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의 일생

사람과 함께 호흡하는 존재

by HASMIN

과거 참으로 번화했던 곳이었다.

그 번화함은 사라지고, 주변의 모든 것들이 시간과 함께 떠나간 자리....

눈에 익은 집 한 채가 길가에 있다. 아니 사람들이 떠났으니 버려진 것이 맞겠다.


돌이켜 보면, 오래전 일이 아니란 생각을 하게 되는데, 오래된 일이라 들 말한다. 그래, 30년가량 되었으면 오래된 일이지만,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는 생각, 또 내가 나이 들어간다는 생각을 거의 하지 않고 지내던 나에게는 그리 오래 전의 일이 아니란 말이다.


집이란 것이 사람과 함께 호흡하고 그 생명력을 유지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사람이 떠나면, 그 난 자리를 집은 너무도 재빨리 알아 챈다. 그러니 집은 주인과 같이 호흡하고 같이 생활하고 같이 일생을 영위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주인이 떠나고 빈 집이 되는 순간 이상하리만치 빠르게 집은 낡고, 병들어 한귀퉁기가 무너지고 떨어져 나가기 시작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집은 사람의 영혼이 깃든 그런 존재일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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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경기도 부천시, 사진촬용 후 iPad Drawing

과학적으로 설명한다면야, 무수히 많은 요인이 있겠지만 대표적인 것 하나는 아마도 사람의 온기와 "들고 남"일 것이다. 사람이 들고 날 때 자연스레 발생하는 공기의 순환과 사람의 온기는 습기와 곰팡이 그리고 먼지 등을 벗게 하고 그것 만으로도 충분히 오랜 시간을 버틸 수 있는데, 사람이 떠나고 나면 그 들고 남 때문에 발생하는 호흡이 멈추고, 그것이 쇠락의 시작이 되니 사람과 같이 호흡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길가를 스치는 수많은 차들이 매일매일 조금씩 쇠하는 저 집을 지켜봤을 것이다. 나이 들어 마지막 남은 일생을 정리하고자 하는 인간의 처지와 무엇이 다를까 싶다. 멀지 않은 장래에 아마도 사라지고 그 자리는 그저 빈 장소로만 존재하겠지만 누군가 기억해 준다면... 하는 생각을 하며 몇 자 적게 된다.


집의 일생이 그렇고 사람의 일생이 그렇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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