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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SMIN Jun 14. 2023

원형(순환) 운동과 선형운동

삶의 자세와 태도의 변화가 나를 자유롭게 한다!

리의 인생은 두 가지 운동으로 상징할 수 있다. 원형 운동과 선형운동이 그것이다.  원형운동은 끝이 닫힌 운동이고, 선형운동은 그 끝이 열린 운동이다.



자신의 삶이 자신을 향하고 있을 때,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원형 운동을 하게 된다. 자신이 중심이 된 움직임이기에 결코 다른 것들과 만나기 어렵다. 끊임없는 무한의 궤적을 따라 움직이는 삶이기에 그 운동 중 타인에 대한 배려나 다름에 대한 인식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러한 속성을 가지고 있는 것들이 여럿 더 있다. 돈이 그렇다. 돈은 철저하게 원형 운동의 상징이다. 돈은 축적이라는 집중의 속성을 갖고 있으며, 그 집중은 인간을 점점 더 그 힘에서 벗어나기 힘들게 만든다.  돈은 착각의 전형이기도 하다. 가치를 돈으로 구매하는 일. 그것은 결코 나를 변화시키지는 못하지만 그것을 덧입고 난 후 나는 그 무엇도 흉내는 낼 수 있다. 그래서 결국 그것에 얽매여 결코 벗어나지 못할 길을 걷게 된다. 또 다른 형태로는 치매와 같은 정신적 상태가 있다. 치매가 진전될수록 환자들은 목적 없이 배회한다. 그래서 치매 병동에는 순환이 가능한 배회로가 존재한다. 정신이 희미해질 때 우리에게는 목적 없는 육체만 존재하게 된다. 목적 없는 육체는 오직 본능에 따라 움직일 뿐이고 그 본능의 굴레를 벗어나기는 어렵다.



목적 없는 육체, 나를 향한 집착, 끝없는 축적을 위한 장소. 이것들은 이기적인 동기만이 팽팽한 힘의 근원이다. 


이러한 상태에서 우리는 다른 어떠한 가치도 발견할 수 없다.  가치가 없는 목적은 오직 모으고 집중시킬 뿐 다른 중요한 것이 존재할 수 없다. 목적을 위한 도구만 존재할 뿐이다.  감옥도 궁극적으로 원형의 운동을 목적으로 한다. 결코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구조. 그 구조 속에서는 팽팽한 긴장과 감시만 존재할 뿐 그 어떤 타자도 존재하지 않는다. 중심이 확고하면 할수록 삶은 더 다람쥐 쳇바퀴 돌듯 단순하고 빠르게 돌뿐이다.



도박과 마약중독 역시 원형의 운동이다.


오직 한 가지에 붙잡혀 결코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태,  오직 욕망에 집중하여 영혼이 사라진 육체만의 상태. 그것이 곧 원형의 운동이다.



선형운동은 어떠한가?



선형운동은 그 모양새가 어떠하든 관계없이 시작과 끝이 있는 운동이다. 그 움직임에는 중심이 없다. 움직임의 과정 중 다른 선형의 운동들과 만날 수도 있고 다양한 관계가 맺어질 수도 있다. 나란히 갈 수도 있고 꼬일 수도 있으며, 여러 줄이 함께 할 수도, 매듭이 지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타자가 중요한 대상이 된다. 선형운동은 목적을 찾아가는 능동적 과정이거나 마지막을 향해 떠밀러 가는 수동적 과정이다.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가 있을 수는 있겠으나 나와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이어가는 끝이 있는 삶이다. 내 옆에서 누군가가 나를 도울 수도 있고, 도움을 받을 수도 있는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이 선형운동이다. 



내 삶의 형태는 어떠한가? 



원형 운동의 끝없는 운동은 단 한 곳만이라도 끊어내는 결단을 통해 변화될 수 있다.  다윗의 돌팔매가 회전 굴레에서 뛰쳐나가 골리앗을 쓰러뜨렸던 것처럼 끊기기만 하면, 언제든지 선형운동으로 변화할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나의 중심에 무엇이 있는가?



탐욕과 물질, 세상의 권위로 똘똘 뭉친 중심을 공고히 하면 할수록 결코 나는 원형의 감옥을 벗어나지 못할 일이다. 


판옵티콘!


그 철저한 자가 검열과 감시에서 자유롭게 나 자신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끝이 있음에도 끝이 없을 것처럼 살고 있는 태도를 탈피해 끝이 있음을 인정하고 그 순리에 따라 살아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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