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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슈 Aug 09. 2020

1년 사이, 하슈랜드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작년의 나는 뭘 하고 있었지. 일하고 있었겠지 - 하면서 열심히 2019년 8월의 기록을 뒤져봤다. 나는 일기를 쓰진 않지만, 다행이도 매일 스케줄러를 쓰고 있었고, SNS도 꾸준히 하고 있었다. 찾아보니 열심히 산 흔적들이 있다. 하나하나 살펴보려고 열심히 옛 기록들을 다시 훑는데, 참 많은 것이 변했고, 1년 사이 큰 성장을 이뤘다는 걸 느꼈다.





작년 딱 이맘때의 스케줄러. 혼자 일하고 있을 때였다. 평일엔 온라인샵- 아이디어스에 집중했고, 주말엔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을 나갈 때. 일주일에 한번도 쉴까 말까 했던 때였다. 내 업무를 대신해줄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쉴 수 없었고, 그래서 더 열심히 일했다. 지금 보면 어떻게 저렇게 일했지 싶지만.. 참 즐겁게도 일했던 것 같다.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 청계천 지점에서 캐리커쳐를 했다. 야시장 특유의 축제 분위기가 좋았고, 놀러 오는 사람들 표정을 보는 것이 좋았다. 다들 즐거워보여서, 나는 일하러 갔지만 놀러 나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내가 사람 얼굴을 보며 그리는 시간은 한 사람당 겨우 10분. 겨우 10분일 뿐이지만, 그 사이 나누는 짧은 대화들이 즐거웠다. 지금은 행사장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걸 상상하기 어렵지만.. 언젠가 다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2019년의 7월 말, 서울 일러스트레이션 페어가 열렸다. 사람은 정말 많았고.. 열심히 준비한 보람있게, 내 부스를 보러 와주시는 팬들이 많았다. 정말 감사한 일이었다. 오프라인 행사에 처음으로 아크릴키링과 폰케이스를 준비해서 나간 날이었다. 오른쪽 사진에서 보이는 하찮은공룡즈 폰케이스를 행사장에서 예약판매 했었다. 폰케이스는 8-9월쯤 런칭할 계획이었지만, 샘플이 있어서 그냥 들고 나갔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서일페가 끝나고 아이디어스에 업데이트 했는데, 서일페 때 못 사서 아이디어스로 구매하러 오셨다는 분들도 꽤 있었다. 오프라인 행사에서 홍보하는 것도 효과가 크다는 걸 깨닫게 해준 일이었다. 이 하찮은공룡즈 폰케이스가 2019년 9월 대박을 쳤다. 별다른 기념일이나 행사 없이, 처음으로 월매출 1000만원을 기록한 날이었으니 내겐 의미가 있는 달이었다.


하찮은 공룡즈 캐릭터의 쉐입부터, 컬러감, 제품사진까지 무엇 하나 신경 안 쓴 것이 없었다. 열심히 준비한 보람이 있는 작품이다. 내 취향과 사람들의 취향, 그 사이 합의점을 잘 찾아 제품화를 잘 시킨 결과였다. 이 제품에 대해선 아직도 할 말이 많다. 언젠가 특집으로 한번 다뤄봐야 할까도 생각한다. 현재 이 상품은 여전히 하슈랜드의 스테디셀러다. 조만간 구매수 1,000건을 넘을 것 같다 :)






작년에 찍은 <하찮은공룡즈 폰케이스> / 최근에 찍은 <달 폰케이스>


개인적으로는 제품사진을 찍는 기술도 많이 늘었다. 제품 사진 찍을 때 당연스럽게도 DSLR을 고집하던 나는, 손목의 통증으로 인해 무거운 DSLR을 내려놓고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위 사진은 둘 다 갤S10으로 찍은 사진이다. 개체가 꼭 줄 맞춰 서있지 않고 자연스럽게 늘어놔도 사진이 깔끔할 수 있다는 걸 알았고, 꼭 사진의 색감이 쨍하지 않아도 눈에 띌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작년에 찍은<아가공룡 폰케이스> / 최근에 찍은 <행복한쿼카 vol.2 폰케이스>


작년의 나는 그래도 제법 사진을 찍을 줄 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개판, 아니 초보 티가 팍팍 나는 사진이다. 제품을 찍는다는 건 인물과 풍경 사진을 취미로 둘 때랑은 또 달랐다. 예전엔 100장 찍어서 그 중 10장을 건졌다면, 지금은 20장 찍어 그 중 10장을 건진다. 어떤 구도, 어떤 연출의 사진이 내게 필요한 사진인지 알게 되었다. 이젠 사진 찍는데 힘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촬영과 보정을 빠른 시간 내에 끝낼 수 있다. 누가 가르쳐준다고 되는 게 아니라, 경험에 의해 쌓인 발전이라는 걸 이 글을 쓰며 깨닫는다.







올해 4월부터 하슈랜드 팀원들이 생겼다. 혼자 하던 일들을 이제 여럿이서 업무를 분담하여 한다.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하는 단순 디자인 업무나 택배 발송 같은 일들을 팀원들이 해주니, 내게는 좀 더 많은 시간 여유가 생겼다. 작년에 혼자서 매일 10시간동안 일했다면, 이제는 8시간을 일하고 그 중 꽤 많은 시간을 새로운 작업을 하거나 자기발전하는데에 쓸 수 있어서 행복하다. 혼자 일할 땐 엉망으로 파일 정리를 하던 습관도, 팀원들이 생기니 소통에 오류가 없게 만들기 위해 여러가지 규칙을 정하는 식으로 방식을 바꿨다.





현재 하슈랜드는 시스템을 갖춰나가는 중이다. 아직은 나 포함 3명이 전부인 작은 회사지만, 1년 사이 이렇게 많은 발전이 있었으니 내년 이맘때쯤 또 어떤 발전이 있을까 기대가 된다. 적어도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하슈랜드를 모르는 사람은 없게 만들어야지. 아주 유명해질 거다. 내가 그렇게 만들 거니까 :)


내년의 나, 그리고 내년의 하슈랜드가 기대된다.




2020.08.09






8월 한달간 매일 글을 연재합니다.

글이 올라오는 시간은 밤 10~12시 사이.

내일 또 만나요!


#하슈랜드사업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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