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바람직한 경쟁 방법 (3편)

직장에서 같이 성장하는 방법

by 보이저

1편에서는 경쟁을 통해 모두가 윈윈 할 사례들을, 2편에서는 모두 큰 타격을 받은 사례들을 알아보았다. 사실 경쟁은 피곤한 일이다. 피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늘 상대방이 무엇을 하는지 의식해야 하고 혹시 내가 뒤쳐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점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경쟁은 내가 잘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스트레스를 나쁜 것으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스트레스 중에서는 나를 바른 길로 이끄는 건강한 스트레스도 있다. 건전한 경쟁이 이런 역할을 하는 것이다.


앞선 글에서 마라톤의 페이스 메이커에 대해 소개하기도 하였다. 가상의 경쟁자가 옆에서 뛰도록 상황을 설정하여 마라토너들이 계속 뒤처지지 않고 속도를 내도록 자극을 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직장에서 바람직한 경쟁이란 어떤 조건을 갖추어야 할까? 두 가지 상반된 사례를 소개해드리면서 말씀드리고자 한다.




바람직한 직장 내 경쟁 사례


남 과장과 전 과장은 입사 동기이다. 이 둘은 종종 퇴근 후에 술잔을 기울일 만큼 사적으로도 친하다. 나이가 같다 보니 서로 공유하는 가치도 비슷하다. 둘 다 재무회계팀에 배치되어 일하게 되면서 더 친해지게 되었다.


그러나 둘의 업무 스타일은 사뭇 다르다. 꼼꼼하고 치밀한 성격의 남 과장은 다른 사람들과 자주 어울리기보다는 퇴근 이후에는 동네 헬스에서 운동을 하며 AICPA 공부에도 힘쓰고 있다. 국제 공인회계사가 되는 것이 그의 꿈이기에 그는 직장에만 올인하기보다 자기 계발에 힘쓰는 유형이다.


전 과장은 인간관계가 폭넓은 스타일이다. 디테일은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이지만, 그는 이 사람 저 사람을 두루 만나면서 회사 내 인맥을 갖추고 있다. 힘든 일이라도 전 과장이 나서면 인맥을 통해 일이 쉽게 해결되고는 한다.


둘 다 일을 잘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무회계팀의 차세대 팀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것이 두 사람이다. 꼼꼼하다 보니 실수가 적어 믿고 일을 맡길 수 있는 것이 남 과장이다. 인맥을 통해 타 부서 도움을 쉽게 얻어내는 전 과장이다. 사람들은 이 둘을 합치면 완벽한 사람이 탄생할 것이라고들 말한다.


서로 친하기에 이 둘은 자기가 잘하는 부분은 먼저 공유하면서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도움을 요청한다. 그러면 기꺼이 도와주고는 한다. 미래에는 이 둘에게 어떤 일이 펼쳐질지 모르지만 이들은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서로 부족한 점을 보완하며 의지하는 관계로 지내고 있다.



바람직하지 않은 직장 내 경쟁 사례


서 과장은 차 과장만 생각하면 자다가도 화가 나서 벽을 주먹으로 내리치고는 한다. 살다 살다 그런 얄미운 인간은 처음이다. 회사 핵심부서인 기획팀에서 온 차 과장은 자기를 좀처럼 인정해주지 않는다. 서 과장이 쓴 보고서를 보면서 과장이 되도록 보고서를 이것밖에 쓰지 못하냐고 비웃고는 한다. 차 과장이 늘 자기를 무시하는 것만 같아서 기분이 나쁘기만 하다.


차 과장도 서 과장이 싫기는 마찬가지이다. 기획팀에서 생각지도 못하게 이 팀에 온지라 낯선 것들 투성이이다. 잘 몰라서 서 과장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면 귀찮다는 표정을 보이며 무시하고는 한다. 서 과장이 쓴 보고서에 고칠 부분이 있어서 지적이라도 하면 벌컥 화부터 낸다. 아니 말도 못 하나. 사실 기획팀에서 무수히 많은 보고서를 써봤기에 자기가 알려주면 도움이 될 텐데 그걸 무시한다.


