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혹시 무시당하고 있으신가요?

회사에서 무시당하지 않고 사는 방법

by 보이저

노 대리는 직장에서 소위 말하는 '아웃사이더'이다. 점심식사는 팀원들과 같이 하지 않고 혼자서 간단하게 때울 때가 많다. 회식자리도 잘 참석하지 않으며, 사람들과의 대화는 최소한으로만 하려고 한다. 그가 처음부터 이렇게 사람들을 기피하게 된 것은 아니었다. 원래 그는 밝은 성격의 소유자였다. 늘 웃는 표정이었고 먼저 주변 사람들에게 다가가 커피도 건네면서 말을 거는 붙임성 좋은 사람이었다.


그가 이렇게 돌변하게 된 것은 2년 전, 새로 부임한 팀장 탓이 크다. 그 팀장은 아예 대놓고 노 대리를 무시했다. 너는 대리씩이나 되어서 할 줄 아는 게 이것밖에 없느냐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나를 공격한다. 그리고 일은 못하면서 취미생활은 열심히라고 내 사생활까지 들춰내서 뒤에서 험담하고 비웃기 일쑤였다.


다른 팀원들이 노 대리에게 말이라도 걸면, 무슨 일로 노 대리와 이야기하는 것이냐고 꼬치코치 그 팀원에게 캐묻는다. 이러니 슬그머니 다른 팀원들도 하나둘씩 노 대리에게서 떨어져 나가게 되었다.


지옥 같은 이 회사를 계속 다녀야 할지 노 대리는 요즘 고민이 많다. 어젯밤 꿈에는 차를 몰고 팀장을 차로 치어서 죽이는 꿈까지 꿀 정도였다. 그 정도로 살기를 느끼는 노 대리이다. 이러다가 무슨 사고라도 칠까 봐 항상 걱정이다.




회사에서 무시당하는 다양한 모습들


노 대리처럼 회사에서 무시당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입법이 되어 처벌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러한 행태가 근절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회사에서는 어떤 모습의 무시가 있을까?



1) 회의 때 나만 쏙 빼고 진행하기

2) 나를 제외한 단체 채팅방을 운영하면서 나를 헐뜯고 비웃기

3) 다른 사람들이 다 있는 자리에서 나를 지적하기

4) 중요한 정보를 나만 빼고 공유하기

5) 내가 물어봐도 제대로 대답해주지 않기

6) 허드렛일이나 잔심부름을 나에게 다 떠넘기기


이런 모습들이 내 직장생활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면 이건 내가 무시당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이다. 혹시 내가 여기에 해당되지는 않는가?




무시당할 때 나타나는 피해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이론'에 따르면, 사람은 누구나 '인정 욕구'가 있다고 한다. 그 인정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때 사람은 불만족을 느끼게 된다. 특히 지속적인 괴롭힘과 무시로 인해 하위 욕구인 '안전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사람은 늘 불안감 속에 살아가게 된다.


'무례함의 비용'의 저자 크리스틴 포래스는 이런 현상을 브레인 번(Brain burn)이라고 설명했다. 뇌에 화상을 입게 되어 평생토록 그 상처가 흉터로 남아 있게 되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학교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이 평생토록 그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그 브레인 번 때문이다.


무시당하는 사람들은 또다시 무시당하는 상황을 극도로 싫어한다. 아예 사람들과의 관계를 피함으로써 무시당할만한 상황을 벗어나고자 한다. 아예 사람들과 관계를 맺지 않으면 무시당할 일도 없기 때문이다. 앞선 사례에서 노 대리처럼 점심도 혼자 먹고 다른 팀원들과 대화도 기피하는 모습이 나타나게 된다. 그렇게 혼자 벽을 쌓고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과거 내가 무시당했던 상황과 비슷한 상황이 나타나면 얼어붙게 된다. 과거의 아픈 경험이 생생하게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 상황을 피하고 싶어 하기에 일도 가려서 맡으려 하게 되고, 특정 장소는 아예 안 가려고 하게 된다. 그렇게 회사에서 나는 점점 이상한 사람으로 인식되며 고립되고 만다.




