클라크일까 혼란을 느끼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강점과 약점이 있다. 강점이야 강하면 강할수록 좋은 것이지만, 약점은 도드라지지 않는 것이 직장생활을 할 때 유리하다.
문제는 강점이 뛰어나기는 한데 그 강점이 직장 밖에서 드러나는 강점인 경우이다. 이때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겨나게 된다. 사람은 자기가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더 하고 싶어 한다. 당근, 오이가 몸에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내가 그 음식들을 싫어하면 손이 좀처럼 가지 않는 것과 같다. 내가 더 신경을 써야 하지만 내 관심사가 아닌 회사일에는 관심이 가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정답일까? 정답은 간단하다. 회사 밖에서 내 강점으로 승부해야 하는 것이다. 슈퍼맨이 지구는 지키지 않고 어리바리 실수만 반복하며 직장생활을 계속한다면 이건 본인에게도 불행한 일이고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을 해야 행복한 법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해서 큰 성공을 거둔 사람이 있다. 그는 KFC의 창립자인 '커널 샌더스'이다. 그는 젊은 시절, 철도 노동자, 보험 영업사원, 주유소 운영 등 여러 직업을 전전했다. 65세 때는 운영하던 식당이 고속도로 건설로 인해 망하면서 고작 105달러의 사회보장연금만 들고 있기도 했다.
이때 그는 평소 좋아하던 치킨을 가지고 자기 사업을 시작하기로 결심한다. 그 길 역시 평탄하지 않았다. 그가 개발한 치킨 레시피를 사람들은 거들떠도 보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천신만고 끝에 그의 레시피를 채택한 식당이 나타났고 그렇게 KFC는 빛을 보게 되었다.
커널 샌더스가 그냥 임시직만 전전했다면 그저 그런 삶으로 끝났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자기가 좋아하는 일로 승부수를 띄웠고 결국 큰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피겨 스케이팅 선수로 빛을 보지 못하다가, 선수 시절 대회마다 자주 입던 드레스에서 영감을 얻어 드레스 디자이너로 큰 성공을 거둔 '베라 왕'의 사례도 있다. 잘 풀리지 않는 피겨 스케이팅 선수를 고집하기보다, 내가 잘하는 것을 찾아 그 길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그렇게 그녀는 인생 반전을 이루게 되었고 드레스 분야의 일인자로서 명성을 얻게 되었다.
앞선 사례에서 진 과장이 계속 회사를 다닌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자기 만족감은 바닥을 치게 될 것이다. 본인이 추리소설 쓸 시간도 직장생활에 허비하는 시간만큼 줄어들게 되고 두 일 다 이도 저도 아니게 된다.
사람은 자기가 잘하는 일을 할 때 좋은 성과가 나오게 된다. 단순히 잘하기만 해서는 안된다. 내가 하는 일을 소비하는 고객들이 좋은 평가를 해야 한다. 그리고 내가 아니면 줄 수 없는 독창적인 것일수록 그 가치가 올라가게 된다.
이전 글에서 소개했던바 있었던 토익의 김대균 강사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매월마다 직접 토익을 응시하며 토익 문항을 하나하나 다 분석하였다.
듣기 평가에서 What으로 물어보는 의문문의 경우, 어떤 단어가 들리면 이 문항은 정답이 아니다, 어떤 단어가 들리면 이 문항이 정답이다 이런 공식을 만들어낸 것이다. 당장 취업을 위해 토익 점수를 빨리 끌어올려야 하는 절박한 수험생들의 니즈를 정확하게 캐치한 것이다.
당연히 김대균 강사에게 수험생이 몰릴 수밖에 없었다. 김대균 강사가 직접 개발한 비법이기에 누가 대신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처럼 잘하는 것은 나만이 줄 수 있는 비법으로, 사람들의 필요를 정확하게 충족해야 하는 것이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이걸 꾸준히 고민하고 개발해야 한다. 하루아침에 직장을 그만둘 수는 없기에 출구전략을 차분하게 준비하자. 일단 직장생활 계속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그렇게 몇 년 더 생명 연장 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나이 50세 정도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회사를 떠나게 되면 이 때는 새 출발도 어렵다.
결심이 섰으면 3년 안에는 나간다고 생각하고 천천히 준비해 나가자. 1년은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2년은 독창성을 위해 고민하는 것이다. 창 끝을 더 뾰족하고 부러지지 않게 강하게 만드는 게 필요하다.
필라테스를 예로 든다면, 최근 와이프가 1년 가까이 다녔던 필라테스를 계속할지 말지 고민하고 있었다. 왜 그런지 물어보니 대답이 다음과 같았다.
"최근 몸이 안 좋아서 아프다고 이야기했는데도, 하다 보면 좋아진다고만 하더라고. 아파서 도저히 견딜 수가 없는데 그런 걸 몰라주니 답답하더라고"
결국 고객 하나하나 상태에 맞춘 세밀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가 부족했던 것이다. 이런 고객 니즈에 따라, 거북목이 의심되는 40대 직장인에게 맞는 방법, 최근 육아 스트레스에 지친 30대 주부에게 맞는 방법 이런 접근법이 단계별로 제시된다면 고객 만족도가 올라갈 것이다. 내 실력을 키운다는 것은 이런 부분에서 세밀하게 맞춤형 전술을 수립하는 것을 의미한다.
슈퍼맨의 클라크 켄트가 잘 어울리지도 않는 기자 생활을 계속했다면 지구를 지킬 수도 없었을뿐더러, 본인도 행복하지 않았을 것이다. 마치 손흥민 선수가 축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사무실로 출근하는 것과 같다.
내가 잘하는 것이 있는데 그게 회사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라면 출구전략이 필요하다. 3년을 생각하고 접근하자. 기간이 너무 짧으면 마음이 급하다 보니 무리수를 두게 되고, 너무 길면 늘어지게 된다. 실력을 키운다는 것은 고객 맞춤형으로 내가 각 사람들에게 어떻게 내 가치를 제공할지 나만의 방식으로 세밀하게 접근하는 것이다.
내가 잘하는 것, 관심 있는 것이 분명히 있는데 회사에서는 그걸 할 수 없다면 참 괴롭기만 하다. 때론 과감하게 진로를 트는 것도 해답이 될 수 있다. 직장 밖은 지옥이라고 하지만 나와 맞지 않는 직장생활은 지옥 그 이상으로 끔찍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