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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성태의 시네마틱 Jul 04. 2017

<재꽃> 박석영 감독이 관객들에게 전하는 편지

7월 6일 개봉을 앞둔 <재꽃>의 박석영 감독이 관객들에게, 그리고 자신의 영화 동료, 동지들에게 진심어린 한 장의 편지를 보냈습니다. 박석영 감독은 더욱 더 열악해지는 독립영화의 제작/배급 환경 속에서 데뷔작 <들꽃>부터 <스틸플라워>, 그리고 <재꽃>까지 3년 간 연달아 세 편을 만들었습니다.


작년과 올해 연이어 관객들에게 자신의 영화를 선보이면서 우여곡절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현재 한국영화계에서 이러한 창작력과 활력을 가지고 작품을 생산해낸  감독은 단언컨대, 홍상수 감독 이외에 이 박석영 감독을 꼽을 수 있을 겁니다(운명적이게도, 홍 감독의 <그 후>와 아직 신인이라 할 수 있는 박 감독의 <재꽃>은 같은 날 개봉합니다). <재꽃>의 박석영 감독이 관객들에게 전하는 절절한 호소에 귀 기울여 주셨으면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저는 영화는 영화의 운명에 맡기는 일이라 생각했고 그렇게 스스로 거리를 둔 마음으로 늘 극장에서 관객들에게 외면받는 고통을 위안했습니다.



이번에 안보영 피디님과 함께 독자적인 배급을 하기로 결정하면서, 최유리 홍보팀장님을 만나고 또 연다솔 디자이너님과 권슬기님과 함께 처음 가보는 길을 걸으며, 저는 이제야 배급의 어려움과 고통을 가까이 목격했습니다.  



영화의 배급과 홍보는 제작과 떨어질 수 없는 운명 공동체인 것을 배우며 그간 제가 얼마나 안이하게 독립배급사와 극장들의 노력을 그저 누리기만 했는가에 대해 깊이 부끄러웠습니다. 무지하고 경험없던, 그래서 그 힘든 사정을 잘 몰랐던 미안함이 큽니다.



늦었지만 배급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 어쩌면 무례하게 느끼실 수도 있는 부탁을 드립니다. 만일 <재꽃>을 보시기로 이미 마음을 움직이셨다면 7월 6일 이후 개봉 초기에 보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첫 주 이후 한 주만 더 극장에서 틀 수 있도록 힘을 보태 주십시요.



제작, 배급, 홍보까지 모든 영역에서 최선을 다한,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력이 한 주라도 더 기억되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여러분의 발걸음이 사심없이 영화의 길을 걷는 <재꽃>의 모든 스탭과 배우들의 미래에 진한 격려가 될 것입니다.



도와주십시요.


<재꽃> 감독 박석영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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