내가 무시당하게 만드는 행동들


그렇다면 회사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 때 무시당하기 쉬울까? 의외로 내가 별생각 없이 하는 행동들이 좋은 먹잇감이 될 때가 있다. 그렇다면 그런 행동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1. 상대방의 선 넘는 행동에 웃으면서 반응하기


상대방이 종종 심한 농담을 하거나, 불합리한 부탁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분명한 거부의사나 거절을 하지 않고, 대충 웃으면서 넘어가려는 사람들이 있다. 상대와의 관계가 악화될까 두려워서, 뒤에서 내 흉을 볼까 봐, 내 이미지 악화를 우려해서 내가 손해 보는 상황임에도 그냥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다.


심리학에는 'Foot in the door' 현상이 있다. 일단 문 간에 발을 들이게 되면 그때부터는 상대방은 거침없이 자기 의도를 드러내게 됨을 나타내는 용어이다. '이 사람은 내가 이 정도로 무례하게 행동해도 별 반응이 없네?' 이 생각을 갖게 되는 순간 이제 나에게 점점 더 강도를 높여가며 무시하고 괴롭히게 된다.




2. 습관적으로 미안하다, 고맙다고 말하는 사람


이 사람들은 참 젠틀하고 배려심이 강한 사람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하고, 호의를 받으면 꼭 감사함을 표시한다.


그런데 이런 모습을 보고 이 사람은 쉬운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전형적인 나르시시스트들이다. 늘 친절함을 유지하기에 내가 조금만 부탁해도 거절하지 못하고 오히려 그걸 제대로 못하면 미안하다고 말하는 사람으로 본다. 그때부터 나는 약자로 취급받고 무시당하고는 한다.




3. 늘 웃고 다니는 사람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웃는 얼굴에도 침을 뱉는 악한 사람들이 분명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어떤 상황에도 늘 웃고 다니는 긍정적인 사람이다.


악한 사람들은 이 점을 악용한다. 자기가 무슨 짓을 해도 화내지 않고 웃는 사람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자기 힘든 점이 있으면 마음껏 분풀이를 하며 감정 쓰레기통 취급을 한다. 종로에서 삥 맞고 한강에서 화풀이를 하는 격인 셈이다.




4. 습관적으로 허락을 구하는 사람


아이들 중에는 "엄마! 나 화장실 다녀와도 돼?" 이렇게 사소한 것도 일일이 다 허락을 받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성인 중에서도 이런 습성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마이크로 매니징, 즉 사소한 일도 다 자기 허락을 받고 진행하라고 지시하는 유형의 리더들이 있다. 이런 리더를 한 번 겪게 되면 사소한 일도 허락을 받고 움직이려는 습성을 갖게 된다. 이런 모습은 수동적으로 보이기에, 저 사람은 주관이 뚜렷하지 않다는 인상을 주게 되고 무시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




5. 자기 비하를 자주 하는 사람


"제가 아는 게 없어서", "제가 부족해서" 이런 말을 습관처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진심은 아닐 것이다. 겸손함을 드러내기 위해 이런 말을 하는 것인데 상대방은 자칫 오해하기 쉽다.


'저 사람은 정말 일에 대해 아는 게 없구나'


이러면서 하나하나 가르치려고 하고, 마치 나를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무시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게 된다.




무시당할 때 나타나게 되는 현상


이 세상의 많은 범죄들은 무시 때문에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 "네 까짓게", "고등학교 밖에 못 나온 게", "너 가난한 동네 살지?", "직업도 없이 빌빌거리는 게", "너 참 못 생겼다" 이런 말 들었을 때 눈 돌아가지 않는 사람들이 지구상에 몇 명이나 있을까?


사람은 누구나 존엄성을 가지고 있다. 그 존엄성이 훼손될 때 사람은 거부감을 갖게 된다. 나를 무시했던 사람이 하는 말은 귀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하이고! 너나 잘하세요'


그 사람이 하는 일마다 반감을 갖게 된다. 그 사람에게 동조하는 사람들도 다 싫어진다. 그렇게 조직에서 조금씩 마음이 떠나 거게 되고,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 채 고립된다.


이는 회사 업무를 하는 데 있어 큰 문제를 야기한다. 대부분의 회사 업무들은 여럿이서 같이 해야 하는데, 서로 사이가 좋지 않다면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고 정보공유가 잘 되지 않게 된다. 툭하면 오해와 갈등이 벌어지게 되니 업무 성과는 낮아진다. 이로 인해 낮은 인사평가를 받게 된다. 본인에게 큰 손해가 생기는 것이다.




