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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슈 Aug 12. 2020

핸드메이드 플랫폼, 아이디어스에 입점하기로 결심했다.


사진, 임재원



2017년 2월, 대학을 졸업하고 어떤 일을 할 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을 때였다. 취업에는 관심이 1도 없었고... 나는 내가 흥미가 없는 일에는 즐거움도 못 느낄 뿐더러 굉장히 하기 싫어하는 편이라 회사 생활은 나랑 안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집에는 "난 취직 안 할 거야!" 하고 졸업하기 1년 전부터 엄포를 놓았더니 부모님도 크게 뭐라 하지 않으셨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살고 싶었다.


만화창작과를 졸업한 나는 웹툰쪽 데뷔를 고민하고 있다가, 현실에 부딪혀 웹툰작가의 꿈을 접어야 했다. (이 이유는 나중에 자세히 다뤄보려고 한다)


1편에서 썼듯이, 졸업 후 주말마다 프리마켓에서 캐리커쳐를 하고 있던 나는 행사가 없는 평일에는 할 일이 없던 참이었다. 평일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모바일 핸드메이드 판매 플랫폼, 아이디어스라는 곳이 있다는 얘길 들었던 게 생각났다.







프리마켓을 하면서 알게 된 주변 친한 작가님인 A와 B를 카페에서 만나 얘길 나눠보기로 했다. 아이디어스에 이미 입점해있는 작가님들이었고, 얼마나 판매가 되는지 궁금해서 콕 콕 찔러봤는데, 1년 넘게 해보니까 작년 어버이날에 초상화 판매가 그렇게 잘 되었다더라는 얘길 들었다.


1달에 캐리커쳐로 300만원인가를 벌었다더라. 캐리커쳐는 종이와 그림도구를 제외하고는 재료비가 크게 들지 않는다. 그러면 수수료랑 이것저것 떼도 정말 많이 남을 건데.... 눈이 번뜩 했다. 그 땐 300이라는 숫자가 참 컸다. 내가 매주 토, 일요일에 프리마켓을 가도 1달 빡세게 일해서 벌 수 있는 돈이었으니까. 주말엔 마켓에서 캐리커쳐를 하고, 평일엔 아이디어스에서 캐리커쳐 주문을 받으면... 꽤 괜찮겠는데?



어떻게 입점했는지를 물어보니 A는 심사 끝에 들어갔다고 했고, B는 작가 추천으로 입점했다고 한다. 아이디어스에 입점하는 방식은 크게 3가지 종류가 있는데, 아래와 같다.





내 강의안 이미지 중 일부. 보기 편하게 정리해봤다.

①작가가 직접 컨택

: 말 그대로다. 아이디어스 어플에 있는 입점 심사 방법대로 진행하는 것이며, 아이디어스 측에서 요구하는 자료 료를 준비해서 메일을 보내고 심사를 기다리는 형태다.


②신규 작가 추천 제도

: 기존 작가가 아이디어스 운영팀에 추천 메일을 발송하면, 자료의 부족함이 없다는 가정 하에 심사 없이 합격한다. 주변에 아는 사람이 있다면 가장 간편하게 입점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주의사항이 있다. 작가 추천이라는 제도 자체가 기존 작가가 신규 작가의 실력 등을 보증한다는 의미이므로, 추천 받아 들어온 신규 작가가 아이디어스의 정책을 위반하거나 하면 기존 작가에게도 영향이 갈 수가 있으므로 아무나 추천하기는 어렵다.


③아이디어스 컨택형

: 아이디어스 측에서 직접 연락해서 입점해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다. 흔한 경우는 아니므로 위 이미지에는 넣지 않았다. 신규작가 추천제도와 같이 자료의 부족함이 없다는 가정 하에, 심사 없이 바로 입점 가능하다.






보통은 작가가 아이디어스 측으로 입점 심사 메일을 보내는 ①번, 작가가 직접 컨택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그 때가 4월 중순인가 그랬는데, 지금 입점해서 바로 어버이날 준비를 하면 크게 한 탕(?)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야심차게 입점 메일을 아이디어스 측으로 보냈고, 답 메일은 오지 않았다.


B언니에게 다시 연락을 했다. 아이디어스 입점에 도전했는데 답 메일이 안 온다, 혹시 날 추천해줄 수 있냐고.. 같은 카테고리군의 작가가 입점하면 사실 기존 작가한테 좋을 리가 없다. 경쟁자가 1명 더 늘어난 것 뿐이니까. 거절당할 각오와 함께 미안함을 무릅쓰고 한 부탁이었는데, 참 감사하게도 B언니는 흔쾌히 내 부탁을 들어주었다.

 

17년 5월 20일, 덜컥 아이디어스에 입점을 해버렸다.






아이디어스 입점 후 블로그에 썼던 글.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다. 페이스북에 "아이디어스 입점 기념, 캐리커쳐 그려드립니다" 라는 이벤트도 열었다. 페친들이 보내준 사진들로 캐리커쳐와 초상화 샘플도 만들고.. 사진도 각 잡고 찍었다. 마침 이 때 내 취미가 사진찍기여서 사진도 즐겁게 찍었더랬다. 열심히 찍어서 업로드를 했다. 




하슈랜드 아이디어스 스토리 작성내역.


아이디어스에는 스토리라는 기능이 있다. 여타 다른 플랫폼들과 차별화가 된 공간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떤 거냐면.. 간단하게 말하자면 작가와 팬들이 소통할 수 있는 게시판 개념이다. 타쇼핑몰에서 공지사항이 올라오는 게시판은 있지만 아이디어스 스토리는 좀 달랐다. 단순히 정보만 전달하는 게시판이 아니라, 소통을 위한 게시판이었다.


글 작성은 작가만 할 수 있고 댓글은 글을 보는 모두가 달 수 있다. 인스타그램이랑 비슷한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단순하게 공지사항만 올리는 공간은 아니고, 브랜드의 새로운 이벤트를 올릴 수도 있고, 제품을 업로드했다고 올릴 수도 있고, 팬(팔로워)에게 안부인사를 전할 수도 있는.. 소통하기 좋은 공간이다.





나의 첫 스토리 글.


입점하자마자 스토리에 글을 올렸다. 아이디어스에 입점했다고 알리고 싶었다. 당연히 반응은 없었다. 팔로워가 0인 인스타그램 계정에 좋아요가 없듯, 당연한 거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나는 아이디어스를 시작하기 전에 타SNS에서 그림을 자주 올려서 어느정도 인지도가 있는 편이었다. 그 때 당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블로그 이렇게 세가지 SNS를 하고 있었는데, 아이디어스에 입점했다고 글을 올리자마자 축하드린다며 좋아요를 눌러주시는 고마운 분들이 몇 계셨다. (팔로워 0에서 시작하는 것보단 10에서 시작하는 것이 훨씬 더 유리하다)


자, 이제 내 주변 사람들은 내가 아이디어스에 입점했단 사실을 알았는데..........





2017년 5월, 하슈랜드(구 하슈스튜디오) 아이디어스 매출 내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입점했다고 글을 올리고 난 직후인 5월 22일, 초상화 2개가 팔렸을 뿐이었다.

그리고 5월 25일, 초상화 1개가 더 팔렸다. 조용했다.


이거... 맞는 건가? 하던 찰나, 좋은 일이 생겼다.

아이디어스에 입점한지 11일째 되던 날이었다.




* 다음편에서 계속

* 다음편은 내일 연재됩니다!


2020.08.12




8월 한달간 매일 글을 연재합니다.

글이 올라오는 시간은 밤 10~12시 사이.

내일 또 만나요!


#하슈랜드사업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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