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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컨추리우먼 Jun 23. 2022

팀장의 일

25년 차 직장인


오늘은 바쁜 날이다. 아침 10시에는 무상급식비 중 식품비 인상안 협의를 위해 시청 관계자와 협의를 해야 한다. 오후에는 조리실무사 배치 기준안 5개년 로드맵을 윗분들께 보고해야 한다.


보고는 늘 부담스럽다. 잘 설명해야 되는데 실수할까 걱정되고 윗분들이 다른 의견이나 반대를 했을 때 대응을 슬기롭게 잘할 수 있을지 조심스럽다.


어제 온라인으로 강원국 교수님의 특강을 들었다. 교수님은 윗분들에게 보고를 잘하려면 잘 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청와대 시절에 대통령과 상사들, 전문가 그룹, 외부 민원으로부터 잘 들었으며 듣기에도 실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잘 들으려면 사람을 많이 알아야 하고 누가 전문가인지 알아야 한다고 한다. 잘 들으려면 배경과 맥락을 파악해야 하며 윗사람이 되려면 잘 들어서 전달을 잘해주어야 한다고 한다. 괜히 중간에서 걸리적거리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난 솔직히 강의를 들으며 교수님이 내 이야기를 하는 거 같아 민망했다. 난 과연 팀장으로서 윗사람의 말을 잘 해석해서 직원들에게 잘 전달하는지 의구심이 든다. 또한 직원들이 하는 말을 잘 알아듣고 보고를 잘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실력이 없으면 겸손하기라도 해야지 직위로 누르려고 하면 권위를 내세우게 된다. 바람직하지 않다.


오전 협의는 원만하게 잘 끝났고 시청 직원들과 점심을 잘 먹었으며 답례로 내가 커피를 대접했다. 브랜드가 맘에 들었는지 직원들은 잘 마신다. 시청 팀장님은 이런 커피 처음이라며 내게 고맙다고 한다.


이제 남은 건 조리실무사 배치기준 추진상황 보고다. 어차피 결정은 위에서  하는데 우린 맨날 노조랑 실랑이를 한다. 결정적인 한 방은 위에서 내리면 그만이다. 다만 결정이 날 때까지 겪어야 하는 과정이 힘들다. 내일 오전에 노조와 만난다. 어차피 시간 끌다가 회의는 끝날 것이다. 2주 뒤에 또 만나면 된다.


하루 종일 내린 비가 저녁이 되니 그친다. 김밥 한 줄 먹으며 스크린골프 한판 때리고 집으로 간다. 얼른 잠이나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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