만약에 진급이 있을 때 둘 중 한 사람만 진급하게 된다면 두고두고 앙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들이 다른 경쟁자의 성공을 축하할리 있겠는가? 이들이 사사건건 다투게 되면 주변 사람들은 불안해지고 눈치를 보게 된다. 협조는커녕 정보 공유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자기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있음에도 서로 무시하게 될 것이다.




바람직한 경쟁 방법



1. 성과가 아닌 성장 관점으로 바라보기


단순히 누가 더 높은 실적을 냈느냐로 경쟁하면 승자와 패자만 남게 된다. 그러나 직장에서의 경쟁은 스포츠에서처럼 승리 아니면 패배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단판 승부가 아니라 장기 레이스이다. 중간에 이직으로 레이스에서 언제든 이탈할 수도 있다. 변수가 많은 것이다. '내가 너를 꼭 이겨야 돼!' 이 관점이 아니라 '너의 좋은 점을 꼭 받아들여 내 것으로 만들 거야!' 이 관점이 필요하다.


너를 이겨야 한다는 '고정 마인드셋'이 아니라, 너를 통해 내가 성장한다는 '변동 마인드셋'이 중요한 것이다.




2. '공동의 적(목표)' 설정하기


'오월동주'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중국 오나라와 월나라는 철천지 원수였다. 백성들도 서로를 싫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한 배에 탄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은 배에서 싸우기 바빴다. 그러던 중 큰 폭풍이 몰아닥쳤고 이들은 서로 힘을 합쳐 필사적으로 배에 들어온 바닷물을 퍼내며 찢어진 돛을 다시 갈고 공동으로 대처해 나갔다. 폭풍우라는 공동의 적에 힘을 합쳐 맞서 싸우게 된 것이다.


직장에서도 가상의 적이 있다면 힘을 합치기 참 좋다. 이상한 임원이나 팀장 밑에서 고생하고 있는가? 쓸데없는 일을 시키며 자꾸 이간질을 시도하고 있는가? 이런 적에 맞서서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 힘을 합쳐서 대응해 보자. 그 과정에서 이 사람도 나와 다르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러면서 연대감을 갖게 되는 것이다.




3. 서로 피드백해주기


서로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옆의 경쟁자이다. 계속 관찰하고 의식하기에 잘 알게 되는 것이다. 상대방이 하는 일에 대해 냉정하면서도 애정 어린 비평가가 된다면 도움이 될 수 있다. 비평을 받더라도 기분 나빠하지 말고 나에게 도움이 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보고서 제출 전이나 발표 직전에 서로 크로스 체크를 해주는 규칙을 만들어 보자. 칭찬보다는 보완할 점 위주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면 좋다.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도 경쟁자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 경쟁자의 조언을 통해 업무 퀄리티를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게 된다.




마무리하며


많은 부모들은 좋은 학군을 찾아 이사를 간다. 비슷한 입지조건에 같은 평수를 가진 아파트라도, 학군이 어떠냐에 따라 아파트 값은 큰 폭의 차이를 보인다.


왜 좋은 학군으로 이사를 가려고 하는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공부 잘하는 아이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서 실력 상승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도 마찬가지이다. 서로를 비난하며 깎아내리기만 한다면 그건 같이 잘못되는 길이다. 비난이 심해지면 허위사실을 동원하여 상대방 흠집 내기에 치중하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라이벌만 누르면 된다고 생각했던 기업들은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에 치중했고 결국 같이 망하는 길로 가게 되었다.


그러나 상대방의 강점을 벤치마킹 하면서 내가 더 잘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기업들은 같이 윈윈 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 코카콜라와 펩시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직장인도 마찬가지이다. 주변의 라이벌이 싫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인간적인 생각이 앞서 적대시하지 말고 배울 점은 과감히 배우면서 가깝게 지내자. 그러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직장은 내일 일을 모를 정도로 변화가 심한 곳이다. 내가 갑자기 다른 부서로 갈 수 있다. 지금의 라이벌 관계가 영원하지 않다는 뜻이다.


그 인연이 잘 이어지면 큰 힘이 될 수 있다. 라이벌 관계를 지혜롭게 활용하여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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