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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컨추리우먼 Apr 07. 2022

인생 책  <참 애썼다. 그것으로 되었다>

느낌 있는 일상


위로받고 싶은가? 마음이 허전한가? 그런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참 애썼다. 그것으로 되었다>는 2018년 가을에 서점을 돌아보다가 책 제목에 끌려서 산 책이다.


난 이 책의 서문에서부터 벅찬 감동이 밀려왔다.


“사랑하는 사람아 나는 단지 이 말을 하고 싶었다. 버텨내느라 오늘도 참 애썼다. 살아내느라 사랑하느라 그리고 상처받느라 무던히도 말이다. 그것으로 되었다는 거다.”(서문 중)


상처받느라 애썼다고 누가 말해준 적이 있던가. 남들이 알게 될까 봐 감추고 마음속으로 삭힌 일이 어디 한두 번이었던가. 버티느라 애썼다고 담담하게 말해주는 서문을 읽으면서 잠시 책에서 눈을 떼었다. 글씨가 흐려져서 눈을 들었다. 휴지가 어디 있더라? 손수건이 어디 있더라? 지난 시간이 스크린처럼 흘러갔다.


그때 난 6년 동안 공부하느라 갖은 고생을 하고 드디어 승진시험에 합격해서 2018년 1월 1일 자로 고등학교에 발령받았다. 하늘이 이렇게 파랬구나, 꽃이 피면 이렇게 예쁘구나, 무심하게 지나쳤던 나의 감성이 되살아나고 신나게 근무하다가 맞이한 어느 늦가을 오후였다. 난 그 자리에 서서 책 속으로 빠져들었다.


돌멩이가 그렇지 않느냐 작고 가벼운 돌은 작은 물살에도 쉽게 나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바위틈에 껴버리지 않느냐 무거운 돌을 쉽게 나아가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거센 물살을 만나 더 멀리멀리 굴러가지 않느냐 그 무게를 받아 멀리 나아가는 것이다. 무거운 돌일수록 말이다. … 그러니 너보다 먼저 나아가고 있는 것들을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 너는 그 무게를 잃지 말고 그 자리에 떳떳하게 있으면 되는 것이다.”(14쪽)


누가 나를 알아줄 것인가, 바로 나 자신이다. 그런 마음으로 당당한 척 살아왔던 나인데 이 책을 만나 닫혔던 마음의 빗장이 풀렸다. 이 문장들은 그동안 내가 고생한 이유를 대신 설명해 주었다. 아하 그랬구나, 내가 그런 사람이었구나. 난 나의 무게를 잃지 말고 떳떳하게 살던 대로 살아가면 되는 것이었다.


책 표지 디자인도 감성이 묻어난다. 긴 머리 소녀가 어딘가를 올려다보는 옆모습이 살짝 보이는 사진이다. 하늘에는 저 멀리 작은 반달이 떠 있다.


이 책의 저자 정영욱은 작가이면서 출판사 대표다. 출간 연도가 2018년 8월인데 지금 10만 부 판매 기념 에디션도 제작되었다고 한다. 마음에 위로가 필요한 분들에게 내가 위로받은 것처럼 이 책으로 커다란 위안을 얻기 바란다.


ps. 최근 정영욱 작가의 신간 에세이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될 것이다>를 서점에 가서 샀다. 제목도 참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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