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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슈 Aug 13. 2020

아이디어스 입점 10일만에 메인에 뜬 사연

아이디어스 메인에 뜬 내 작품 <보라빛 수채초상화>


온라인 사업을 시작한지 일주일이 조금 넘었을 때였다. 열심히 제품 사진을 찍고 옵션을 구성하고, 상세페이지를 구성해서 아이디어스에 올렸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하루에 1개도 팔리지 않았을 때였다.


아이디어스에 입점한지 10일만에, 좋은 일이 일어났다. 정말 운이 좋게도 아이디어스 메인에 내 작품이 떴다. 날짜도 정확히 기억한다. 2017년 6월 10일.


아이디어스에는 메인에 매일 30작품을 추천작품으로 노출이 된다. 나중에 아이디어스 교육 때 들어서 알게된 거지만 새로 입점하면 메인에 띄워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아마 처음 아이디어스를 접한 작가들을 밀어주는, 그런 느낌이었다. 나는 입점한지 2주도 채 안 되어 메인에 뜬 거고 이건 꽤 큰 효과를 일으켰다.



(*2017년엔 매일 30작품씩 모든 사용자에게 같은 작품을 노출시켜줬지만, 2020년인 지금은 관심사 위주 알고리즘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기존 사용자에겐 여태 그 사람이 아이디어스를 이용하며 얻은 정보를 토대로 (유튜브처럼) 관심사 위주로 보여주고, 신규 사용자에겐 아이디어스 측에서 셀렉한 30작품을 노출시켜준다고 한다.)







메인에 뜬 게 신나서 스토리에 이벤트를 열었다. (너무 신났던 게 잘 보이는 게시글인 것 같다 ㅋㅋㅋㅋ) 댓글로 하고싶은 말을 써주면 그 중 추첨을 통해 99%할인쿠폰 등을 주는 이벤트였다. 이 때 댓글 반응들을 잊지 못한다.


* 아이디어스 스토리 = 아이디어스에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게시판. 작가는 글을 쓰고, 사람들은 댓글을 달 수 있다.




내 그림이 예쁘다는 칭찬을 많이 들어서 힘이 났기도 했고.. 무엇보다, 예전에 프리마켓에서 나한테 그림(초상화)을 받아갔다는 분들이 댓글을 달아주셔서 기뻤다. 나는 용돈벌이 하자고 시작했던 일이었는데, 누군가에겐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할만한 거리가 되었구나, 그리고 무엇보다.


몇년동안 프리마켓에서 캐리커쳐를 해온 게, 홍보가 되었구나!


프리마켓에서 캐리커쳐 경력을 쌓은 게 그냥 해온 건 아닌 것 같았다. 나는 그저 용돈이 필요했던 건데.. 그렇게 쌓인 시간은 생각보다 길었다. 생각보다 내가 쌓아온 게 많다고 느낀 날이었다.






아이디어스 메인에 뜬 날, 초상화 주문이 꽤 들어왔다. 이틀 정도 주문이 쌓였고, 열심히 그렸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이 때 메인에 뜬 게 홍보도 꽤 된 모양이었다. 조회수가 올랐고, 사람들이 내 작품에 좋아요(★)를 누르기 시작했다. 메인 노출이 효과가 있었다. 당장 구매를 하지 않더라도 내 샵을 즐겨찾기(♥) 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내 온라인샵, 하슈랜드(구 하슈스튜디오)도 인지도를 쌓는 첫 시작이었던 것 같다.






2017년 7월, 아이디어스에 입점한지 2개월째. 나는 동물을 좋아하는데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지 못해서 동물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이 때, 종종 동물 그림을 그리면서 그 갈증을 풀었는데, 문득 반려동물 초상화를 이용해 폰케이스를 만들면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핸드폰은 누구나 갖고 있고, 폰케이스에 인쇄를 해서 갖고 있으면 내 그림을 간직하는 거니까.. 상호간에 의미가 있는 제품이 아닐까.


