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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슈 Jul 31. 2020

내가 매일 한달 글쓰기를 하기로 마음먹은 이유


내일부터 한달브런치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30일동안 매일같이 브런치에 글을 쓰고, 단톡방에 인증을 마치면 그 날의 미션 완료.

브런치에 어떤 글을 쓸지 생각하는데, 설레서 심장이 두근거리기까지 한다.






오늘은 한달브런치 가이드라는 이미지를 받았다.

여러가지 질문이 있는데, 벌써 하고 싶은 말들이 수두룩하다.


일단, 글을 쓰기에 앞서

내 소개(라고 쓰고 자랑이라고 읽는다)를 해보자면-






나는 만화창작과를 졸업해, 웹툰작가가 될 뻔했지만

지금은 1인기업 일러스트 소품샵, 하슈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제품 기획을 하고,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고, 제품에 접목하여 디자인을 하고,

제작과 발송, 그리고 마케팅까지 모두 혼자 해오다가 올해 처음으로 고정 팀원을 들였다.





그리고 모바일 핸드메이드 플랫폼, 아이디어스 상위 0.1% 작가이며,

아이디어스 성공전략에 관한 강의까지 하는 사람이 되었다.





아이디어스에 입점한 2017년 5월,

온라인샵에서의 나의 첫 월매출은 10만원 남짓이었다.

입점을 5월 중순 지나서 했다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1-2주 사이 발생한 매출이 겨우 10만원.

재료비, 수수료, 세금 다 떼고나면 맛있는 밥 한두끼 사먹을 수 있는 돈이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2020년 5월, 하슈랜드의 매출은 8천만원을 넘어섰다.

(어버이날 버프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매출이었지만, 그래도 내게 있어선 엄청난 변화였다)


3년. 일수로 치면 1,000일이 조금 넘는 날들이다.

그동안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에 대해 브런치에 하나씩 풀어보려 한다.



어릴 적, 화가가 꿈이었던 나는 그림으로 먹고살 수 있겠냔 걱정도 많이 들었다.

나는 지금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사업가가 되었고, 내 그림으로 밥 벌어먹고 살고 있다.


음, 어느정도 버냐고 물으신다면,

마음만 먹으면 좋아하는 사람에게 값비싼 음식 정도는 대접할 수 있는 정도로 적당히 잘 벌고 있다.

(마음 안 먹어도 비싼 음식을 대접할 수 있는 정도로 버는 게 꿈이다.)




처음부터 사업을 열심히 해야지 맘 먹고 시작한 건 아니었다.

나중에 다른 글에서 더 풀 예정이지만, 학교를 졸업하고선 웹툰 작가를 꿈꿨고

유명 웹툰 회사와의 계약서를 주고받는 과정까지 갔다가

웹툰계의 현실을 깨닫고는 현타가 씨게 와서 웹툰 작가의 꿈을 살포시 접어뒀다.


그리고 어쩌다보니 아이디어스에 입점을 했고,

이래저래 열심히 했더니 상위 0.1%까지 와버렸다.


가볍게 말했지만 그간 했던 노력과 땀들을 생각하면 절대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내가 사업을 시작할 땐, 나와 비슷한 길을 앞서간 선배가 주변에 없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날도 있었지만, 오롯이 홀로 버텨야했던 순간들이 더 많았다.

사업에 대해 누가 가르쳐준 적이 없었다. 알려주는 사람이 없으니 무엇이든 혼자 찾아봐야 했다.


갈림길에 섰을 때, 

"왼쪽과 오른쪽 중 오른쪽이 지름길이야. 나는 이 쪽을 더 추천해."

하고 옆에서 조언해주는 사람이 있었더라면 좀 달랐을까.



조언이 있건 없건 똑같이 왼쪽 길을 선택한다 하더라도,

어려운 길이라는 걸 알고 가는 것과 모르고 가는 것은 차이가 크다.


그래서 더 글을 쓰고 싶어졌다.


옳은 길은 나도 잘 모르지만,

사업이라는 길에 첫 발을 내딛은 사람에게 어떤 길이 좀 더 나을지에 대한

이정표 정도는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일러스트레이터로 살아남는 법, 내 그림으로 밥 벌어먹고 사는 법,

내 그림으로 굿즈를 만들어 수익을 창출해내는 법, 회사로 가기까지의 성장과정 등.

보여주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


어떤 식으로 일을 해야 좀 더 효율적인지, 거래처 정보는 어떻게 찾는 건지,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은 뭐가 있는지 등등.






아이디어스 상위노출 및 성공전략에 관한 강의를 작년 9월부터 해왔다.

본업(작가)이 있기에 강연자로서의 삶을 자주는 못 살지만,

한달에 한두번씩정도, 잊혀질만하면 한번씩 강의를 해온 게 벌써 10개월차다.


강의를 시작하면서 정말 많은 분들을 만났다.


수강생 중 많은 분들은 이렇게 말한다. "제 건 왜 안 팔리죠?"

그럼 나는 이렇게 말한다. "상품 등록하고, 뭘 하셨어요?"

보통 돌아오는 답변은 이렇다.


"뭐 해야되는데요?"


상품 등록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아주 깊숙한 골목, 눈에 안 띄는 곳에 작은 가게를 차려놓고

내 가게로 손님이 찾아오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


"사람들이 찾아오게 하셔야죠!"


오프라인에서 가게를 하게 되면 오픈만 한다고 바로 팔리지 않는다.

간판도 깔끔하게 바꾸고, 전단지를 돌려서 홍보를 하기도 하고,

모객을 위해 이벤트를 하기도 한다. 손님이 들어오면 손님 눈높이에서 설명하고, 판매하고,

판매만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보완할 점이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어떤 쪽이 더 나을지 디피도 바꿔보고, 다른 방향으로 홍보도 해보고,

손님들에게 이야기도 들어보고.. 그렇게 한발짝씩 나아가다보면, 사람들이 찾아오게 되어있다.

온라인도 똑같은데, 그걸 모르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이 모든 게 나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었지만

남들에겐 당연하지 않을 수 있는 정보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은 것들을 하나씩 풀어나가고 싶다.






아마 사무실에서 일하다가 일이 잘 안 풀릴 때, 하기 싫을 때 글을 쓰면서 머리를 식히거나

혹은 퇴근하고 사무실에 남아 글을 쓸 것 같다. (이러나 저러나 사무실에서 쓸 듯.)


한달 글쓰기에 도전하면서, 생각나는 글감이 있을 때마다 열심히 메모해두고 있다.

글을 쓰면서 생각이 좀 더 정리되는 기분이다.

막연하게 몽실몽실하게 떠오르던 것들이 하나씩 제 위치를 찾아가는 기분.



여담이지만

내일부터 글쓰기 시작인데, 벌써부터 이렇게 글을 길게 쓰다니......

정말이지 나는 투머치토커임이 확실하다.


사람마다 매일같이 뱉어야 하는 단어의 숫자가 정해져있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다.

이번주 내내 사무실에서 거의 혼자 일하다시피 했더니, 수다가 부족했나보다.

그 부족한 수다를 브런치를 통해 풀고 있다. 좋은 건가.


이렇게 긴 글을 누가 다 읽을진 모르겠지만,

나는 쓰면서 즐거웠으니 됐다.

앞으로 한 달, 나를 정리하는 시간이면서도 남에게 도움되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2020.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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