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식 점심 때 하는 건 어때요?”
일러스트 페어가 끝나고 뒷풀이를 못 해서 다들 고생 많으셨단 의미로 회식을 하기로 했다. 여태 하슈랜드의 회식이란 두어달에 한 번 정도, 맛있는 걸 먹고 맥주 한 잔 겨우 마시는 게 끝이었다. 밥 먹으면서 수다를 떨다가 보드게임 몇 판 하다보면 회식이 끝나있다. 6시에 시작해서 9시도 안 되어 끝나는 회식.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는 술자리를 길게 가지지 않는다. 내가 술이 약하기 때문에, 일로 만난 상대에게 폐를 끼치는 행동을 하거나, 실수할까봐 세워둔 원칙이다. 맘이 잘 맞는 사이라면 친해져도 좋겠지만, 동료와 필요 이상으로 친해야할 의무가 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서로의 선을 지키면서 같이 일하면 더 단단한 사이가 될 수 있지 않나.
사실 난 우리 팀원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재밌다. 보드게임처럼 일과 관련 없는 재밌는 놀이를 하며 놀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그건 내 입장일 뿐. 대표는 편하고 재밌을지 몰라도, 직원은 불편할 수도 있다.
회식은 일의 연장선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누군가는 농담반 진담반으로, 늦은 시간까지 회식하고 비위 맞추게 할 거면 연장근로수당을 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도 얘기한다. 그렇다면, 저녁이 아닌 점심 회식은 어떨까. 하루에 한시간 정도 일을 덜 해도 괜찮잖아.
“우리, 점심 회식은 어때요? 그리고 제시간에 퇴근해요. 저녁은 각자 시간 보내야지.”
직원들은 다들 오케이 했고, 오늘은 분위기 좋은 브런치 카페에 다녀왔다. 간만에 얼굴 보고 이야기하는 김에 식사 후엔 회의도 했지만… 그래도 채광 좋은 곳에서 맛있는 걸 먹으니 기분 전환이 많이 됐다.
꼭 저녁에만 먹을 수 있는 메뉴가 먹고 싶은 게 아니라면, 한동안 하슈랜드는 저녁 대신 점심에 회식을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칼퇴해야지.
저녁은 가족과,
휴식은 각자의 공간에서,
노는 건 맘 맞는 사람들끼리
팀 하슈랜드가 지향하는 라이프의 방향이다.
#하슈랜드 #하슈랜드사업일기