열심히 폰케이스 제작처를 찾았고, 몇 번의 샘플 작업 끝에 아이디어스에 반려동물 폰케이스를 업데이트 했다. 이 때가 내 그림으로 만든 굿즈의 첫시작이었다. 사람 초상화만 팔 때보다 더 주문이 들어왔던 것 같다. 신나게 그림 그렸다.






초상화는 언제나 열심히 그렸지만, 매출에 큰 변화는 없었다. 무엇보다 공급은 많은데 수요가 많지 않다는 점이 가장 컸다. 특별한 선물을 찾을 때 초상화를 사기도 하지만, 초상화만을 사려고 들어오진 않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초상화는 혼자 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나는 1명 그리는데 보통 20분 정도가 걸렸는데, 1시간에 고작 3명을 그릴 수 밖에 없는 거였다. 그리고 심지어 초상화는 다른 사람에게 시킬 수도 없는 일이라 내가 혼자서 해야만 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일정선 이상으로 올라가기가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때를 기점으로 그림으로 만드는 굿즈 사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2017년의 여름,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 일러스트레이션 페어>라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일러스트 작가들이 자기 그림으로 만든 제품 (엽서, 스티커 등)을 파는 행사인데, 이 때 이것저것 연구를 많이 해봤던 것 같다.


마침 내가 예전에 그려놨던 그림 중 몽환적인 느낌을 담은 수채화 달 일러스트가 있었다. 아, 이걸로 손거울을 만들어봐도 되겠는데? 그렇게 만든 작품이 위와 같다. 일러스트 페어에서도 꽤 인기가 있었다. 사람들이 내가 그린 달 손거울의 색감이 예쁘다고 하면서 지나가는 거다.



아이디어스에는 실시간 인기 검색어라는 창이 있다. 말 그대로, 지금 사람들이 많이 찾는 키워드를 1위부터 20위까지를 보여주는 곳인데.. 그 때 십 몇위쯤에 무드등이라는 키워드가 있었다. 한참 달 무드등이 유행하고 있을 때였는데, 무채색의 달 무드등 제품이 굉장히 많았다. 색감이 돋보이는 달 무드등은 없었다.


그렇다면, 내 그림으로 무드등을 만들어봐도 예쁘겠는데?

서일페가 끝나고, 위 달 일러스트로 무드등을 만들어보기로 시작했다.






며칠에 걸쳐서 제작처를 찾았고, 맘에 드는 곳에서 샘플을 제작해봤는데 이게 꽤 예쁘고 괜찮은 거다. 제품을 업로드하기로 결정했다. 열심히 사진을 찍었고, 보라달 / 푸른달 무드등을 업데이트 했다.


업데이트 하자마자 잘 팔리진 않았다.

너무 당연한 거였다. 무드등을 검색했을 때 나오는 제품은 많았고, 내 제품은 한참 아래에 있었으니까.


심지어 다른 제품들에 비해 가격도 비싼 편이었다. 타업체 무드등이 2만원대 중후반이면, 내 제품은 3만원대 중반. 그 큰 가격 차이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나는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제작해서 발송했는데, 한달에 주문량이 100개도 채 안 됐다. 소량만 제작하니 제작비는 당연히 높고, 아이디어스 수수료까지 고려해서 가격을 책정하려니 낮은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기가 어려웠다. 가격면에서 불리하니 디자인만으로는 대기업을 따라잡기가 어려웠다.



그러던 찰나, 아이디어스 작가 4개월차에 한 획을 그을만한 일이 일어났다.

2017년 11월이었다.





* 다음편에서 계속

* 다음편은 내일 연재됩니다!


2020.08.13




8월 한달간 매일 글을 연재합니다.

글이 올라오는 시간은 밤 10~12시 사이.

내일 또 만나요!


#하슈랜드사업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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