바람직한 해결방안


무시받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만만하게 보이지 않으려고 웃지도 말고, 말도 하지 말고 사는 게 정답일까? 그건 결코 아니다. 굳이 나를 바꾸려고 하지 말자. 내가 문제가 아니다. 나를 무시하는 사람들이 잘못된 것이다. 그럼에도 굳이 그들에게 나를 무시할 구실을 줄 필요는 없다. 나를 지키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1. 필요 이상으로 겸손함이나 미안함 드러내지 않기


나를 무시하는 사람들은 나를 트집 잡을 구실만 눈에 불을 켜고 찾고 있다. 이런 사람들 앞에서 굳이 내가 약점 잡힐만한 말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제가 아는 게 사실 좀 부족합니다"

"다들 도와주셔서 해낸 거지, 저는 그저 숟가락만 올렸을 뿐이에요"

"바쁘신데 제가 이메일을 보내드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겸손의 의미로 하는 습관적인 자기 낮추기 언행, 필요 이상으로 미안한 감정을 드러내지 말자. 내가 잘해서 일을 한 것이고, 회사에서 업무 요청하는데 미안할 건 또 무엇인가? 당당하게 나를 드러내고 요구할 건 요구하자. 꼭 무시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가 아니라 당당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모습은 꼭 필요하다.




2. 선 넘는 사람에게 단호하게 대응하기


선 넘는 사람을 절대 용납하지 말자. 사람은 누구나 존엄성이 있고 비밀이 있는 법이다. 그리고 내가 맡은 업무가 있고, 다른 사람 업무를 대신해줄 의무는 없다. 함부로 이 선을 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초반에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제가 이혼한 거에 대해서 왜 그렇게 꼬치꼬치 물어보시죠? 저에게는 아픈 상처인데 자꾸 들춰내시니 불쾌합니다"

"제가 시간이 허락한다면 도움을 드리고 싶지만, 지금 결산 기간이라 제 코가 석자네요. 도움드리지 못할 것 같습니다"


내가 절대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자. 한 번 따끔하게 당해야 다시는 나에게 기어오를 생각을 못하게 된다.




3. 감정적 거리를 두고 무미건조하게 대응하기


상대의 무례함에 동요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자. 그리고 이런 사람과 최대한 거리를 두고 친하게 지내지 말자.


업무적으로 꼭 대화를 해야 하는 경우, 채팅을 통해 비대면으로 말하자. 이모티콘 같은 것은 절대 남기지 말고 꼭 필요한 대화만 하고 끝내도록 하자. "해주세요" 이렇게 '요'자가 들어가는 말은 피하고, "하시기 바랍니다" 이런 사무적인 표현을 사용하자. 돌을 대하듯이 무미건조하게 대하는 것이다.




4. 내가 맡은 일 확실하게 하기


무시받는 사람들 대다수는 회사에서 일을 못하는 사람들이다. 누가 봐도 만만하다. 리더부터가 이 사람을 맨날 혼내고 구박하기 바쁘다. 자연히 팀원들도 이 사람을 같이 무시하게 된다. 동네북 신세가 되는 것이다.


내가 맡은 일을 잘하지는 못하더라도, 맡은 일은 실수 없이 하자. 그 정도만 되어도 일 못한다는 소리는 듣지 않는다. 나른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을 잘하는 것! 이거라는 점을 명심하자.




마무리하며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아껴주는 그런 회사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이 세상은 '만인에 의한 만인의 투쟁'이 벌어진다. 연애 관계만 해도 관계를 리드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자연히 그 사람이 더 강한 발언권과 의사결정권을 갖기 마련이다. 그러니 비즈니스 관계로 맺어진 회사는 오죽하겠는가? 무시받는 것에 대해 그냥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내가 대충 넘어가게 되면 상대방은 '이 사람은 이 정도는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네?' 이렇게 착각하게 된다. 그리고 갈수록 그 무시의 정도를 올리게 된다.


바보같이 착해서는 안된다. 지혜롭게 착해야 한다. 지혜롭게 착하다는 것의 의미는 내가 화를 내거나 쓴소리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그렇게 함으로써 나를 지킬 줄 아는 사람을 의미한다.


우리 모두 지혜롭게 착한 사람이 되자. 그리고 화 좀 내도 괜찮다. 그런다고 떠나가면 애초에 나와 인연이 아닌 사람이다. 꼭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자. 우리는 그 누구도 무시당해서는 안 되는 소중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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